손학규, 정부 신규투자제한에 반발

수도권 발전대책위원회의 파행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수도권 규제를 놓고 이해찬 국무총리와 격렬한 감정싸움까지 벌인 손학규 지사는 20일 오후 열린 수도권발전대책 협의회 4차 회의는 물론 향후에도 불참키로 할 것으로 알려졌다. 손학규 지사 측근에 따르면 “국내 첨단대기업의 수도권 신규투자 허용여부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모호해 그 들만의 회의에 참석할 필요를 못 느낀다”며 불참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중앙청사에서 이 총리 주재로 열리는 4차 회의에는 수도권 주요지역 3개 단체장 가운데 서울시장과 경기지사가 빠진 채 안상수 인천시장만 참석해 파행으로 치달았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그동안 협의회 실무자들이 경기도에 줄곧 손 지사의 참석을 요청해왔으나 냉담한 반응을 나타냈고 이명박 서울시장도 별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손 지사 불참에 대해 총리실은 별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지난 회의에 이어 예정대로 향후회의를 진행한다는 입장을 밝혀 자못 심상치 않은 분위기까지 연출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협의회 실무관계자들은 손학규 경기지사 불참으로 인해 향후 수도권 발전대책 수립에 상당한 난항이 예상되고 있어 무엇보다 공조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협의회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서울시장과 경기지사의 공조도 없이 중앙정부가 일방적으로 수도권 발전대책을 세워야하는 점에서 난감한 처지”라고 토로했다. 손 지사는 협의회 참석 대신 파주에 위치한 LG필립스 액정표시장치(LCD)공장을 방문했는데 배경은 국내기업의 수도권내 공장 신·증설허용문제가 표류하는데 대한 반발로 보인다. 특히 손 지사는 그동안 국내 대기업도 외국기업과 동등하게 수도권내 공장 신·증설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해오고 있어 LG필립스 공장 방문배경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앞서 손학규 경기지사는 지난 7일 개최된 3차 회의에서 국내 대기업의 수도권내 공장 신·증설을 둘러싸고 정부측 참석자들과 격론을 벌이다가 도중에 회의장을 퇴장한 바 있다. 당시 손학규 지사는 이해찬 총리와 격렬한 설전을 벌인 것으로 파악되며 기자회견을 통해 이 총리의 공식적인 사과가 없을 경우 앞으로 열리는 협의회에 불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격렬한 언쟁의 상대방측인 이해찬 국무총리 역시 “정치인의 무리한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 며 일축해 손학규 경기지사의 사과요구에 대해 굴복할 의사가 전혀 없음을 밝혔다. 한편 정부는 최근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공장 신·증설규제에 대한 외국계 업체와의 역차별문제와 관련 당분간 국내대기업 첨단업종이라도 관련 규제를 완화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이해찬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4차 수도권발전대책협의회에서는 이명박 서울시장과 손학규 경기지사가 불참한 가운데 중앙정부 관계자들과 안상수 인천시장이 참석했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 곽결호 환경부 장관, 성경륭 국가균형발전위 위원장, 김영주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등이 참석해 중앙정부의 일방적인 방침이 제시됐었다. 이날 회의직후 국무조정실 박종구 경제조정관은 브리핑을 통해 “현재 수도권 지역에는 14개 첨단업종의 공장 증설만 허용된다”며 “당분간 이 원칙을 유지키로 했다”고 밝혔다. 박 조정관은 또 “해당 규제의 완화문제는 앞으로 행정중심 복합도시 건설과 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이 확정되면 일련의 계획추진 정도와 연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지난 7일 열린 제3차 회의에서는 산업자원부 등 경제관련 부처들이 “첨단산업분야 국내 대기업의 수도권내 공장규제를 즉각 완화해야 한다”며 논란에 불을 당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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