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황인태 부총장 38억 횡령 혐의"

촉망받는 벤처 기업가이자 정치인인 디지털대학 부총장이 배임과 횡령 등의 혐의로 수인(囚人)의 몸이 됐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전 디지털 특보이자 한나라당 전국구 승계 2순위자인 황인태 서울디지털대학 부총장(45)이 수십억원의 학교 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돼 파문이 일고 있다. 서울경찰청 수사과는 18일 자금세탁 브로커 이모씨(35·구속)와 짜고 허위거래 서류를 꾸며 38억3천여만원을 횡령·유용하고 법인세 등 세금 4억8천여만원을 포탈한 서울디지털대(총장 노재봉 전 국무총리) 설립자 겸 부총장 황인태(45)씨를 업무상 횡령 및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황씨는 서울디지털대 운영 용역업체 매경휴스닥 대표를 겸임하면서 이 업체를 통해 학교측으로부터 전산 프로그램, 운영 시스템 도입 및 홍보활동비조로 돈을 허위 청구해 빼돌린 혐의다. 경찰조사 결과, 황씨가 회사를 개편·합병하면서 7억원어치 주식을 사고 투자자들에게 6억원을 갚았으며, 선거 사무실 운영비(2억원), 브로커 수수료(2억원) 등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21억여원은 비자금으로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디지털대는 2000년 설립 후 매년 입학생이 증가해 졸업생 735명과 재학생 8,445명이 그 동안 낸 학비가 525억원에 이른다”며 “황씨는 학교 수입이 늘어나자 M사가 각종 전산 프로그램 및 운영시스템을 도입해 홍보활동을 한 것처럼 허위거래 장부를 만들어 학교로부터 돈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혐의에 대해 서울디지털대 정주식 고문변호사는 "경찰이 주장한 횡령 금액중 학교와 직접 관련된 부분은 2억2천여만원 뿐이고 특히 용역업체가 학교에 청구한 금액 중 20억원은 아직 지급되지 않았고 4억원 가량은 청구조차 되지 않았다"며 "교비를 횡령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서울디지털대는 2000년 설립 후 매년 입학생이 증가해 졸업생 7백35명과 재학생 8천4백45명에 이르며, 이들이 그동안 낸 등록금과 수강료가 5백25억원에 이르고 있다. 한편 교육인적자원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서울디지털대에 대해 감사를 실시키로 했다. 신정철 교육부 평생학습정책과장은 “관련 자료를 수사당국으로부터 입수하는 즉시 비리 혐의를 분석해 감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황인태 특보는 누구? 경제학 박사인 황씨는 모 경제신문 논설위원 출신으로 서울디지털 대학을 창립했다. 황씨는 노재봉 전 국무총리를 총장으로 영입한 뒤, 자신은 부총장직을 유지하며 서울디지털대 운영 용역업체 M사 대표를 겸임해왔다. 황씨가 한나라당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대선때 이회창 후보의 대선캠프에서 인터넷 대책반장을 맡으면서부터다. 이후 한나라당 대표경선때는 최병렬 후보의 특보를 지내기도 했다. 황씨는 지난해 11월 디지털특보로 임명된 뒤, 한나라당의 3대 전략 중 하나인 '디지털정당화' 구상을 실천해 왔다. 평소 디지털 지구당의 강한 의지를 밝혀온 박 대표는 황씨를 통해 구체적인 결과물을 기대했고, 또한 17대 국회 개원 전 한나라당 전체 의원들을 상대로 일주일 동안 강연을 했고 박 대표 역시 이 자리에 참석해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황씨는 이후 당원들을 상대로 디지털 교육을 진행했다. 황씨는 지난해 총선에서 비례대표 24번으로 추천돼 현재 한나라당 전국구 승계 2순위자이다. 한편 박근혜 대표는 황인태씨의 횡령 혐의를 사전에 인지, 지난 10일 사표를 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의 한 측근은 경찰이 황씨에 대한 수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유승민 비서실장을 통해 사표를 전해 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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