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VS 문재인, 부산·경남 총선 혈투

4·11총선에서 최대 격전지로 부상…여야 총력전 돌입
文승리하면 지지율 급상승, 강력한 대선 후보 자리매김
여권, PK에서 총선 참패땐 “박근혜론 안된다”여론 확산
朴, PK승리 위한 전략 고심중…反朴, 호심탐탐 기회 노려

 

4·11 총선을 두 달여 앞두고 문 이사장을 위시해 야권이 PK(부산 경남) 지역에서 총력전을 펼치며 의석수를 늘릴 수 있는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 총선의 선전 여부에 따라 PK 공략 선봉에 섰던 문 이사장의 지지율이 더욱 더 큰 상승세를 이어가며 야권의 유력한 차기 후보로 부상할 것인지 에도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이처럼 4.11 총선에서 PK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대선을 향한 일전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PK 지역이 주목을 받게 된 것은 박 위원장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그리고 문 이사장과의 양자 대결과 다자대결이 각 여론조사 기관마다 천차만별의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다자 구도에서는 박 위원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고, 안 원장의 주춤한 지지세에 비해 문 이사장의 상승세가 눈에 띄고 있다는 점이다.

문재인, 비상을 꿈꾼다

거기다 문 이사장의 지지율 상승세는 4·11 총선 결과에 따라 또 한번 비약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이유에서 이다. 문 이사장을 중심으로 야권이 PK지역에서 10석이 넘는 의석을 차지한다면 PK 공략 선봉에 섰던 문 이사장의 지지율은 더욱 더 큰 폭으로 상승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문 이사장이 PK라는 여권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지역구도 타파라는 결과를 잉태할 경우, 차기대권의 야권 표심은 문재인이라는 대안으로 쏠리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철옹성 같았던 PK지역이 이처럼 수성이냐 탈환이냐의 갈림길에 들어선 것은 2010년 6.2 지방선거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당시 김정길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는 허남식 시장의 3선을 저지하지는 못했지만 44%의 득표율로 당시 한나라당을 긴장시켰다. 여기에 경남에서 야권단일주자로 나선 무소속 김두관 후보가 당선되며 파란이 일기 시작했다.
거기다 저축은행 사태, 동남권 신공항 무산, 한진중공업 사태 등 지역 악재가 겹치면서 여당에게 분노의 화살이 쏟아졌다. 연이은 악재에 중장기적으로 민심이 나빠졌고, 돈봉투 사건 등 악재는 계속 이어졌다.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6.2 지방선거에서 인천·충남북·강원 등을 민주당에게 내줬고, 거기다 아성이었던 경남도 빼앗겼다. 여기에다 지난해 10.26 재보선에서 서울마저 야권에 내준 상황이라 PK를 수성치 못하면 TK(대구·경북)로 고립되는 형국이 된것이다.

여권, PK수성 위해 안간힘

여권은 사실 기존 대선에서 영남이라는 지역구도로 손쉬운 승리를 거두웠다. 호남·충청·강원에 맞먹는 영남의 절대적 지지가 이를 뒷받침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약세에도 이곳이 버팀목이 되어 준 것이다. 그러나 예전만큼 현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것이다.
여기에 문 이사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때부터 강조돼온 이른바 ‘영남 후보론’의 조건에도 적합하며 호남 표와 수도권 선전 그리고 PK 표의 상당 부분을 잠식할 영향력을 잠재적으로 갖춘 것으로 부각되고 있다. 새누리당의 박 위원장을 TK에서도 고립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4.11 총선에서 부산 사상에 출마하는 문 이사장과 맞붙을 새누리당의 대항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 위원장과 문 이사장의 대권 전초전의 서막이라는 것이다. 문 이사장의 PK 공략의 거점인 사상 지역에서의 승리여부는 박 위원장과 문 이사장의 대권비상의 바로미터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박 위원장은 총선체제로 전환하면서 자연스레 PK에 총력을 경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26 동구청장 선거에서 나타났듯 박 위원장의 위력은 지역 내에서 여전하기 때문에 영남의 안정화는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현재 사상에는 김대식 전 국민권익위 부위원장과 김수임 전 경실련정농생협 대표, 손수조 전 주례여고 총학생회장, 신상해 전 시의원 등이 새누리당의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런 속에서 권철현 전 주일대사와 안준태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 설동근 전 교육과학기술부 차관 등이 나설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고, 문 이사장에 맞서 거물급 인사를 전략공천하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민주통합당 후보들이 선전하는 것으로 나타나며 새누리당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중앙일보가 지난 13일 발표한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부산 사상에서 문 이사장은 42.3%로 34.7%를 기록한 권철현 전 의원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북·강서을에서 문성근 최고위원은 41.9%, 새누리당 허태열 의원은 32.5%, 경남 김해을에서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은 40.9%, 새누리당 김태호 의원은 34.0%를 각각 기록했다.

총선 전체 판세에 영향

문 이사장이 4·11총선에서 당선되고 민주당 후보들의 약진이 결과를 나타낼 경우 대선주자로서 문 이사장의 행보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도 이 곳 판세에 따라 전체 총선 판세는 물론이고 향후 대선 판세까지 요동칠 수 있다는 점을 생각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문 이사장을 위시한 친노 진영은 PK 혈투를 통해 친노진영의 대망론을 확고히할 것으로 보인다. 김해(김경수), 양산(송인배), 북·강서(문성근), 사상(문재인), 사하(조경태·최인호)로 이어지는 이른바 낙동강 벨트의 성패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김정길 전 장관과 김영춘 전 민주당 최고위원도 출사표를 대기하고 있다. 이해찬 전 총리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부산·울산·경남 41석 가운데 10석은 넘을 것”이라며 “잘 하면 15석까지도 가능하다”고 전망을 밝히기도 했다.
물론 부정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반여 정서가 나타나고 있지만 그것이 민주당 지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는 시각이다. 박 위원장의 위력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이런 기류속에서 문 이사장이 나홀로 당선된다면 야권의 대권주자로 입지는 다소 하락할 수도 있다. 물론 패배는 더 이상 언급할 이야기조차 없어진다.
정치권에서는 이런까닭으로 PK의 총선 성적표가 문 이사장의 운명을 결정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지역 영향력을 확실히 증명하지 못할 경우 야권의 대권 대안으로 희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설 연휴 이후 이뤄진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이사장의 지지율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고, 야권의 가장 강력한 후보로 대두되고 있는 안 원장의 지지율은 하강곡선을 나타내거나 정체국면에 있다.
거기다 지난해 12월 4·11 총선에서 부산 사상구에 출마하겠다며 던진 승부수가 무르익으며 총선을 기반으로 차기 대권 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심지어는 이같은 상황을 대변이나 하듯 “안철수 원장 없는 대선도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 언급되는 등 문 이사장의 지지율은 멈춤이 없어 보인다.
이같은 모습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박 위원장과 문 이사장의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며 혼선을 나타내는 것에서도 쉽게 알수 있다.

지지율 요동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 6일부터 닷새간 전국 19세 이상 남녀 3천750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1.6% 포인트)를 실시해 지난 13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양자대결에서 박 위원장은 44.3%, 문 이사장 43.0%로 불과 1.3% 포인트 차이였다.
또 박 위원장과 안 원장 간의 양자대결에서는 안 원장 49.5%, 박 위원장 41.3%를 나타냈고, 다자구도에서는 박 위원장이 31.3%, 안 원장은 20.8% 그리고 문 이사장은 19.4%를 보이며 박 위원장은 4주 연속 상승세, 반면 안 원장은 4주 연속 하락세 그리고 문 이사장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 회사의 한 주 전 여론조사에서는 박 위원장의 지지율이 44.4%, 문 이사장 44.9%로 0.5% 포인트를 문 이사장이 앞서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1월 30일부터 2월 3일까지 5일간(월~금)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3,75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안철수 대 박근혜’ 양자대결에선 안 원장이 51.5%, 박근혜 40.0%로 11.5%p 격차를 보였고, 박 위원장과 문 이사장은 각각 0.7%포인트와 1.9%포인트 상승했고 안 원장은 2.0%포인트 하락했다. 이 조사에서 특이점은 대선주자 다자구도는 1강 2중 구도를 유지하며 문 이사장이 안 원장과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양상이고, 문 이사장의 상승이 계속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이렇듯 여론조사의 접전과 여야 대권주자로써의 성패가 갈리며 정치권에서는 4·11 총선이 불과 2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PK 지역을 둘러싼 여야의 혈투가 흥미롭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전통적인 새누리당의 텃밭을 야권 주자들이 속속 공략에 나서면서 PK는 4·11 총선의 최대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취재/이경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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