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지미 깁스 ‘깁스인터내셔널사’ 회장

▲ 지미 깁스 회장(왼쪽)과 아내 마샬

“남편은 돈을 벌고, 부인은 재단을 만들어 학교와 병원 그리고 개개인들에게 기부를 하는 것이 너무 즐겁습니다. 돈을 버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지 않습니까?”

돈과 기부에 대한 자기만의 철학을 강조한 지미 깁스(Jimmy I. Gibbs)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떠올랐다. 또 “돈은 좋은데 쓰려고 버는 것입니다. 돈은 얼마를 버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합니다”며 옆에 있던 부인 마샬(Marshall)이 수줍게 얘기했다.
사업차 한국을 방문한 ‘깁스인터내셔널사’(Gibbs International, Inc.)의 지미깁스 회장은 인터뷰 처음부터 기부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강조했다. 사업얘기는 제쳐두고 기부문화에 대한 논의를 계속 이어가 기자가 당황하자 깁스는 멋쩍은 듯 웃어 보이며 사업얘기로 화제를 돌렸다.

기부에 대한 자신의 철학 강조

깁스는 이번 방문에서 에너지, 발전소, 가스, 오일 개발 등에 협력할 한국파트너를 찾는다고 했다. 그는 아프리카와 중남미국가의 SOC개발에 참여하고 있는데 같이 일할 동반자를 구하기 위해 한국의 대기업과 손잡기를 원했다. 이번 방한도 그런 목적에서 이뤄졌다. 특히 그는 이번 방문에 110억 달러 규모의 계약서를 가지고 한국을 방문했다며,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숨기지 않았다.
한국의 첫 인상에 대한 질문에 “매우 놀랐다. 많은 나라를 다녔는데 한국처럼 깨끗하고 시설이 잘 갖추어진 나라는 보질 못했다”며 은근히 치켜세웠다. 그리고 한국의 대기업에 대해서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내가 생각한 것, 그 이상으로 한국기업들의 규모가 컸으며, 기술력 또한 세계적(world class)이다”면서 “일부 제품의 질(Quality)은 미국보다 우수하다"고 칭찬했다.
그는 한국 방문 목적에 대해 “유진철 미주한인연합회장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이뤄지게 됐다. 처음에는 한국에 대해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막상 와보니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또 “한국이 북아프리카와 중동지역에 많은 플랜트 및 기술과 자본을 수출하고 있어, 이것이 ‘깁스사’와 연계된다면 더 많은 시너지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부인 마샬깁스는 사업얘기에는 일체 관여하지 않다가 기부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학교와 병원에 많은 기부를 하고 있는데, 크지는 않지만 개개인들에게도 기부를 하고 있다. 그런데 개인들한테 기부를 잘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안타깝다”며 “하지 않아도 될 사람한테 기부하고, 진짜 필요한 사람한테 가지 못했을 때가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현재 깁스 부부에게는 자녀들이 없다. “만약 자식들이 있었어도 재산은 그들에게 물려주지 않을 것이고, 모든 것을 재단에 넘길 것이다”라고 말해 깁스가 사후 그들의 모든 재산을 사회에 환원시킬 것을 내비쳤다.

미국과 한국기업 연결하는 비즈니스 방문 우선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질문하자 서슴없이 그는 처음 사업 시작할 때를 얘기했다. “가지고 있던 돈은 38센트 밖에 없었고, 지인으로부터 100달러를 빌려 사업을 시작해 지금의 모습으로 키웠다”고 말했다.
깁스와의 인터뷰가 끝나고, 유진철 미주한인연합회장(24대)과 짧은 인터뷰를 했다. 그는 깁스의 방문에 대해 “미국과 한국기업을 연결하는 비즈니스 방문”이라고 조심스럽게 답변을 했다. 특히 미주한인연합회장이라는 직함을 가지고 한국에 오다보니 많은 정치인들이 면담을 요청해 왔는데, 이번 방문은 단지 비즈니스 때문에 왔다는 것을 강조하며 거절했다고 한다. 이외에도 한미FTA에 대해 “원칙적으론 찬성한다. 하지만 문제가 있는 부분은 반드시 해결해야 하고, 이익을 보는 분야가 손해를 보는 분야를 보상해 줘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어 그는 “수출위주의 우리의 경제체제를 고려할 때 무작정 막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면서 "상대방과 서로 주고받는(give & take)과정에서 손해를 봐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야당의 한미FTA반대 입장에 대해선 “정치적인 반대는 안되지만 정책적인 반대는 괜찮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주한인연합회 유진철 회장은 1970년에 미국에 이민, 오거스타시에서 군용트럭 제조회사인 CMS를 운영해왔으며, 오거스타시 한국전 참전 기념탑 건립에 17만 달러를 기부, 한미우호관계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2009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기도 했다.

박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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