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럽고 요란스런 일들이 유난히도 많았던 신묘년(辛卯年) 토끼 해가 조용히 저물어 가고 있다. 연말에 터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소식으로 정국이 요란하긴 했지만, 그래도 시간은 멈추지 않고 흘러 임진년(壬辰年) 용의 해가 다가오고 있다.
지금 이 시간 한번쯤 올 한해를 되돌아보는 여유를 갖는 것은 어떨는지. 개인이나 국가도 무척이나 바쁘게 움직였던 만큼 자기 성찰의 시간도 그 만큼 필요할 것으로 본다. 정초에 계획했던 일도 체크해서 또 다른 도약의 시간을 마련하는 일이 무엇보다 필요하겠다.
사실 국가나 민족의 일도 중요하지만 그 구성원인 우리들의 삶 즉 나 자신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당연하다. 내 인생에서 나는 항상 주인공이다. 내가 내 자신을 챙기지 않으면, 나를 챙겨줄 사람은 없다. 그 만큼 나 자신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올 한해 나는 나 자신을 위해 무엇을 얼마나 노력했고, 투자했는가? 그리고 그 결과는 어떠했는가. 되돌아 볼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힘든 삶 속에서 가족을 위해, 이웃을 위해 그리고 국가를 위해 노력한 당신의 희생은 정말 아름답다. 비록 주변의 사람들과 사소한 다툼이 있었고, 그들에게 조금의 피해를 주었다할지라도 열심히 살아 온 당신은 우리 역사의 위대한 주인공이다. 그런 주인공은 타인을 배려하는 것에 절대 인색해서는 안된다.
세밑에 불우한 이웃이 있으면, 한번쯤 발걸음을 멈춰 돌봐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자. 잦은 모임 속에 자기 흥겨움에 빠지지 말고, 부모님께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고, 시간이 허락하면 찾아가 보자. 어려운 일이 아니다. 머릿속에 보람된 일이라 생각되는 사소한 것을 한 가지
라도 실천해보자. 바쁜 직장 때문에 가족에게 소홀했다면, 미안하다는 표현과 함께 감사의 글을 써보자.
주변을 되돌아보자. 홀로 계신 노인들이 있다면 그냥 지나치지 말자. 따뜻하게 손 한번이라도 잡아주고 위로해 주자. 복지시설에 있는 어린 아이들에게도 관심을 갖자. 연말연시에 가장 외롭고 슬픈 그리고 안타까운 이들이 바로 이곳에 있는 우리의 이웃들이다. 추위에도 불구하고 민생을 담당하는 경찰관이나 국토방위에 여념이 없는 군인이 있으면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주자. 우리의 이웃이자 소중한 자식들이다.
날씨는 비록 춥고, 생활은 어렵고, 삶은 힘들지만, 마음의 문을 열어 따스한 온정의 열기가 서로 맞이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 작은 나눔과 양보 그리고 배려 속에 우리 사회는 더욱더 따뜻해질 것이다. 서로 인사하자. 모르는 사람과도 웃으며 먼저 인사하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사랑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한걸음만 뒤로 물러서면, 보이고 실천할 수 있는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 나만 흥겨우면 누군가는 슬퍼지고, 내가 배려하면 모든 이가 행복해진다. 시끄러운 세밑에 나 자신을 진정으로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진 자만이 밝은 새해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독자 여러분! 올 한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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