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인수후 자산 현금화

극동건설의 자본유출이 심각한 상황이다. 건설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극동건설을 인수, 최대주주가 된 론스타는 과도한 배당 및 유상감자, 부동산 매각을 통해 회사자산 상당부분을 현금화해 빼돌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관련 금융권 관계자는 “세계적인 조세피난처인 미국 버뮤다에 유령회사에 가까운 본사를 두고 있는 국제투기펀드 론스타가 극동건설 인수후 자산을 빼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 2003년에 이어 작년에도 극동건설이 순이익의 52%에 달하는 고배당을 실시했으며 860억원을 유상감자, 부동산을 매각하는 등 수천억원대 자산을 현금화했다”고 말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자산 빼돌리기가 계속된다면 시공능력평가 15위의 대형 건설사 극동건설도 껍데기만 남아 헐값에 매각될 운명을 맞이할 것이라며 우려를 제기하는 상황이다. 또한 올초에는 대우건설 사장을 역임한 바 있는 한용호 대표이사가 퇴진하고 재무전문가로 알려진 김종명 대표이사가 취임했던 사실도 숨겨 회사자산 유출의혹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편 업계는 론스타가 극동건설 경영상 중요사안을 은폐한 가운데 당초 목적대로 자산을 유출, 수익 챙기기에 나서는데 회사가 무방비인 상황에서 관계당국의 무책임을 비판하고 있다. ■ 배당만 440억원 꿀꺽 이를 반증하듯 론스타는 지난해 극동건설이 실현한 당기순이익의 52%로 절반이 넘는 200억원을 배당형식으로 빼돌렸으며 최근 2년간 터무니없는 과다배당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극동건설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386억원중 200억원을 론스타에 모두 배당했으며 인수직후인 2003년 240억원을 배당, 현재까지 모두 440억원의 현금을 집어 삼켰다. 더욱이 론스타는 작년 6월 극동건설 회사자금으로 자신들이 보유한 주식을 매입토록 유상감자를 실시해 875억원을 빼돌렸고 2003년에도 동일수법으로 650억원의 회사자금을 유출했다. 당초 특혜와 의혹으로 얼룩진 극동건설 인수작업을 끝낸 론스타는 결국 회사 인수이후 2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내에 과다배당과 유상감자로 1965억원을 현금화, 회사자산을 빼돌렸다. 한 금융전문가는 “사실상 극동건설의 모든 지분을 장악하고 있는 론스타가 극동건설의 자산을 빼돌리는데도 정부가 개입할 여지가 전무한 만큼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현재 정부가 론스타를 포함한 외국계 투기펀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자 이들의 극동건설 자산 빼내기가 더욱 빨라지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론스타가 극동건설 자산을 금융수법으로 현금화하는 속도는 더욱 가속화돼 평균 6개월에 한번씩 유상감자를 실시하고 있으며 배당성향도 2003년 24%에서 작년 52%로 급증했다. 이밖에도 론스타는 작년 극동건설이 보유한 부동산을 매각해 1514억원을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입으로 적립해놓고 있는데 2003년 극동건설 본사건물 매각대금은 5861억원에 달했다. 한편 론스타가 극동건설을 인수하는데 실제 들어간 자금규모는 총 1476억원인데 반해 현재 투자금액의 수배이상 자산을 현금화, 빼돌리거나 빼돌릴 준비를 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 경영정상화 한물가나 한편 론스타는 우여곡절 끝에 극동건설을 최종 인수하면서 회사경영을 정상화해 국내 증권시장에 다시 상장하는 것은 물론 미국 뉴욕 증권시장에 상장한다는 의사까지 밝힌 바 있다. 더욱이 작년에는 극동건설이 주택사업을 주력분야로 삼아 향후 공격적으로 아파트 건설을 추진하겠다며 극동의 푸른 별이란 신규 브랜드를 런칭했으나 막상 실적은 미미한 수준이다. 주택건설업계에 따르면 극동의 푸른 별이란 브랜드로 분양된 아파트는 울산지역의 1개 단지에 불과한 것으로 금년 들어 아파트 건설실적은 사실 전무한 상황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와 관련 건설업계 관계자는 “론스타에 인수된 이후 극동건설에서 신규사업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상황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향후 사업추진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아울러 금년초에 극동건설은 대우건설 사장을 역임한 바 있는 한용호 대표이사를 퇴진시키고 하이마트 지원본부장출신 재무전문가 김종명 씨를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시킨 바 있다. 그러나 이 같이 회사 경영상 중요한 사실이 당초 대외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던 점에서 의혹의 눈길이 가고 있으며 건설사업보다 회사자산을 빼돌리려는 의도를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이와 관련 증권업계 관계자는 “극동건설을 인수한 론스타가 자행한 행태를 감안해보면 앞으로도 회사경영 정상화보다 자산을 현금화, 국외로 빼돌릴 가능성 역시 높다”고 언급했다. 특히 “론스타가 추진하는 극동건설에 대한 자본유출 의도에 대한 국내 제도상 맹점이 많은 만큼 결국 극동건설은 껍데기만 남은 채 또다른 3자에 매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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