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4일부터 22일까지 국립극장 별오름 무대에

연극 눈먼 아비에게 길을 묻다. 가 국립극장 새단장 축제의 일환으로 이성공감 2005의 세번째 작품으로, 5월 4일부터 22일까지 국립극장 별오름 무대에 오른다. 눈먼 아비에게...는 경주 시골마을에 사는 팔푼이 엄마, 붙들이와 칠뜨기 아빠 출식이 그리고, 소아암에 걸린 아들 선호 가족의 이야기다. 웃음 뒤에 삶의 절박함과 비극이 뒤따르면서도, 그 소박한 사랑으로 다시 감동을 준다. 희극의 옷을 입힌 눈물나는 이야기는 슬픔과 기쁨의 폭만큼이나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경주의 구수한 사투리와 국악인 정마리가 들려주는 독특한 음색의 소박하고 정겨운 우리 노래가 함께 어우러져 있다. 눈먼 아비에게..는 예술성과 대중성을 함께 갖춘, 근래 보기 드문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평론가들은 경주의 사투리를 잘 살린 언어와 감상에 빠지지 않으면서 담담하게 그러나, 연극적으로 논리정연하게 극을 구성한 솜씨가 놀랍다.(평론가 김윤철), 심금을 웃기는 올 한해 기억에 남는 작품, 절박한 상황에 처한 우리네 삶을 웃음을 섞어 처절하게 그려낸 감동극이다.(평론가 김승현) 실로 오랜만에 가족의 의미를 일깨운 보기드문 수작(평론가 이미원) 이라고 이야기를 모았다. 또한 지난해 관객들도 단 두장뿐이었던 휴지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눈물묻힌 감동적인 공연, 내 영혼의 고마운 각성제와 자극제, 배우들의 명연기와 진솔하고 빼어난 작품 등 대학로에서 간만에 나온 인상적이고, 탄탄한 작품에 애정을 보였다. 이번 작품에는 영화, 생활의 발견으로 익숙한 배우이자, 연극 '저 사람 무우당 같다' 등의 작가, 연출가인 김학선이 아빠 이출식을, 차력사와 아코디언 에서 써니 역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배우 염혜란이 엄마 김붙들을 맡아서 생생한 앙상블을 보여준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들에 대한 사랑과 슬픔을 짧은 대사 행간에 절절하게 담아내는 김학선의 연기와 100분내내 오른손을 접은 채로 엄마 김붙들의 억척스런 운명을 꿋꿋하고, 악다구니처럼 그려내는 염혜란의 연기는 슬픔과 웃음으로 대조되면서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이다. 또한 12살 선호 역할을 하는 배우 장정애의 천진난만한 모습과 유인수, 백지원, 조은영, 조주현 등 대학로에서 주목받고 있는 젊은 배우들의 천연덕스러운 시골 사람 연기는 연극을 보는 재미를 몇 배로 더해 줄 것이다. 경주 강동면 유금리를 무대로 펼쳐지는 연극 눈먼 아비에게…는 고향친구와 질펀한 수다를 나누는 듯 편안하다. 내용은 절절하지만, 더운 여름날 소나기 내리고 난 잠시, 한 편의 수묵담채화를 보는 듯하다. 경주의 구수한 사투리와 공연 사이사이 파고드는 국악인 정마리의 애잔하고, 정겨운 노래는 극의 흐름을 부드럽게 함은 물론, 관객들을 각자의 고향으로 안내한다. 소박하고, 정겨우며 여백을 가진 깊은 사색의 이야기가 있는 한 편의 민화속으로 말이다. 연극 눈먼 아비에게…는 세대와 세대를 잇는 연극이다. 세상의 잣대로 보면 모자란 부모지만, 억척스러운 엄마 김붙들과 무뚝뚝하지만, 속정깊은 아빠 이출식은 우리가 잊고 사는 부모에 대해 한꺼번에 느끼게 한다. 민경범기자 spaper@.sisa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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