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가 국내에 상륙한지 3년, 대한민국 밥상에 ‘웰빙’(Well-being), ‘고물가’(Inflation), ‘싱글용’(Single), ‘간편한’(Easy), 이른바 똑똑한(W.I.S.E) 식단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닐슨컴퍼니의 소비자 패널자료를 입수해 전국 3,000명 가정주부의 ‘글로벌 금융위기 3년, 장바구니 동향’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동향이 나타났다.

눈에 띄는 변화는 ‘웰빙’이다. 지난 3년간 웰빙 음료로 각광받았던 홍초·흑초와 같은 건강식 식초음료가 무려 112.2% 증가했고, 커피의 소비 증가(0.1%)보다는 차음료 소비가 14.2% 늘었다. 무가당, 유기농 등 다양한 요구르트 제품도 7.1% 증가하는 등 인기를 끌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방사능 우려로 생선 소비가 14% 감소하는 등 전체 수산물 소비가 4.1% 감소됐다. 반면 ‘국내 연안에서 길러진 김은 안전하다’는 인식으로 김 판매는 22.4% 증가했다.

지난 3년간 ‘인플레이션’이 몰고 온 식단의 변화도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여름 가격이 폭등했던 돼지고기 소비는 1.8% 감소했지만 수입 소고기의 증가로 소고기 소비는 8.1% 증가했고 건강식품으로 뜨고 있는 오리고기는 24%나 상승했다.

고물가로 외식이 감소한 데 비해 집에서 요리를 해 먹는 가정이 지속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대표적 조미료인 ‘맛소금’의 소비는 54.4% 늘어났고 후추(11.8%), 참기름(9.3%)의 소비가 꾸준히 늘었다. 고무장갑·행주 등 주방잡화(9.7%) 소비도 상승했다. 반면 원당·밀 등의 수입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설탕과 밀가루의 소비는 각각 8.2%, 27.0% 하락했다.

최근 ‘싱글’가정의 증가와 더불어 한국인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가 접목되면서 ‘간편식’ 시장도 폭발적인 증가 추세를 보인다. 특히, 싱글족의 필수품이라고 할 수 있는 즉석 레토르트식품(즉석 밥·죽 등)은 56.3% 증가했고, 씨리얼 판매도 35.6% 상승했다.

냉동·냉장식품은 3.3% 증가한 가운데, 1~2인 가구의 소비는 12.0% 증가했다. 소가족 구조가 많은 20대는 27.6% 냉동·냉장식품 소비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고, 30대는 3.4%가량 증가시켰다.

또한 등산·레저 등 야외활동이 많아지면서 스포츠 음료는 37.2% 증가했고, 생수 소비도 26.9%로 크게 늘었다.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금융위기 이후 3년간 고물가현상과 생활패턴의 변화들이 국민들의 소비패턴까지 바꾸어 놓고 있다”며 “변화된 소비패턴에 부응하기 위한 소매유통기업들의 부단한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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