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성향·출신별 이합집산

“의정활동에서 다양한 토론이나 대화는 물론 적절한 의견접근도 쉽지 않아 비슷한 성향을 갖고 있거나 지역·출신이 같은 의원끼리 모여 목소리를 내려하고 있다” 4·30재보선 기간동안 수면 하에 있던 한나라당 초선의원 그룹들이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재보선이 끝나고 전당대회와 당 혁신방안이 윤곽을 드러내는 5월중순경에는 일시 주춤했던 초선의원 그룹들이 이합집산하며 당내 핵심세력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 중진의원은 “그간 의정활동에 대해 실망을 느낀 초선의원들이 주류 모임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며 성향·지역·출신별로 제목소리를 내기 위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한나라당 초선의원들은 현재 중초회·초심회·초월회·초지일관 등 4개 주요그룹으로 분화, 각기 자체역량을 결집하고 있어 향후 당내 핵심세력으로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당내·외에서 단순한 모임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론도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크게 늘어난 초선의원 수만큼 당내 주류에 대한 도전이 이어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그러나 여야를 막론하고 지난 17대 총선에서 초선의원들이 약진이 두드러졌던 만큼 정치권에서 이들 초선의원들의 행보를 예의 주시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또한 총선직후 각종 설문에서 보였던 초선의원들의 민생경제 위주와 개혁성향과 달리 보수일색의 흐름이 계속되자 이에 대한 불만이 이들 그룹의 부상으로 귀결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4·30재보선이후 정치권의 긱별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한나라당내 4개 초선의원그룹의 출범배경과 현황과 함께 향후 행보에 대해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보고자 한다. 한나라당 초선의원그룹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4·30재보선 기간동안 잠시 소강상태를 보인 당내 초선의원모임이 지역·성향·출신별로 이합집산을 통해 4개 주요그룹으로 재편되면서 정치권의 큰 관심을 끌고 있는 상황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들 그룹은 현재 수면 하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준비하고 있는데 재보선결과와 전당대회, 당내 혁신방안에 따라 태풍의 눈으로 돌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당내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였던 기존 모임이 쇠퇴하고 지역·성향·출신별 이해관계가 유사한 의원들이 합종연횡을 통해 4개 주요그룹으로 분화, 자체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중진의원은 “초선의원들의 모임이 두드러지는 것은 지난 1년간 의정에서 기존 의원모임에 실망했거나 제목소리를 낼 수 없는데 대한 불만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의정활동에서 다양한 토론이나 대화는 물론 적절한 의견접근도 쉽지 않아 비슷한 성향을 갖고 있거나 지역·출신이 같은 의원끼리 모여 목소리를 내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결성된 일부 그룹의 경우 그동안 한나라당내 의원모임에서 전무했던 강제적 참여규정을 제정하거나 직접적인 대면접촉을 통해 결속을 다지려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당내 분위기를 감안, 현재까지 느슨한 연대수준을 벗어나고 있지 않으며 정치세력화를 경계하는 양상까지 보이고 있지만 당내혁신과 관련 독자세력 구축까지 가능한 상황이다. 더욱이 향후 당내일정이 4·30재보선 결과를 바탕으로 혁신위원회의 최종 결과가 5월 중순경 도출되는 만큼 결속을 강화하면서 독자적인 의견을 주장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서는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초선의원들의 모임인 중초회·초심회·초월회·초지일관 등 4개 그룹이 새로운 역학구도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전국정당화 핵심…중초회 중부지역초선의원회는 우선 한나라당의 전국 정당화에 기여한다는 취지에서 모인 그룹으로 서울·경기 등 수도권과 강원도를 지역구로 하는 초선의원들이 주요 근간을 형성하고 있다. 서울 용산 진영 의원과 서울 서초갑 이혜훈 의원을 중심으로 모인 중초회는 초선의원 20명으로 구성, 간사는 나경원 의원이 맡고 있는데 개별의원의 독자적인 발언은 삼가하고 있다. 중초회는 지난 3월 한나라당의 전국 정당화에 기여한다는 취지로 출범, 정체성이 확립되지 못한 기존 모임들에서 개인적인 독자행동이 문제가 됐던 만큼 내부규율이 상당히 엄격하다. 이와 관련 중초회 소속 의원은 “한나라당이 영남지역당의 이미지를 불식시키지 않을 경우 다음 대선에서도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 지역이미지 탈피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부지역을 지역구로 하고 있는 의원들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모였으며 취약한 한나라당의 시스템 전환을 위해 안정을 지향하는 중도적인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일각에서는 지난 임시국회회기동안 수도이전 반대투쟁 성과로 급조된 조직이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중초회 관계자들은 일부 동기는 될 수 있지만 전부는 아니라고 일축하고 있다. 한편 중초회는 2주에 한번씩 모임을 개최하고 있으며 의원간 정치현안들에 대한 의견교환을 통해 정체성을 확실하게 구축한 다음 본격적인 정치화를 시도할 계획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의원은 “기존 수요모임의 경우 정체성도 확립되지 못한 가운데 개인적인 독자행동이 심각한 문제가 있던 만큼 현안토론을 통해 정체성을 확고히 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내에서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개별활동이나 지도부를 위태롭게 하는 행동으로 인해 대다수 당내여론을 의정활동에 반영하는 시스템이 불완전했다”고 주장했다. ■ 영남지역 개혁파…초심회 한편 영남지역 초선의원들이 중심이 된 초심회는 한나라당이 초심으로 돌아가 차기정권을 창출해야 한다는 목적으로 구 낙동모임에서 시작해 상황에 맞게 전화된 당내 의원그룹이다. 특히 일반 국민들에게 인식되고 있듯이 영남지역 의원들은 모두 수구꼴통이라는 등식을 거부하며 참신하고 혁신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가운데 수구이미지 불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초심회는 경남 창원갑 권경석 의원과 경북 구미을 김태환 의원 등이 주도하고 있는데 경남과 경북을 각각 권 의원과 김 의원이 맡고 있으며 영남지역 초선의원 25명으로 구성돼있다. 권경석 의원은 “흔히들 영남지역 의원이라면 수구꼴통으로 보는 시각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며 “구태의연한 수구 이미지를 해소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결국 영남지역을 수구적으로 보는 이미지를 불식시키려고 구성했으며 실제 모임에 소속된 의원들 대다수가 수구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고 참신한 인물들”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낙동모임에서 초심회로 명칭이 변경된 것은 낙동강을 중심으로 하는 영남지역의 색채가 너무 강해 모임구성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초심회는 작년 9월 출범한 바 있는 낙동모임의 후속 조직으로 매월 한차례 정기모임을 개최하고 있으며 영남지역 의원들중 참신한 인물을 중심으로 대선승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 젊은 정당 추구…초월회 우선 한나라당이라고 하면 장년층이상 안정희구세력을 지지기반으로 한다는 생각이 일반적인 만큼 한나라당에서도 젊은 층을 유인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정치과잉을 초월해서 젊은 층의 지지를 이끌어 낸다는 취지에서 결성된 당내 초선의원 그룹이 초월회인데 부산 사상의 권철현 의원과 서울 강남을 공성진 의원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초월회는 교수출신 의원 14명이 모임을 구성, 학계경력을 바탕으로 젊은 층에 어필하는 당을 추구하며 매달 한번 대면·서면모임을 개최하고 이슈별로 토론회와 세미나를 열고 있다. 이와 관련 공성진 의원은 “교수출신 의원이 많아 상대적으로 젊은 층에게 다가가기 쉽다”며 “한나라당의 취약 지지층인 청년층을 대상으로 강연회·특강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정치현안에 대해 정략적인 접근보다는 학자적 양심에 따라 전문적인 점에서 분석하고 평가된 의견들을 지도부에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치세력화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 정책입법 의정공조…초지일관 이밖에도 초지일관 그룹은 올바른 정책을 입법하기 위해 당내 의정활동에 대한 공조를 추진한다는 목적아래 23명의 초선의원들이 의기를 투합, 결성한 조직으로 지난 4월에 출범했다. 초심을 잃지 말자는 의미인 초지일관은 강원 원주가 지역구인 이계진 의원과 비례대표 안명옥 의원이 공동대표를 담당, 비례대표인 이주호 의원이 간사를 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그룹은 창립당시 제정된 운영규칙에서 분야별 팀과 분과위원회를 두는 대신 모든 현안에 대해 전원참여를 원칙으로 하며 부득이한 불참시 보좌관이 대리 참석하는 결속을 강조했다. 또한 초지일관은 매월 1·3주 목요일 2시간 정기회의를 개최하고 있는데 국가정책 현안에 대해 토론한 다음 공감대를 형성, 의정활동에 대한 공조관계를 시도하겠다고 설명하고 있다. 더욱이 바른 정책의 입법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한명씩 주제를 설정, 발제와 의견을 개진하면 회원들이 의견을 주고받는 포럼형식을 채택해 전원참석의 강제적 규율을 적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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