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성교육, 올바른 성 가치관과 구체적 피임방법 함께 교육해야

낙태근절 운동 시작 후 16개월, 미혼모가 크게 늘고 있다. 동아일보 819일자에 따르면 작년 말부터 미혼모가 늘어나고 있는데, 특히 10대 미혼모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미혼모자 시설이나 모자공동시설에는 입소 문의가 30% 이상 늘었고, 입양기관도 위탁 보호아동 수가 작년부터 크게 늘고 있다고 한다. 낙태는 줄어든 대신 미혼모가 늘고, 미혼모 중 10대 청소년 비율은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미혼모자시설 입소자 중 19세 이하가 31%2009(26%)보다 5%포인트 늘었다.

현행 모자보건법상 청소년 낙태는 불법으로, 산모에게 유전적 질환이 있거나 성폭행 피해 같은 아주 제한적인 범위에서만 허용된다. 그러나, 피임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사후대책도 없는 상태에서 무조건 아이를 낳으라고 한다면 청소년 엄마와 아이 모두 제대로 성장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많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피임생리연구회 조혜진 위원은 10대 임신에 대하여 아직 부모가 될 준비가 안 된 10대의 임신은 본인의 평생과 아기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대사라고 말했다. 10대 임신부들이 인공임신중절을 선택할 경우, 죄책감과 우울증 등 정신적 후유증은 물론, 심할 경우 자궁외 임신 및 불임 등 여러 가지 신체적 후유증을 겪을 수 있어 모성 보호 차원에서도 부작용이 크다.

또한, 10대 임신부가 출산을 선택해도 조부모의 지원을 받아 부모가 함께 아이를 키우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자신의 꿈은 접고 사회적 지원도 부족한 상태에서 싱글맘으로 힘들게 아이를 양육하거나, 입양을 보내는 경우도 많다.

조혜진 위원은 이러한 10대 임신의 부작용을 방지하려면, “첫째, 성행위는 생명의 잉태가 가능하므로 상호존중과 책임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성 가치관을 바르게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며, 둘째, 정확한 피임방법을 알려주는 실질적인 성교육을 해야 하고, 셋째로 청소년이 콘돔과 피임약을 구입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주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부시 대통령 임기 중 소녀들에게 구체적 피임교육보다는 혼전 성관계를 하지 않는 순결교육을 강조한 결과, 오히려 점차 줄어들고 있던 재학 중 소녀들의 미혼 임신률, 성병 발병률이 부시 대통령 임기 중 대폭 증가했다고 한다.

조혜진 위원은 한국에서는 잘못 사용하면 피임실패율이 15%에까지 이를 수 있는 콘돔 사용이 많아 피임이 남성의존적인 편인데 반해, 여성들의 피임약 복용율은 2.5%에 불과해 독일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등 피임약 복용율 40%대의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은 편이라며, 청소년 때부터 남자는 콘돔, 여자는 피임약으로 스스로 적극적인 피임을 실천하도록 교육한다면 미성년 임신이나 인공임신중절 같은 문제들도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피상적인 수준에서 그치고 있는 청소년 성교육 현장을 개선해 피임약 복용 방법이나 콘돔 사용 방법 같은 구체적인 성교육을 전문가로부터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10대 임신을 예방하는 실질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조혜진 위원은 고등학교 입학 전이나 대입수능시험 후 마음이 들뜬 상태에서 성관계를 가졌다가 임신이 된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데, 3이나 고3처럼 상급학교 입학 전 여유로운 시간에 자녀와 학부모가 함께 산부인과 전문의 등 피임전문가로부터 성교육을 받는 시스템을 구축해 적극 활용한다면, 자녀와 학부모의 대화를 통해 10대 임신을 예방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여성의 피임 및 생리관련 질환에 대한 웹사이트를 통해 전문적인 상담을 제공해 오고 있다. 와이즈우먼의 피임생리 이야기 상담 게시판을 이용하면 산부인과 전문의의 무료 상담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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