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헌 회장, 연이은 악재에 발목 잡히나?

백 회장 부동산 경매시장에…라이벌 솔로몬저축은행 채권자
프라임그룹 “7월 1일날 경매해지…백 회장의 빚 다 갚았다”
뱅크론 사태 이어 계열사간 상호출자로 공정거래위 제재 받기도
테크노마트 진동에 프라임도 ‘흔들’…백 회장 위기 어떻게 넘나?

프라임저축은행 백종헌 프라임그룹 회장이 연이어 터지는 악재로 위기에 봉착했다. 악재는 지난 2월 백회장의 자택이 경매로 넘어가면서부터 시작됐다. 이어 프라임저축은행이 검찰로부터 ‘불법대출’ 관련 내용으로 조사를 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뱅크론(대량예금인출) 사태를 겪기도 하면서 위기는 더욱 커지게 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계열사간 상호출자 금지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과징금을 부여받기도 했다. 더욱 큰 문제는 바로 테크노마트가 상하 진동으로 시행사 프라임개발은 물론 그룹 이미지까지 치명타를 받게 됐다. 이 때문에 백 회장의 위기대처 능력에 의문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프라임저축은행 대주주인 백종헌 프라임그룹 회장 소유의 부동산이 경매시장에 등장했다. 특히 백 회장이 저축은행업계 라이벌 솔로몬저축은행의 채무를 변제하지 못해 자택을 빼앗길 처지까지 몰린 상황이라 업계의 관심은 더욱 컸다.

왜 하필 라이벌 은행에 채무가?

금융업계 따르면 백종헌 프라임개발 회장과 부인인 임명효 동아건설 대표이사 소유의 ‘서울 서초구 방배동 1-1xx 소재 A빌라 302호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의해 임의경매 개시 결정이 내려졌다. 이 건의 채무자는 백종헌 회장이며 채권자는 솔로몬저축은행, 청구금액은 10억 원이다. 

백 회장과 솔로몬저축은행은 임의경매 개시전 A빌라 302호를 담보로 한 근저당권 설정을 맺어 놓았다. 지난 2008년 10월 14일자로 채무자 백종헌 회장, 근저당권자 솔로몬저축은행, 채권최고액 39억 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다. 임명효 대표도 우리은행에 6억원의 빚이 있어 근저당권이 설정돼기도 했다.

이에대해 프라임그룹 관계자는 이번 경매권에 대해 “7월 1일자로 경매가 해지됐다”며 “백 회장의 경우 솔로몬저축은행에 남아있던 빚을 다 해결했다”고 말했다.

법원으로부터 자택 경매 처분까지 받은 백 회장은 최근 사업상 힘든 시기를 맞고 있다. 지난 6월 8일 프라임저축은행 대주주들의 불법 대출 관련 검찰 수사 소식이 전해지면서 뱅크런 사태가 일어났다. 일부 언론보도를 통해 검찰이 불법대출과 횡령 혐의로 프라임저축은행을 수사 중에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불안감을 느낀 고객들이 모두 은행으로 몰리게 된 것이다.

하루에 500억원 인출

프라임저축은행 불법대출 관련 보도에 은행에서는 하루만에 500억원이 인출되는 사태가 벌어졌고 은행측은 “금감원 초과대출 부분을 지적 받았지만 불법대출은 아니다”라며 “오보로 인해 촉발된 뱅크런”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프라임저축은행에 따르면 예금인출 규모는 약 1000여억 원이며 테크노마트점을 비롯해 전 지점에 고객들이 몰려 대기번호가 200번을 넘어서는 등 대량 인출사태가 발생했다.

당시 프라임저축은행의 텔레뱅킹 및 인터넷뱅킹을 통해서도 예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은행 홈페이지는 방문자 폭주로 인해 접속이 불가능해지기도 했다.

이에 프라임저축은행 측은 “금감원이 초과대출 부분에 대해 지적을 한 후 시정 조치를 하고 있다”며 “부산저축은행 등 영업 정지된 저축은행처럼 차명으로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거액을 대출 받은 불법행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한 은행 측은 인터넷 홈페이지의 고객 안내문을 통해 “사실과 다른 보도를 한 언론에 유감을 표명한다”며 “(프라임저축은행은) 2010년 12월부터 자본금증자를 통해 은행의 건전성과 안전성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프라임저축은행의 예금 인출 사태 당시 금융당국은 검찰 수사와 별개로 해당 은행의 예금자 피해가 없도록 유동성 지원을 약속했다.

백 회장도 지난 6월 1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백 회장은 “98년 인수 이후 자본확충이 필요하면 300억원이든 400억원이든 증자를 하고 배당도 받지않고 경영해왔다”며 “최근에도 증자 요인 발생할 때마다 대주주로서 증자를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고 말했다.

백 회장은 “우선 순위를 저축은행의 안정화에 두고 저축은행을 우량 서민금융기업으로 키우는 것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자산 처분해서라도 안정화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라임저축은행은 현재 백 회장이 이끌고 있는 프라임개발이 93.94%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임명효 대표가 3.78%, 백종헌 회장이 0.4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악재 끝나나 싶었더니

그런데 기자간담회 다음 날인 지난 14일 뜻하지 않은 과징금 폭탄이 백 회장의 발목을 또 잡고 나섰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공정거래법상 계열사 간 상호 출자를 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프라임개발이 1억 15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및 자회사의 계열사간 출자금지 규정을 위반한 프라임그룹 소속 프라임개발과 동아건설산업에 대해 주식처분 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과징금 부과금액은 프라임개발이 1억1500만원, 동아건설산업 6억700만원이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회사인 프라임개발은 자회사가 아닌 계열회사인 일산프로젝트 주식(6.87%)을 소유해 자회사 외 계열회사 주식소유 금지규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공정거래법은 일반지주회사는 직접 출자․ 지배하고 있는 자회사외 다른 국내계열회사 주식 소유를 금지하고 있다.

또한 일반지주회사 프라임개발의 자회사인 동아건설산업은 손자회사가 아닌 계열회사인 한국인프라개발 주식(43.33%)과 경기복합물류공사 주식(9.58%)을 소유해 손자회사 외 계열회사 주식소유 금지규정도 위반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정거래법은 지주회사 체제 내에는 지주회사→자회사→손자회사→증손회사로 이어지는 수직적 출자만 허용한다”며 “계열회사간 수평적, 순환출자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데 이는 계열회사간 소유구조를 단순․투명하게 유지하는 한편, 자회사간 독립경영체제 구축 및 동반부실화 방지 등을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법상 지주회사와 그 자회사인 프라임개발과 동아건설산업은 이를 위반했기에 관련 주식의 처분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덧붙였다.

진동사태에 건물 매각 안개속

더욱 큰 위기는 최근에 벌어졌다. 바로 테크노마트 진동사태였다. 7월 5일 오전 10시20분경 약 10분간 35층의 테크노마트 건물이 지진이 난 것처럼 상하로 흔들려 이 건물의 직원과 시민 등 2천명 이상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후  3일간 퇴거조치가 이뤄지자 상인들의 불만이 폭발하기도 했다. 상인들의 피해는 일일 20억의 손실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진동 현상을 조사중인 건축학회는 12일 이 건물 12층 피트니스센터의 태보(태권도와 권투동작을 결합한 에어로빅댄스) 운동 과정에서 발생한 진동으로 인한 공진 때문이라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테크노마트 운영사인 프라임산업 쪽으로부터 원인규명을 의뢰를 받고 조사단의 일원으로 참가한 정란 교수(단국대 건축과)는 이날 기독교방송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난 17일 집단 뜀뛰기를 재연해보니 당시(흔들림 사고)와 같은 진동이 고층부에서 그대로 감지됐다”라고 밝혔다.

건축학회는 현재 진행 중인 정밀안전 진단 결과가 나오는 3개월 뒤 최종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그러나 대형건물이 내부운동으로 심하게 흔들릴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도 여전해 논란이 지속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당장 유동성 위기 해소 차원서 진행한 테크노마트 건물 매각 작업부터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건물주인 프라임개발은 현재 JR자산관리와 매각협상을 진행 중인 상태다. 벌써부터 양측은 본계약 여부를 놓고 실랑이를 벌이기 시작했다. 프라임개발이 매각작업과 관련 6월 본계약을 맺고 최종 잔금 납입직전 단계라고 밝히고 있는 반면 JR자산관리는 MOU(양해각서) 사태라고 반박하고 있다.

양측이 이같은 실랑이를 벌이는 것은 계약 파기시 손실 여부를 최소화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해석된다. MOU는 법적 구속력이 없어 해지하더라도 위약금이 없다.

프라임 “여러 문제 적극적으로 대처”
 
1984년 호프주택건설을 모태로 출발한 프라임그룹은 1988년 부동산 개발업체 프라임산업(현 프라임개발)을 세워 그룹의 초석을 다졌다. 1998년 이후 엔지니어링 업체 삼안을 시작으로 프라임저축은행, 한컴, 이노츠, 동아건설 등을 인수하며 중견그룹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2008년 세계 금융위기 후 부동산 경기 불황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기 시작하면서 한컴, 신도림 테크노마크 등을 연이어 매각하는 아픔을 겪었다. 올해 들어서는 프라임저축은행 사태와 테크노마트 진동사태까지 터져 그룹 전체가 흔들리는 위기를 겪고 있는 상태다.

결국 백 회장은 최악의 위기사태를 넘어서야 할 시간이 오고 말았다. 재계에서 호탕하고 선이 굵으며 모험을 즐기는 전형적인 사업가형으로 평가받은 백 회장은 최근까지 횡령혐의로 재판을 받는 등 여러 차례 위기를 겪고 온 바 있다. 재판의 경우 현재 대법원까지 간 상태다.

프라임그룹측은 백 회장의 경매부터 유동성 위기 등 연이은 위기에 힘이 부치는 상황. 프라임그룹 관계자는 “현재 어떤 시행사들도 마찬가지다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시기”라며 “현재 우리측도 여러 문제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에는 그룹 전반이 흔들릴 수 있는 위기라는 점에서 여타의 위기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일련의 사태가 백 회장에 있어서는 최대의 고비라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마당에 계속해서 악재가 터져나와 프라임그룹은 사면초가에 빠진 상태”라며 “백 회장 역시 이번 사태 해결에 대안이 없으면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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