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관련투자-소비지출 직접적 효과만 21조1000억”

 

평창 유치가 확정되자 환호하고 있는 서포터즈 모습 (사진-강원도청 제공)

평창유치위원회, 입장료와 스폰서 수입 등 ‘흑자 대회’ 비전 제시
개최타당보고서, “총생산액 유발효과 20조4973억원…월드컵 2배”
현대경제연구원, “관련투자-소비지출 직접적 효과만 21조1000억”
갈수록 적자 올림픽 이어져, 철저한 이행과 완벽한 사전준비 필요

3수에 도전한 평창이 강력한 경쟁상대인 독일 뮌헨과 프랑스 안시를 물리치고 2018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23차 IOC 총회장에서 자크 로게 IOC위원장은 7월 6일 오후 5시 18분(한국시간 7일 오전 0시18분)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평창’을 발표했다.

95명의 IOC위원이 참가한 2018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 투표에서 평창은 63표로 과반수를 득표해 2차 투표 없이 곧바로 개최지로 선정됐다. 2018 동계올림픽의 평창 유치가 확정됨에 따라 올림픽의 경제적 효과는 얼마나 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원도는 올림픽이 세계가 주목하는 대형 이벤트인 만큼 유무형의 다양한 파급 효과를 통한 흑자 올림픽을 기대하고 있다. 동계올림픽 유치에 따른 총생산액 유발 효과는 무려 20조원을 넘고 부가가치 유발액도 8조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평창 유치, 경제적 효과 무궁무진

또 2018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평창유치위)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제출한 신청파일에서 입장료와 스폰서 수입, 각종 대중교통.옥외광고 등을 통한 흑자대회 비전을 제시했다.

평창유치위는 세번째 도전을 준비하면서 지난 2008년 산업연구원에 의뢰해 만든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타당성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동계올림픽 개최에 따른 총생산액 유발 효과는 20조4천973억원에 달한다. 이는 2002년 한ㆍ일 월드컵의 2배 수준이다. 또 부가가치 유발액은 8조7천546억원, 고용유발 효과는 23만명일 것으로 추정됐다.

강원도만 놓고 봤을 때는 총생산 유발효과는 11조6천803억원, 부가가치 유발액은 5조3천861억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경제연구원, 더 높은 경제효과 내놔

더 높은 효과를 예상하는 연구결과도 있다. 평창에서 2018년 동계올림픽이 열리면 약 65조원의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 박태일 수석연구위원은 7월 6일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의 경제적 효과' 보고서에서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린다면 직.간접적으로 64조9000억원의 경제적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림픽 관련 투자 및 소비지출에 따른 직접적 효과는 총 21조1000억원. 경기장, 교통망, 숙박시설 등에 소요되는 총 투자 규모는 7조2555억원이고 이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약 16조4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연관 소비지출의 경제적 효과는 4조7000억원으로 예측됐다.

보고서는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39만여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입국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들의 소비지출 규모는 7213억원, 이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1조2000억원 내외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연인원 약 200만명의 내국인 관광객이 추가로 평창을 방문할 것으로 가정하면 이들의 소비지출 규모는 2390억원, 그 경제적 효과는 4000억원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더불어 올림픽 경비 지출규모는 1조9014억원으로 그 경제적 효과는 3조1000억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관광산업 통한 지속적인 수익 창출 기대

올림픽 개최 후 10년 동안의 경제적 효과인 간접적 효과는 43조8000억원으로 직접적 효과의 2배가 넘을 것으로 추산됐다.

보고서는 우선 평창이 세계적 겨울 관광지로 부상하면서 얻는 추가적인 관광효과가 32조2000억원에 달하겠다고 봤다. 개최도시는 올림픽 유치 및 대회 기간에 전 세계를 상대로 지역을 홍보할 수 있어 관광산업을 통한 지속적인 수익 창출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인지도가 낮은 평창이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면 일본 삿포로의 경우처럼 세계적인 겨울 관광지로 급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현 외국인 관광객 수의 10%가량인 100만명정도의 관광객이 향후 10년간 추가로 발생해 관광지출액은 18조4960억원, 경제적 효과는 32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가 이미지 제고 효과도 엄청나다. 보고서는 "동계올림픽 개최는 평창과 강원도 등 지역 브랜드는 물론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브랜드를 높이고 이는 기업 이미지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국가와 지역 브랜드 상승

한편 국가브랜드의 상승효과는 이미 88서울올림픽과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입증된만큼 이번 평창 유치를 통한 기대 또한 크다. 

일단 대한민국의 위상이 크게 올라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동계와 하계올림픽·월드컵·세계육상선수권 등 4대 국제스포츠 대회를 모두 개최한 이른바 ‘국제스포츠대회 그랜드 슬램 달성 국가’는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 5개국뿐이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이번 평창 유치로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스포츠 그랜드 슬램을 완성하는 나라가 됐다. 이번 그랜드 슬램 달성으로 우리나라는 국제 스포츠 강국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특히, 동계올림픽이 주로 유럽과 북미에 국한돼 열려왔다는 점에서 이번 유치는 더욱 뜻깊고 값지다는 분석이다.

국가 브랜드의 상승은 우리 기업에도 경제적 효과를 미친다. 그 예로 1988년 서울 올림픽 개최로 'made in Korea' 제품의 인지도가 덩달아 올라갔듯이 국가브랜드가 우리 기업의 경제적 성과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건 당연한 일. 이에 우리나라 100대 기업의 브랜드인지도가 각 1%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고 가정하면, 글로벌 기업이 자사 브랜드 인지도를 1%포인트 올리는 데 1억달러의 마케팅 비용이 드는만큼 총 100억달러(11조6000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와관련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끝난 뒤 삼성경제연구소는 '동계올림픽의 경제적 가치와 효과'라는 보고서에서 한국 대표팀이 사상 최고인 종합 5위의 성적을 이끌어내면서 거둔 경제적 가치가 20조 1768억원에 달한다고 분석했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통해 국가홍보 효과가 약 1조 2096억원에 달했고 삼성전자ㆍ현대자동차 등 한국기업의 매출 증대(14조 8308억원)와 기업이미지 제고(8400억원), 국민의 사기진작(3조 2964억원)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참가해 종합 5위에 오르면서 얻은 효과가 2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으니 올림픽을 직접 유치할 경우 이보다 훨씬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공식파트너인 삼성전자는 물론 현대자동차ㆍSKㆍ한진ㆍLGㆍ한화ㆍ롯데ㆍ농협 등 평창올림픽 유치 공식 후원사들은 국제적인 홍보효과와 이에 따라 판매 증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개최지를 중심으로 도로ㆍ철도 등 인프라가 건설돼 강원도 지역 경제가 활성화된다는 것도 경제적 이점이다. 정부는 동계올림픽 개최와 함께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일대를 올림픽 특구로 지정해 각종 세제 혜택을 줄 계획이다.

낙후된 강원도 발전에도 도움

강원도 역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몇단계 도약할 절호의 기회에 맞게 됐다.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를 위해서 필요한 도로. 철도 등 사회 기반시설 마련에 탄력을 받게 됐고. 지난 두차례 유치 실패로 기대감만 높였던 부동산 개발 기대도 이번에는 실질적인 개발로 이어져 큰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이와관련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7일 “강원도 발전특별위원회를 즉시 구성해 동계올림픽 개최를 뒷받침하겠다”며 “앞으로 2018년 동계 올림픽에 대비해 사회간접자본(SOC)에서 추가할 것은 무엇인지. 강원도 발전을 위해 할 것이 무엇인지. 강원도 발전특위에서 논의하고 정부와도 적극적으로 협조하도록 하겠다”며 강원도 발전에 힘을 실었다.

또한 그동안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던 알펜시아리조트가 재평가받는 등 강원도 위락시설도 대도약의 전환점을 맞았다. 알펜시아는 강원도개발공사가 100% 지분을 소유한 리조트로 이미 2조원 가까운 돈이 투입됐고. 부채도 1조에 가까워 그동안 위상이 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카지노 역시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미래에셋증권 정우철 애널리스트는 7일 “올림픽 개최로 외국인 방문자 증가. 정부의 강원도 지역 적극투자. 강원 인지도 향상 등이 예상된다. 강원 지역의 인허가 등이 빠르게 진행되고 각종 규제도 완화될 것”이라면서 “강원도 최대 기업인 강원랜드는 호텔. 리조트 등을 보유해 평창 동계 올림픽 관련 최대 수혜주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계도 큰 기대

평창 유치위는 “동계올림픽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무궁무진하다”며 “직접 생산유발효과는 물론 사회통합과 지역 균형발전, 국민의 자긍심 고취 등 숨은 효과도 막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제계에서도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는 우리 경제에 활력을 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경제계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온 국민과 함께 진심으로 환영하며, 평창 동계올림픽이 대한민국의 국가브랜드를 제고하고 스포츠 강국의 이미지를 높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동계올림픽 개최로 생산 유발 및 내수 진작, 고용창출은 물론 관광산업의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등 우리 경제에 큰 활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진심으로 환영한다. 두 차례의 실패 후에 거둔 성과라 더욱 의미가 크며 우리의 저력을 보여준 쾌거”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경제계는 이번 동계올림픽 유치가 인프라투자와 국가이미지 제고 등을 통해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기업경쟁력을 강화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또 “앞으로 착실히 준비하고 경제적 효과를 잘 살려 평창올림픽이 성공리에 개최됨으로써 지역경제 발전과 국운융성의 견인차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발로 뛴 재계 총수들의 노력

특히 평창 유치의 쾌거 이면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의 노력도 있었다.

이건희 회장은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평창이 울려퍼지는 순간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이 회장은 작년 2월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더반 IOC총회까지 거의 1년의 반을 해외에서 보내다시피 했다. 이 회장은 캐나다 싱가포르 등 10개 국가를 방문하고 총 110명의 IOC위원을 만나면서 평창 지지를 호소하는 살인적인 일정을 보냈다.

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인 조양호 회장의 노력도 대단했다. 위원장 취임 이후 2년동안 34개 해외 행사를 소화했으며 굵직한 국제 스포츠 행사에서 얼굴을 보이며 평창을 소개했다. 평소 대중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동계 올림픽 유치라는 사명감으로 스피치 개외까지 받기도 하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박용성 회장도 빼놓을 수 없는 평창 유치의 주인공이었다. 그는 지난 3월 방사능 피폭 위험성을 무릅쓰고 도쿄를 방문해 일본 IOC 위원들을 만나기도 했으며 6월 한달간 거의 하루에 하나의 국가를 방문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과거 IOC 위원을 지내며 다진 인맥도 십분 발휘했다. 특히 박 회장은 부족한 대한체육회 예산을 지원하는 한편 직접 사비를 들여 해외 출장을 다니는 등 누구보다 큰 힘을 보탰다.

세밀한 준비와 마케팅에 올인해야

올림픽은 단순히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무형의 경제효과가 있다. 하지만, 갈수록 올림픽 개최지들의 적자 폭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완벽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

1998년 일본 나가노 동계올림픽의 경우 대회 이후 312억원의 흑자라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적자라는 주장이 나왔으며 지금까지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 또한 2010년 캐나다 밴쿠버는 예산 부족으로 IOC의 지원을 받기도 했으며 많게는 100억 달러의 적자를 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미국 동북부의 작은 시골 마을이었던 레이크플래시드는 1932년과 1980년 두 차례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면서 성공한 도시로 탈바꿈 했다. 연간 관광객 200만명이 찾는 세계적인 스포츠 휴양도시가 됐다.

12년, 세 차례의 도전 끝에 어렵게 성공한 평창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 내고 흑자 올림픽을 만들어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 이를 위해 강원도와 유치위원회는 2016년까지 경기장 시설 공사를 모두 끝내고 세밀한 준비와 마케팅 전략에 올인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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