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국무총리 낙마 후 중앙정치 무대 도전 ‘2라운드’ 시작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한나라당 후보 신청 마감일인 지난 3월 15일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날 김 전 지사는 “재선 도지사로 쌓아온 경험과 능력을 바탕으로 김해 발전을 위해 제 전부를 바치겠으니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이처럼 호기롭게 출마를 선언한 김 전 지사이지만 당장 앞에 놓인 장애 및 극복 과제가 만만치 않아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3월 15일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가 4·27 재·보궐선거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 보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전 지사는 이 날 오전 김해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해 발전을 위해 제 전부를 바치겠다”고 밝혔다.

“다시 한번 기회를…”

김태호 전 지사는 지난해 8월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됐지만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 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자진 사퇴한 바 있다. 이후 김 전 지사는 5개월 동안 중국 유학을 떠났다가 지난 3월 5일 귀국했다.

그리고 이날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김태호 전 지사는 “지난 며칠 동안 저를 향한 성난 목소리도 들었고, 김해 발전에 대한 열망과 저에 대한 기대도 느꼈다”며 “50만 대도시에 걸맞은 담대한 디자인이 필요한 시점에 재선 도지사로 쌓아온 경험과 능력을 김해에 쏟아 붓겠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김 전 지사는 “지난 6개월 동안 제 자신을 진지하게 돌아봤는데 얼마나 많은 사랑과 기대를 받았는지 그러나 그것을 담기에 제가 얼마나 부족했는지 깨달았다”며 “아직도 채워야 할 것이 많은 만큼 기회를 준다면 일로써 부족함을 채우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지사는 “40대 젊은 국무총리 후보자로 주목을 받았지만 출발도 못하고 돌아와 기대했던 많은 분들이 실망했고 특히 경남도민이 크게 아쉬워했다”며 “다시 한 번 기회를 준다면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김해 발전이라는 금메달을 안겨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김태호 전 지사는 김해발전 계획에 대해서 “50만 도시에 걸맞은 교통문제 등 도시 인프라가 부족하며 6천여 개의 중소기업이 있지만 문화시설 복지 공간 교육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전임 선배들이 쏘아 올린 로켓을 더 힘차게 높이 쏘아 올릴 수 있도록 총력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내 반발 거세

김태호 전 지사는 한나라당 재·보선 후보 공천 신청 마지막 날인 이날 15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중앙당사에 공천 신청서류를 접수한 다음 김해시 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현재 여권 지도부가 김 전 지사의 출마를 강권했으며 여론조사 경선을 통한 후보선출을 선호하고 있어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김태호 전 지사의 공천은 상당히 유력한 상황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당내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광범위한 ‘김태호 비토’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한나라당 예비후보 여섯 명은 “박연차 스캔들로 국무총리 후보에서 낙마한 김 전 지사는 4.27 보궐선거 김해을 후보자로는 맞지 않다”며 “김 전 지사로 전략공천이 시도될 경우 한 명으로 후보 단일화를 해 대항하겠다”는 등 탈당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또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 봉하마을이 위치하는 등 강한 야당세 등 ‘김 전 지사가 극복해야 할 난관도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 지역은 노무현 정서가 강한 만큼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이를 극복할 필승 카드가 절실한 상황이다.

지역 바닥 여론이 심상치 않은 점도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더욱이 친노의 성지인 김해을에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가 나서기로 하면서 전·현직 정권의 대결로 전개 될 것으로 예상되어 재보선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역 바닥 여론도 좋지 않아
 
이런 상황에서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출마의 사자후를 토했지만 경쟁력에서 의심을 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한나라당 안팎에선 김 전 지사가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낙마한 전력이 있는 만큼 이른바 ‘박연차 게이트’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장 한나라당 내에서도 “박연차 스캔들로 낙마한 사람을 박연차 보궐선거에 집어넣는다는 것은 정치 도리 상 맞지 않다(홍준표 최고위원)”는 비토가 강력하게 쏟아지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져 있다.

야당인 민주당도 16일 4.27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김태호 전 지사 때리기에 나서며 강력한 견제에 돌입했다. 정세균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말 바꾸기와 거짓 해명으로 둘러대던 모습이 생생하다”고 질타했다.

정 최고위원은 “굳이 출마하려 한다면 청문회 과정에서의 의혹과 위증에 대해 해명하고 사과하는 것이 먼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전 지사는 총리를 향해 이륙했다 정비 불량으로 회항한 대통령 전용기”라며 “추락하기 전에 회항하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또한 정 최고위원은 김태호 전 지사의 재보선 출마와 관련해 “총리 낙마한 지 몇 달 됐는데 설마 출마하나 했는데 동명이인이 아니었다. 청문회에서 말 바꾸기와 거짓해명으로 둘러대던 모습이 아직 생생하다”며 “총리는 부적격이지만 국회의원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그러면서 정 최고위원은 “굳이 출마한다면 출마 전에 인사청문회에서 드러난 (박연차 게이트) 의혹과 위증에 대해서 해명하고 사과하는 것이 먼저”라며 “엄밀히 말해 국무총리 향해 이륙했다 정비 불량으로 회항한 전용기다. 지금은 정비를 마저 해야 할 때인데 대통령이 이륙 지시했다고 해도 성급히 다시 띄울 때가 아니다. 추락하기 전에 김태호는 회항하기 바란다”고 강력하게 비꼬았다.

야권, 집중 포화

이외에도 박주선 최고위원은 “이 정권이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간 정치보복 쓰나미인 박연차 게이트 의혹에 연루됐던 김 전 지사가 정치보복의 수혜자로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것은 김해 시민과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박 최고위원은 “김해시민은 한나라당이 연출한 코미디의 주연배우를 자처한 김 전 지사의 연극을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차영 대변인도 논평에서 “총리 자격이 없는 사람은 국회의원 자격도 없다”며 “한나라당은 국민을 우롱하고 기만하는 공천을 즉각 중단하라”고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이와 더불어 민주당 이낙연 사무총장은 평화방송 라디오와 가진 인터뷰에서 “여러 차례 여론조사를 해 본 결과 야권 단일후보가 10퍼센트 이내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참여당 양순필 대변인도 논평에서 “김태호 전 지사의 김해 출마는 부적격 인사를 구제하기 위한 회전문 공천일 뿐”이라며 “총리 후보자로 지명됐다 잇따른 불법 행위로 낙마한 김 전 지사는 출마 자격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처럼 여야 양쪽에서 견제와 질타를 집중적으로 받고 있는 김태호 전 지사가 앞으로 어떻게 난관을 뚫고 나갈 것이며 중앙정치 무대에 입성할 수 있을지 정계 전반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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