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계열분리 및 3세 경영 본격화”시각 우세

[시사포커스 = 강현주기자] 한진해운 최은영 회장의 두 딸인 조유경·유홍씨가 지난 1월말 대한항공 지분을 3000주를 장내 각각 매각했다. 처분 이후 이들 자매가 보유한 대한항공 주식은 각각 2만 2000주, 2만 3000주가 됐고, 최 회장은 대한항공 주식을 5만 2000주 보유한 상태이다. 이에 최 회장 일가가 범 한진가에서 계열분리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지난해 대한항공 지분을 일부 처분하고 한진중공업과 한진중공업홀딩스 지분을 전량 매도한 사실’과 연계시키며, 최 회장이 한진그룹과의 계열분리와 함께 두 딸들에게 경영세습에 나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 회장, 여성 오너로서 면모 과시

한진家는 창업주인 고 조중훈 회장이 타계한 이후, 첫째인 조양호 회장이 대한항공을, 둘째인 조남호 회장이 한진중공업을, 셋째인 故 조수호 회장이 한진해운을, 넷째인 조정호 회장이 메리츠화재를 각각 이끌어왔다.
 

한진해운의 경우, 3남인 고 조수호 회장이 한진해운 계열을 맡아 왔으나 지난 2006년 타계하면서 부인인 최은영 회장이 경영일선에 나섰다.

특히 최 회장은 지난해 지주회사인 한진해운홀딩스를 설립하고,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며 그룹 최고경영자로서의 면모를 보여 왔다.

최 회장은 NK그룹(옛 남경그룹) 최현열 회장과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넷째 여동생인 신정숙씨 사이에서 첫째 딸로 태어나 경영감각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 회장뿐 아니라 농심 신춘호회장, 일본산사스식품 신선호 회장, 푸르밀 신준호 회장이 최 회장의 외삼촌들이다. 롯데가를 배경으로

최 회장은 일본에서 대학을 나와 졸업 후, 조수호 회장과 결혼해 내조에만 신경을 써왔었다.

또 최 회장은 일본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유경,조유홍 자매를 일본 와세다대 국제학부에 유학 보내기도 했다. 장녀인 조유경씨는 영어와 일어, 스페인어를 능통하게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토대로 와세다대를 졸업한 후 미국 뉴욕에서 인턴생활을 마친 뒤, 귀국해 종종 공식석상에 모습을 내비쳐왔다. 이 같은 유경씨의 행적에 대해 재계 일각에선 “최 회장이 딸을 한진해운 경영에 참여시키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진해운은 지난 2002년 창업주 조 회장 별세 이후 셋째인 조수호 회장 몫으로 남겨진 회사이지만, 현재 지분 구조상 조양호 회장의 지분이 최 회장측 보다 많기에 경영권 분쟁의 소지가 다분해왔었다.

이와 관련, 지주회사인 한진해운홀딩스의 최대주주는 현재 대한항공이다. 대한항공과 한국공항의 한진해운홀딩 지분은 27.4%로 최 회장과 양현재단 등의 지분 26.49%보다 조금 앞서 있다. 하지만 자사주 12%가 있어, 현재 최 회장측이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경영권 분쟁은 없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재계에서는 ‘한진家의 경영권’분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조양호 회장은 “사실무근”이라는 표현으로 일축해오며 가족간 화목을 강조해왔다.

특히 한진해운 계열분리에 대해 조 회장은 “조카들이 경영권을 갖게 되면 자연스럽게 분리될 것”이라고 밝혀왔다.

이러한 배경 하에서 최 회장도 “(한진그룹과의) 계열분리는 어떤 시점이 되면 자연스럽게 되는 문제지, ‘언제 가서 하겠다’는 구체적인 타임 스케줄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언급해왔었다.

이어 최 회장은 “조양호 회장도 한진해운이 조수호 전 회장 가족의 회사임을 인정하고 있고, 독자경영이라는 ‘큰 그림’에 동의한다”며 “지금까지 독자경영을 해왔고 거기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었다.

그는 이어 “재무구조 개선 약정이 체결된 상태에서 오너들 간의 지분 경쟁은 있을 수 없다”고 일축해왔다. 한진해운홀딩스 관계자도 계열분리에 대해 “이 문제는 경영진에서 판단할 부분”이라고 짧게 답했다.

한편, HMC투자증권의 김정은 선임연구원은 한진해운이 올해 높은 매출실적과 영업이익을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한진해운의 올해 매출액은 10조 5,702억원, 영업이익은 7,873억원, 순이익은 3,283억원으로 추정했다. 김 연구원은 “올해는 컨테이너시황의 수급 발런스가 유지되면서 경기회복에 따른 물동량 증가 및 운임 상승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형선박 도입으로 수요증가분을 흡수와 함께 유가 상승의 영향을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하면서 한진해운에 대해 밝은 전망을 제시했다. 올해 한진해운의 물동량 증가율은 전년비 16.8%, 운임 증가율은 33.8%증가할 것으로 가정했다.

이는, 최회장의 경영일선 이후 이루어 낸 성과라는 점에서 그룹에서 독립해 독자생존에 나서도 충분히 생존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주들에게 심어주고 있다는 평가다. 시간 흐름에 따른 차분한 그룹 계열 수순 과정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