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TV <6시 내 고향>에서 맹활약, ‘어른돌’로 인기몰이 중

KBS 1TV <6시 내고향> (이석진 CP)에서 매주 수요일 '시골길 따라 인생길 따라' 라는 코너에서 시골버스 안내양으로 맹활약을 펼쳐 어르신들의 ‘어른돌’로 사랑받고 있는 김정연 씨가 2집 <고향버스>를 발표, 본업인 가수로 돌아왔다.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실 그녀는 ‘노래를 찾는 사람들’ 출신이다. 노래 외에 여러모로 다양한 활동을 해온 그녀는 벌써 방송 17년차 베테랑이기도 하다.

- 이번에 2집 <고향버스>를 발표했는데, 어떤 노래인지요?

▲ <고향버스>는 KBS 1TV '6시 내고향'에서 제가 안내양으로 1년여 동안 시골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우리 어르신들에게 받은 각별한 사랑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고민하다 만든 노래예요. 멜로디나 가사가 시골에 계시는 우리 부모님들처럼 무척 순수하답니다. 연령층을 불문하고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도록 만들었죠. 그러니까 어머님, 아버님을 향한 뜨거운 제 사랑을 고백한 순박한 노래라고 할까요? (웃음) <고향버스>는 폴카리듬에 레게리듬을 섞은 정박자로 시작되는 쉬운 멜로디구요, 제 입으로 이런 얘기해도 되나 싶지만 제 목소리가 깔끔하고 맑은 편이거든요, 그 점을 최대한 살려 만들었습니다. <고향버스>는, ‘꽃을 든 남자’ ‘화장을 지우는 여자’ 같은 수많은 히트곡을 만든 작곡가 김정호, 작사가 한현빈 씨 작품이에요. 

- 그 중 앨범에 실린 ‘마지막 사랑’이란 노래가 참 애절한데 특별한 사연이 있나요? 

  제 1집 타이틀이었던 ‘사랑하니까’가 첫사랑을 시작하는 상큼한 세미트로트라면, '마지막 사랑'은 헤어지고 난 후의 처절한, 끝난 사랑을 표현한 발라드예요. 사랑의 끝에는 마침표가 있듯. 우리네 인생에도 마침표가 있잖아요. 또, 그렇게 애절한 사랑이 없다면 사는 게 재미없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마지막 사랑'에서는 사랑 뿐 아니라 폭을 넓혀 인생의 실연도 담으려고 했죠.(웃음)

- 김정연 씨를 전국에 알려 준 프로그램, <6시 내고향> 시골버스는 특별할 거 같아요.

▲ 올해로 20주년이 된 KBS 1TV의 간판 프로그램 <6시 내고향>은 제 인생 목표를 바꿔준 아주 소중한 프로그램이에요. 제가 하고 있는 ‘시골길 따라 인생길 따라’ 코너는 대단한 포맷이나 특별한 장치가 있는 것도 아니구요. 매 주 정해지는 곳을 달리고 버스에 실제로 오르고 내리는 시골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버스 안내양으로 분한 제가 듣는 게 전부입니다.
  파란만장 인생사를 살아온 어르신들이라 그런지 화제가 끊이질 않아요. 그 분들의 입을 통해 나오는 이야기들은 때로는 웃음을, 때로는 눈물을 흘리게 만들죠.

  화투 치려고 버스비 20원을 깎는 할머니, 남편의 사망신고를 위해 시골버스에 몸을 실었던 할머니가 사망신고서를 들고 눈물 흘리던 장면, 10남매를 둔 어르신의 잔칫날 모인 40여명 대가족들의 정겨운 모습, 산꼭대기에 살기 때문에 짐은 도르래를 이용해 날라야 하는 노부부의 힘겨운 삶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해요.

 리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진행이 되기 때문에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돌발 상황들이 속출하지만, 오히려 재미를 배가시키는 에피소드를 낳는 일이 비일비재하답니다. 다행히 제가 17년 동안 방송해온 노하우를 현장에서 발휘 할 수 있어서 저도 더 재미있구요.(웃음)

  하지만 버스에 오르는 시골 어르신들과 얘기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걸 배우고 생각하게 됩니다. 시골 버스 승객은 대개 60~80세 어르신들이에요. 70대 할아버지가 80대 할머니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일은 흔하죠. 장을 오갈 때 버스를 이용하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손에는 언제나 묵직한 짐이 들려 있는데 그 짐 이상의 삶을 무게를 지탱하시는 모습에 가슴이 아파올 때도 많아요. 제목 그대로 시골길 따라 버스를 타고 가면서 인생의 길이 뭔지 많이 배우고 있답니다.

  그래서, 저를 진짜 안내양으로 알고 있는 우리 어르신들에게 더한 기쁨을 드리기 위해 가수로 꼭 성공하기로 결심 했죠. 사실 히트곡 없는 가수로 살다보면 서러울 때가 많아 노래를 포기하고픈 마음이 들기도 하거든요. 그런 저에게 가수로 성공하고픈 목표를 세워 준 프로그램이 바로 <6시 내고향>이니까 저한테는 이 프로그램이 가수의 은인인거죠. (웃음)

- 현재 불교 방송에서 진행하고 있는 라디오 프로그램도 할 얘기가 많을 것 같은데?

▲ <트로트 전성시대>라고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밤 9시 5분부터 10시까지 진행하고 있어요. 진짜 트로트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신청곡 위주로 음악을 들으려 하고 있죠. 그래서 제작진이 선곡하는 노래 이외에 월, 화, 수요일에는 청취자 사연과 신청곡을 받아 많이 들려 드리고 있어요. 라디오 DJ 하는 게 제 꿈 중 하나였는데 17년간 방송인으로 살아왔던 지난 세월과 ‘노찾사(노래를 찾는 사람들)’ 출신이었다는 게 큰 도움이 된 거 같아요.

- 최근 일본 나고야 영사관에서 주최한 공연도 성공리에 끝마쳤다고?

▲ <한국요리문화대축제>라는 행사였어요. 말 그대로 우리나라의 음식과 문화를 소개하는 자리죠. 일본은 소극적이고 자기표현을 하지 않는 문화를 가지고 있는 반면, 한국은 함께 어울리면서 흥을 돋우는 문화를 가지고 있잖아요. 일본에서 제가 하는 첫 공연이고 또 대비되는 문화를 가진 나라인지라 콘셉트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 고민했어요. 그러다가 어디든 진정성은 통하겠지 싶어 ‘내가 즐기자’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현장에 갔더니 마이크 상황이 좋지 않아 중간 중간 생소리로 노래를 해야 하고 반주도 끊겨서 당황했지만, 그냥 우리 정서대로 흥을 가지고 노래를 즐겼죠. 일본인 한 분을 무대에 올려 춤출 수 있게 해드렸고요. 그랬더니 많은 일본인들이 함께 어울려 주시더라구요.

  영사관 관계자 분들도 “가수가 방해될까봐 속으로만 좋아하고 감동 받아도 살짝 우는 게 일본인들인데, 행사장 안에서 함께 손잡고 뛰는 일은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라며 놀라셨어요. 그때, ‘가수로서의 성공도 중요하지만, 한국과 일본 문화가 서로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성공한 것이다’라고 생각했어요. 우리 민족 정서가 일본에서 제대로 통한 거죠.

- 앞으로의 계획은.

▲ 본업이 가수인 만큼 히트곡을 가진 성공한 가수가 되는 게 첫 번째 목표구요. 또 하나는 시골 어르신들이 제게 붙여준 별명이 있어요. 수다쟁이 안내양, 말쟁이 안내양.(웃음) 그래서 저에게 기회가 주어준다면 예능계 ‘수다 녀? 수다 가수? 수다 안내양? 수다 아줌마? (웃음)’로 꼭 태어나고 싶어요. 요즘 연예인들은 본인이 가진 재능 이외의 것으로도 팬들에게 즐거움을 드려야 하잖아요. 저 역시 가수로, 방송인으로, 아줌마로, 안내양으로 살아가고 있는 인생이니까 가요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찾는 가수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는 '노찾사 출신 가수'답게 삶의 무게도 들어있어야 되겠지요? 너무 어려운건가요? (웃음) 그래서 오늘도 저는 나 자신과 힘겨운 질주를 하며 죽어라 달리고 있어요. 이름하야 ‘명품 김정연’이 되려고 하는 싸움이죠. 하하하.
 

  연예인 인터뷰에서 자주 느끼는 꾸며지거나 형식적인 대답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어떤 자리, 어떤 역할을 하건 자신이 하는 일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는 사람,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임을 인터뷰 내내 느낄 수 있었다. 어떤 말도 덧붙일 필요 없이 그녀를 알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앞으로 그녀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어디로 어떻게 튈지, 우리는 그녀의 행방을 계속 추적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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