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산업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의 산실

국내 유일의 항공기 최종조립업체인 한국 항공우주산업(KAI)의 서울 본사가 지난 달에 T-50 고등훈련기 생산라인이 있는 경남 사천으로 이전했다. ‘대기업 본사가 서울을 떠나 지방으로 가는 이유’에 대한 답은 간단하다. 우리나라 항공 산업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는 사천으로 KAI의 서울본사, 창원공장, 대전연구소를 집적하면 기업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으며 국가 균형발전 및 경제발전의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상남도와 사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사천지역 국내 항공우주산업 육성 계획’과 더불어 이러한 ‘KAI의 사천본사 이전 계획’은 인근에 있는 항공 기능대학, 경상대 항공학과, 경남항공고등학교(http://www.hanggong.hs.kr)의 항공 산업 인력 양성과 산학연 클러스터 협력체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시류에 편승하여 올해 학교발전자문위원회를 결성하고 항공기술인 양성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한 특수목적 고등학교가 있어 화제다. 바로 사천 인근의 고성에 자리 잡고 있는 국내 유일의 공립 항공고등학교인 ‘경남 항공고등학교’가 그 주인공이다. 21세기 국가 전략사업인 항공우주산업을 선도할 항공기술인 양성 중심 학교로서 주목받고 있는 이 학교의 저력과 발전가능성에 대해 알아보고, ‘수도권이 아닌 경남 고성에 국내 유일의 공립 항공고가 있냐?’며 반문하던 이들에게 시원한 답을 해주고자 한다. □ 성실한 항공 산업 기술인 육성 경남 고성군에 위치한 경남항공고등학교(교장 이장우)는 ‘성실한 항공 산업 기술인 육성’이라는 교육목표 하에 설립된 특수목적 고등학교이며 실업계 공립 고등학교이다. 한 학년은 항공기계과 4학급, 항공전자과 2학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반 정원은 30명이다. 중학교 졸업과 동등 이상의 학력이 있는 자로 출신중학교장의 추천을 받은 자는 남녀불문 지원 자격이 있으며 입학 후에는 항공 전공과목을 단계적으로 공부하며 이론뿐만 아니라 실습교과를 병행하여 항공기술에 대한 다양한 기능을 습득한다. 또한 3학년 2학기에는 산학연계교육의 일환으로 항공 산업체 실습을 나가며 졸업 후에는 산학협력 과정의 연장으로 KAI, 삼성 등 우수한 산업체에서 일할 수 있다. 졸업 후 취업을 원하는 학생은 항공기정비업이 아닌 항공기생산업에 종사하게 되며,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은 대부분 항공 및 기계계열 관련학과로 진학한다. 단순암기 위주의 학습을 탈피하고 현장실습위주의 전문 및 이론교과수업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이 4년제, 2년제 대학 항공 및 기계분야 학과로 진학을 하거나 항공 산업 분야에 취업을 하는데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자매결연 업체인 KAI와 대한항공, 삼성 테크원 등의 현장업체 견학, 에어쇼(Air Show)관람, 항공 기체실습실 보유 4대의 항공기의 점검, 정비작업은 경남항공고등학교에서만 누릴 수 있는 또 다른 흥밋거리이기도 하다. 경남 항공고등학교는 대학진학과 취업을 하고자 하는 학생 모두에게 다양한 방법을 제시해 준다. 실업계 특목고의 특성을 살려 취업을 목표로 하는 학생에게는 실습교육과 산업체 실습을 통한 전문지식과 기술 교육에 중점을 두어 학생들이 각종 관련 자격증을 쉽게 취득할 수 있게 하며,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에게는 방과 후 자율학습과 특기적성 교육 및 내신 성적 관리지도로 수시모집에서의 합격 가능성을 높여준다. 최근 들어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이 늘고 대학 진학자 수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여서 학교에서도 진학을 희망하는 예비 항공고생들에게 다음과 같은 이점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는 실업계특별전형에 유리하며, 둘째는 연계교육대학이 많아 입학이 유리하며, 셋째는 학교가 농어촌에 위치해 있어 주변에 유해환경이 없고 기숙사 시설이 완비되어 있어 교육․환경적으로 유리하며, 넷째는 가정형편이 어려우나 공부를 하고 싶은 학생이 장학금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유리하다. 작년에 지원된 총 장학금액은 1,300만원으로 약40명의 학생에게 전달되었다. 그 외에도 항공고등학교 전교생은 수업료 전액이 면제된다. 학교 측은 성적이 좋은 학생이나 그렇지 않은 학생, 가정환경이 어려운 학생 등 다양한 입장에 있는 학생들에게 학교생활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며 학생들이 입학 시 가졌던 항공에 대한 애정을 키워나갈 수 있게 도와준다. □ ‘기능인’에서 ‘창업인’의 마인드까지 경남 학생과학 발명품 경진대회, 전국 학생과학 발명품 경진대회, 대한민국 발명전시회에서의 매년 꾸준한 입상을 하고 있는 항공고의 ‘창업 발명반’ 학생들은 지난 2004년에는 경남대학교가 주관하는 우수창업아이템 경진대회에서도 우수상을 받아 주위의 이목을 끌었다. 즉, 발명과 같은 ‘기능인’의 영역 뿐 아니라 비즈니스와 같은 ‘창업활동’ 분야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게 된 것이다. 항공고등학교 내부 동아리인 ‘창업 발명반’은 중소기업청이 선정하는 ‘우수창업동아리’로 선정되었고, 현재 동아리 내에서 창업이 이루어져 UNI(유앤아이, 사업자 김현수)와 홍인(弘人 , 사업자 이용태)이 통영세무서에 사업자 등록을 마치고 활동 중이다. 이와 같은 많은 실적과 다양한 활동은 학교, 교육청 및 유관기관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에 의해 이뤄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항공고등학교 학생들은 고교시절부터 기능인으로서의 자질과 더불어 기업가 정신을 함께 습득하여 훌륭한 재원으로 커가고 있다. □ 학교의 발전을 위해 솔선수범하는 믿음직한 리더 올해로 부임 3년을 맞는 경남 항공고등학교 이장우 학교장은 항공고의 발전과 학생들의 진로 및 학교 생활을 위해 일선에서 애쓰는 분이다. 이 교장은 올해 학교발전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학교홍보 및 학교발전을 위한 구체적이고 현실적 방안들을 모색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학학연계 및 산학연계를 위해 대외적으로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다부진 외모만큼이나 학교를 빈틈없이 운영하고, 언제나 솔선수범을 보여 교직원들의 신뢰를 이끌어 낸다. 그는 항공고등학교 부임 첫해에 아침마다 운동장 제초작업을 했고, 다른 교직원들을 시키지 않았다고 한다. 스스로 행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다른 교직원들이 십시일반(十匙一飯)하여 1년여 만에 제초작업은 끝이 났고, 이 일로 그는 교직원과 학생들로부터 믿음직한 리더라는 평을 듣게 되었다. 학교를 위한 큰 일, 작은 일을 불문하고 앞장서서 일을 처리하는 학교장의 이 같은 모습은 항공고의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하게 한다. □ 미래를 위한 지속적인 투자 1935년 고성공립농업보습학교로 개교 이래 1951년 고성농업고등학교(3년제 6학급), 1991년 고성농공고등학교(전자과 증설)로 교명이 변경되었다가 지금의 ‘경남항공고등학교(항공과 증설)’로 확정된 것은 지난 1997년의 일이었다. 즉, 항공고등학교라는 특수목적 실업계 고등학교라는 정체성을 가진지는 올해로 9년째, 과거에 이뤄낸 성과보다는 미래에 이뤄낼 발전가능성과 기대주로의 가능성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하는 전도유망한 학교이다. 이는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의 현황과 같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성과보다는 수 년 혹은 수십 년 후의 성과와 발전가능성을 믿고 국가가 21세기 전략사업으로서 항공우주산업 분야에 지속적인 투자를 하는 것처럼 항공고도 항공우주산업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할 미래의 인재를 키워나가는데 지속적인 투자와 노력을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나 지역사회 차원에서의 지원, 대학과 산업체 등과의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며, 고부가가치 첨단산업인 항공우주산업의 발전가능성을 믿고 내일을 준비하는 학교 측을 너무 재촉하지 않고 따뜻한 격려를 해줄 수 있는 지역주민들의 성숙한 태도도 필요할 것이다. 민관 및 산학 연계를 돈독히 하여 항공우주산업 분야의 우수인재를 양성하는 경남 항공고등학교의 밝은 미래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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