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산건설 일산블루밍위시티 부실시공 의혹

[시사포커스=정연우 기자] 경기도 일산동구 식사동에 위치한 ‘일산블루밍위시티’ 아파트 입주민들이 분양당시의 공지사항과 다르게 건축되었고 부실시공이 많다며 집단 움직임에 나섰다.

일산블루밍위시티는 10월말 입주예정이었다. 하지만 입주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자신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준공저지, 잔금납부거부 및 입주거부운동을 할 예정이다.

비상대책위원회가 주장하는 것은 부실 미시공 사례가 입주 후 보수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는 데에 있다. 비상대책위에 따르면 사전점검시 수백 건의 부실 공사 사례가 지적됐다는 것.

또 분양당시 모델하우스에서 분양사직원들이 계약을 유도하기위해 모형 미니어쳐 및 팜플렛 등을 통해 여러 가지 장점들을 고시했으나 시행되지 않은 것도 많다고 비대위는 주장하고 있다.

블루밍위시티 한 계약자는 “이달 말 입주를 앞두고 얼마 전 사전점검을 했는데, 하자가 한 집에 몇 백건씩일 정도로 말이 아니었다”며 “벽산건설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늦어진 공기를 무리하게 맞추려 했기 때문에 부실시공이 이뤄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본지는 블루밍위시티 입주자 비상대책위원회가 주장하는 부실시공에 대해서 살펴봤다.

블루밍위시티 입주자들이 입주 전 사전점검 결과를 토대로 하자 등의 문제를 제기, 재시공 등 입주민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고양시청에 준공연기를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10월 25일 본지 기자가 비대위 사무실을 찾았을 때 비대위 사무실은 입주자들의 방문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비대위의 황승희 부위원장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블루밍위시티의 문제는 한 두가지가 아니다”며 “견본주택에서 봤던 설치물과 전혀 다르게 지어진 것이다. 이외에도 수백건의 부실시공 사례가 있을 정도”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황 부위원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언론에서 우리가 시청에 난입해 시설물을 부쉈다고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한 뒤 “우리는 시장을 만나기 위해서 갈려고 했는데 시 관계자들이 우리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것”이라며 “만약 문제가 있다는 CCTV를 확인해 보면 알 것이다. 시 관계자도 이 문제를 회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벽산 블루밍위시티 부실시공, 조목조목 파헤쳐보니
견본주택과 실제시공 너무 달라 입주자 충격

벽지 뒤에 곰팡이로 의심되는 자국이 있는 모습

황 부위원장은 블루밍위시티의 문제점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했다. 황 부위원장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블루밍위시티의 오시공과 부실시공 사례는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수백건이 넘는다. 벽지 내 습기로 인해 생기는 곰팡이 문제는 아예 기본으로 나타났다. 비상대책위 자료에 따르면 주방 전기레인지만 보더라도 견본주택 및 분양시 홍보한 책자에는 프랑스산 제품으로 돼 있으나 실제 설치된 제품은 중국산 저급 제품이었다. 가격이 60~70% 수준이고 외양도 많이 달랐다. 

자료에 따르면 바닥마루의 경우 아예 다른 자재가 사용됐다. 분양 홍보시에는 온돌마루로 시공하기로 돼 있었고 색상도 선택할 수 있게 돼 있었으나 실제 시공에는 강마루가 사용됐다. 온돌마루는 합판과 무늬목으로 되어 있는 반면 강마루는 합판과 필름으로 돼 있다. 즉 가격과 품질이 저급품으로 입주민들과 상의없이 교체된 것이다. 

비대위에 따르면 화장실 세면대 역시 엉망이었다. 홈페이지나 견본주택에는 스테인레스 받침대가 없는 제품이었으나 실제 시공시에는 받침대가 사용됐다. 이에대해 비대위는 경기도 품질검수단의 지적사항이며 장기사용시 처짐은 시공사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비상대책위가 제시한 자료에는 블루밍위시티에는 수십개의 오시공 사례가 있었다. 대표적인 예로 견본주택에는 설계 도면에 급수시설 및 배수구 자체가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오수배관 미설계인 것이다. 비대위는 발코니에 배수구가 없으면 장마철 물이 넘칠 수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실내 대리석과 타일은 문제가 더 심각했다. 실내 대리석과 타일의 경우 각기 색상과 사이즈가 다른 것은 물론이고 군데군데 금(크랙)이 가 있었다. 비상대책위가 문제를 제기하자 시공사는 실리콘으로 처리하는 임시방편으로 처리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비상대책위는 “손상품 보수가 아닌 전면 교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뿐 아니다. 외부 산책로 ‘녹도길’(폭 10m, 자전거길 폭 2m + 인도 폭 6m + 자전거길 폭 2m)의 경우 사용승인 전 완공하기로 돼 있었다. 이는 분양홍보자료와 시행사와 합의사항이었다. 하지만 단지 내 녹도길 미시공 또는 미완공된 상태고 단지별 연결 부분 등도 미시공 됐다. 또한 자전거용 도로 역시 미시공 상태였다.

입주자 부실시공 판단, 시에 준공 연기 요구

창틀 고무 베이킹이 빠져 있는 모습

이에 황 부위원장과 비상대책위 300여명은 지난 10월 1일 고양시청을 방문, 해당 국장과 면담을 통해 지난 9월 29일 경기도 아파트 품질검수단의 검수결과와 입주당사자들의 입주 전 사전 점검을 종합한 결과 상당 부분에서 오시공 및 하자 부실공사로 판단된다며 해결될 때까지 관리관청인 고양시가 준공검사를 연기해 줄 것을 요청했다.

입주자들이 입주시한을 넘겨서라도 시공사 측에서 오시공 부분에 대해 재시공해 줄 것과 만족하지 못할 경우 해결될 때까지 고양시가 준공을 연기해 안전하고 쾌적한 주거 공간이 확보되도록 해달라는 입장이다.

또한 시행, 시공사가 경전철이 연결된다며 공사가 곧 시작될 것이라고 광고했으나 실행되지 않았고, 위시티 뒤편으로 신설된다는 서울 문산 간 고속화도로도 지금까지 개통되지 않았으며, 위시티 주변을 흐르는 하천을 정비해 걸을 수 있는 공원화약속도 이행되지 않아 아파트가치가 하락했다고 주장했다.

또, 입주시점인 현재까지 돈사의 악취문제를 전혀 해결하지 못해 삶의 질이 저하됐으며 계약시 고지하지도 않았던 5단지내 어린이공원의 기부체납으로 분양가가 상승됐고, 주변 시멘트공장 잔존으로 인해 분진문제와 소음 등으로 주거지의 가치가 하락했으며, 건물의 하자도 여러 곳이 있다고 주장했다.

시공사, “입주자 만나 협상 할 것”

비대위는 시행, 시공사가 적정한 입주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상황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으며, 비대위는 계약자 전원을 대상으로 하는 비상대책총회를 개최, 계약자들의 뜻을 취합해 공동대응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황 부위원장은 “계속해서 입주자들의 계약서를 위임받고 있다”면서 “앞으로 벽산과 시청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이 문제를 계속 제기할 것”이라며 “또한 문제점이 드러난 것에 대해서는 고발까지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입주민들의 주장대로 시공부분에서 문제가 발견돼 하자보수와 함께 준공허가를 연기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며 “하지만 모든 절차 등을 거쳐 확인 점검한 후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시행사인 벽산건설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다시한번 시 입주자 관계자와 만나 협상을 할 것”이라며 “우리는 입주자가 주장하는 바대로 보수를 하고 있다. 경전철 문제같은 경우 우리도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라 난감하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2천350세대가 입주하는 일산식사지구 벽산블루밍위시티가 이번에 입주민들의 주장대로 시공사 측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하자문제로 결론, 입주가 연기될 경우 지체보상금 등 새로운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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