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원정 성매매 나선 탈북여성 무더기 적발

 

일본에서 원정 성매매를 하던 탈북여성 및 현지 업주가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더욱 놀라운 점은 성매매를 하던 여성과 업주, 이 둘을 연결해준 사람 모두 탈북여성이라는 사실이다. 탈북 당시 큰돈을 들여 한국으로 들어온 이들은 한국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직업을 구하기 힘들어지자 빚을 갚기 위해 원정 성매매에 뛰어들었다. 어려운 결단 끝에 북한을 등지고 한국으로 왔음에도 불구하고 행복하지 않았던 탈북여성들의 씁쓸한 인생 단면을 돌아봤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지난달 22일, 탈북 여성들을 일본으로 데려가 현지 남성을 상대로 성매매를 알선한 마사지업주 탁모(49·여)와 알선 브로커 이모(44·여)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이 두 사람 역시 탈북여성인 것으로 밝혀졌으며, 경찰은 이 밖에 또 다른 브로커 1명과 직접 성매매를 한 탈북여성 13명 등 모두 16명의 탈북여성을 불구속 입건했다.

돈 때문에 일본행

일본에서 유사성행위 업소를 운영한 탁씨는 지난 2002년 한국에 입국했고, 2008년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일본 도쿄 오에노에서 '유메노데' 등의 상호로 마사지 업소를 운영했다. 탁씨는 탈북여성을 일본으로 데려오는 과정에 브로커 이씨를 이용했다.
경찰에 붙잡힌 북한 함경북도 출신의 탈북여성 A(24·여)씨에 따르면 그녀는 2008년 한국에 들어왔다. 먼저 탈북한 남동생(23)의 도움으로 탈북에는 가까스로 성공했지만 한국 생활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갑자기 바뀐 환경에 적응하기도 힘들었고, 북한 말투가 배어 있어 직장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생활고는 계속됐고 그때 이씨가 A씨에게 다가와 솔깃한 제안을 했다.
이씨는 "일본에 가서 일을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꼬여낸 뒤 마음만 먹으면 한 달에 1500만원도 거뜬하다고 덧붙였다. 남동생과 함께 생활고에 시달리던 A씨는 결국 이씨의 꼬임에 넘어갔다.
90일간 비자 없이 머물 수 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이 같은 이유로 A씨는 한 차례에 70일씩 세 차례에 걸쳐 탁씨의 마사지 업소에서 일했다.
마사지업소에서 유사성행위 혹은 성매매를 통해 탈북여성들이 받은 금액은 한 시간당 6000~1만엔(한화 8만~14만원)으로 탁씨는 이 중 절반을 챙겼고, 이 같은 방식으로 지난 2년간 탁씨가 벌어들인 돈은 모두 11억원에 달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일본 원정 성매매에 나선 탈북여성 대부분은 한국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직업 구하기가 힘들어 생활고를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경찰에 적발된 여성 대부분은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의 탈북 비용과 생계비 등을 마련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그곳에서 일했다"고 진술했다. 특히 이들 중 일부는 경찰 조사를 받은 뒤에도 다시 일본으로 건너가 해당 업소에서 계속 일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또 있다. 일본뿐만 아니라 탈북 루트 중 하나인 중국에서도 탈북여성들의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는 것.
중국의 경우 탈북여성 200여명을 보유한 대규모 유흥업소까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더 많은 여성을 보유하기 위해 탈북여성에 대한 인신매매나 납치도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다고.

음란 화상채팅도?

그런가 하면 지난 5월에는 탈북여성들만 고용해 음란 화상채팅 사이트를 조직적으로 운영해온 일당이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에 적발되기도 했다.
경찰에 적발된 이들은 중국 심양, 연길 지역을 비롯한 4개 지역에 속칭 '땐노방'이라는 음란 화상채팅 사이트를 만들어 탈북여성들에게 한국 남성들과 음란채팅을 하게해 14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이들은 국내 남성들에게 사이트 주소와 자극적인 문구가 담긴 SMS 문자를 발송해 회원을 모집하고, 회원들에게 일정시간 음란채팅을 무료로 해주겠다고 유혹한 뒤 높은 이용료를 지불해야 하는 1:1 채팅방으로 유인했다.
다수가 함께 화상채팅을 할 경우 30초당 150원의 이용료가 부과되지만 1:1 채팅을 할 경우 30초당 375원의 이용료가 부과되는 점을 악용한 것. 30초당 375원의 이용료는 1시간동안 채팅을 할 경우 4만5000원에 해당하는 높은 금액이다.
높은 이용료에도 불구하고 많은 남성들이 1:1 채팅을 즐긴 이유는 채팅녀들이 얼굴은 물론, 가슴 또는 은밀한 부분까지 단계적으로 보여주며 음담패설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신체 어느 한 부분이라도 더 보고 싶어 하는 남성과 밀고 당기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사이트가 챙기는 돈은 배가 되기 때문에 채팅녀들은 무조건 채팅 시간을 길게 끌어야했다.
음란채팅을 하는 여성들은 3~5명씩 나눠 일반 가정집에 컴퓨터를 설치하고 남성들을 맞았다. 한국 채팅용어나 타자에 미숙한 여성들의 경우, 함께 일하는 여성이나 관리자들이 도와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경찰에 적발된 이들은 중국에 채팅방을 개설함으로써 단속 가능성이 적고, 탈북여성을 채팅녀로 고용해 국내에 비해 저렴한 인건비로 여성들을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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