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지하광산 700m 땅 아래로 매몰됐던 광부 33명을 구하기 위한 남미 칠레의 세기적 구조 작전은 한편의 드라마다.


구출된 광부 33명은 지난 8월 5일 산호세 광산 갱도 중간 부분에서 발생한 붕괴 사고로 땅에 묻히게 됐다. 당초에는 광부들이 사망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정말 기적이 일어났다. 매몰 17일 만에 33명 모두 ‘피신처’에 생존해 있다고 적힌 쪽지가 탐침봉에서 발견됐다. 이때부터 생존 연장과 구출 작업이 동시에 진행됐고 세계의 이목은 칠레의 한적한 광산으로 집중됐다.


광원들과 구조팀은 희망의 상징'비둘기'로 이름 붙인 지름 10여cm 파이프로 통신과 구호품을 주고받으며 세계가 지켜보는 감동의 드라마를 함께 썼다. 구조팀은 3개의 구조용 갱도를 동시에 파내려 갔고, 광원들은 각자 임무를 나눠 생존 계획을 충실히 이행했다.


깊이 700m의 지하갱도에서 1시간에 1명 꼴로 매몰자를 건져올린 구조 캡슐의 이름은 ‘불사조(피닉스)’였다. 길이 4m 중량 250㎏의 원통형 캡슐로 영상녹화 장치와 산소공급기가 부착된 급조된 첨단 장비다. ‘불사조’의 기술이 암시하듯 이번 구출작업 전 과정은 최장시간 매몰이라는 기록 못지않게 최고 구출기술이 동원된 기록을 남기게 됐다. 외부와 철저히 단절된 지하 좁은 공간으로 물과 식량을 공급한 기술도 전대미문의 기록이다.


탄광 매몰을 비롯한 광산사고는 이 순간에도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다. 특히 중국과 인도처럼 지하자원 개발은 시급한데 인명 구조기술은 낙후한 나라는 이번 칠레의 경우를 본받고 참고할 게 많다. 탄광이 사라지고 있는 한국에선 고층건물 붕괴나 산사태 같은 매몰사고에서 이번 기술을 응용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죽음의 위험을 앞두고도 생의 의지를 포기하지 않고 약자를 우선 배려하는 광부들의 동료애, 결코 구조를 포기하지 않은 지상 구조팀의 불굴의 의지 등은 모두 인간애의 승리라고 할수 있다.


특히 광원들은 구조 갱도 굴착이 50여 일 계속되는 동안, 구조팀과 가족들에게 줄곧 희망과 사랑과 감사와 유머를 담은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그들이 죽음의 공포를 딛고 삶의 희망을 간직한 바탕은 지상의 지원 및 격려와 더불어 굳센 생존 의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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