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대표 “진보대연합 통해 당 성장시키겠다” 일성

진보진영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동안 진보진영은 민주당을 필두로 범야권 대통합의 중요성을 논의해 왔었다. 이런 가운데 진보신당이 조승수 신임대표를 내세우며 민주노동당과의 통합논의에 들어갔다. 지난 선거 패배 이후 수렁에 빠졌던 진보신당이 진보진영통합 카드로 변화를 모색한 것이다. 한편 이 같은 진보신당의 통합제의에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다.

진보신당 조승수 체제로 변화 노린다

진보신당은 6.2지방선거 이후 세력이 많이 꺾이고 말았다. 당을 대표하는 심상정 전 공동대표가 경기도지사 후보직을 사퇴하며 당 내부에서도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노회찬 전 대표가 선거를 끝까지 완주하며 진보신당의 체면을 세우기 위해 노력했지만 오히려 야권에서의 비난을 사며 고배를 마셔야 했다.
결국 노회찬, 심상정 전 대표가 당직에서 멀어지고 새로 조승수 의원이 진보신당의 신임 당 대표 자리에 선출됐다. 그는 지나 15일 치러진 대표 선출대회에 단독 출마해 당선(찬성률 96.1%)됐다. 이번 대표 선출은 노회찬 전 대표가 지난 선거의 패배를 책임지고 물러난 데 따른 것이다.
진보신당의 새로운 당 대표로 선출됐으나 조 대표의 현재 상황은 좋지 못하다. 최근 당 여론조사도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고 정치권에서도 새로운 의제를 제시하지 못해 영향력이 많이 약화된 상태이다.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당의 존속 여부마저도 위태한 상황이다.
최악의 상황에서 조 대표가 선택한 카드는 진보대연합이다. 진보신당 조승수 신임 대표는 “지금은 지난 6·2지방선거 패배 이후 당을 추스르고 재도약하는 과정”이라며 “당 역량 강화와 진보대연합 추진 과정을 통해 당을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진보대연합 추진을 통해 당을 회복시키고 새로운 분위기를 마련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특히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진보대연합이 가지는 의미와 역할이 큰 만큼 먼저 조금이라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진보신당의 진보대연합 첫 번째 논의 상대는 민주노동당이다. 이는 조 대표가 선출되기 전 노회찬 대표가 민주노동당의 이정희 대표와 앞서 한차례 논의했었던 바 있다.
노 대표는 이 대표와의 예방에서 “진보신당은 9월 5일 당 대회에서 새로운 진보정당으로 나아가자는 결의를 했는데 당의 기본 노선이 정해진 것이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새 지도부가 들어서고 진보신당도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서서 양당을 대표하는 지도부가 손을 잡고 큰 힘을 싣는데 나서야 한다”고 손을 내밀었다.
이에 이 대표는 “민주노동당은 진보정치 통합이라는 큰 원칙을 중앙위원회에서 의결한 바 있고, 새 지도부 가 건설되면서 9월 중앙위를 통해 진보정치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실제로 각 지역에서 당원들이 노동자, 농민, 시민사회, 지식인들이 함께할 수 있는 틀을 내부에서 만들어 나가서 진보신당도 함께 논의했으면 한다. 진보정당의 통합에 대해서는 이미 모든 국민들께서 전제조건 없다, 통합해서 힘을 합쳐야 살아날 수 있다고 보고 계신다”고 화답했다.
이처럼 노 대표 때부터 언급됐던 진보대연합이 다시 거론되고 있어 그 가능성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민주노동당-진보신당 통합 가능성, 글쎄?

두 당의 통합 가능성에 대한 여의도 정가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당의 몸집을 단기간 내 불리는데는 확실히 효과적이지만 당내 목소리가 정리되지 않았다는 반응이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모두 진보주의에 속하며 현 사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사회모순의 원인을 바라보는 관점이 틀리기 때문에 괴리감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게다가 진보신당의 조 대표는 기존 노회찬, 심상정 대표에 비해 정치적 무게와 인지도가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다. 그동안 노회찬, 심상정 두 인물에 기대어 당을 유지해왔던 진보신당이었기 때문에 당장 조 대표 혼자만의 리더십으로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주노동당도 난처한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에 통합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민주노동당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진보세력 중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지만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북한 3대 세습 비판 논쟁으로 고립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진보신당과의 연합은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이 대표 역시 이러한 상황을 인식한 듯 조 대표와의 예방을 통해 앞으로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대표는 “조승수 대표와 저의 만남을 기다리는 분이 많을 것”이라면서 “양당이 갈라지면서 상처를 입은 분이 있고, 뭔가 이번에는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 않겠느냐 기대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진보통합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중앙위원회에서 가능한 최대한 빨리, 11월중에라도 당겨 통합문제를 진지하게 의논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두 진보세력의 연합에는 각 당의 목소리를 통합하는 화합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당 대표롤 내세우며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두 진보세력이 내부의 의견을 조율하지 못해 틀어진다면, 이미지개선실패는 물론 당을 지지하는 당원들의 외면으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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