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업의 달인, 배우리 氏 ‘큰돈 좇는 경직된 부업 시각 타파해야’

[시사포커스=양민제 기자] 최근 일부 현직 판사들이 대한변호사협회 등의 초청으로 외부 강의를 통해 고액의 강연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지적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일부 법관들이 받은 시간당 강연료는 최대 70~80만원. 한 판사는 4시간동안 강연을 하고 248만원을 챙겼고, 또 다른 판사는 2시간의 강연을 통해 152만원을 받았다고. 이처럼 일부 법관들이 평일 근무시간과 겹치면서까지 강연함으로써 여타 직종의 월급에 버금가는 강연료를 챙긴 사실에 대해 ‘본업보다 부업에 충실했다’는 논란이 일어났던 것이다.

이와 같은 사태는 비단 일부 사람들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계속되는 경제 불황속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나의 월급봉투로는 생활이 빠듯한 것이 사실이다. 일부 직장인들은 평일 ‘본업’ 이외에 주말 ‘부업’을 통해 추가적인 수입을 얻고자하는 경우도 왕왕 발견된다.

이처럼 ‘투잡(two jobs)’이 필수가 돼가고 있는 현 시대에 ‘부업’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본지는 ‘이베이, 나의 두 번째 월급봉투‘의 저자 배우리(29)씨를 만나 부업시대의 실태와 성공 노하우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작가 배우리 씨는 “누구나 부업을 꿈꾸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전제하고 “특히 최근 온라인쇼핑몰이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이와 관련된 각종 성공스토리는 너도나도 우후죽순 쇼핑몰을 차리게 만들고 쉽게 대박을 꿈꾸게 만들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업은 부업이다’라는 단순한 명제로 ‘부업시대’를 설명했다. 이어 배 씨는 “일부 사람들은 부업을 통해 큰돈을 벌고자하고 혹자는 본업보다 부업으로 요행을 바라기도 한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경제 불황, ‘부업이 정답’

배우리 씨는 현재 <이베이, 나의 두 번째 월급봉투>, <왜 그는 늘 2인자일까?> 등을 출판한 프리랜서 작가다. 또한 전 세계 시장을 상대로 하는 이베이(eBay) 스토어를 통해 부업 생활을 하고 있다.

▲ 이베이(eBay)의 공식 홈페이지

이베이는 우리나라 G마켓과 옥션의 모회사로서 전 세계 40여 개국 구매자들에게 다양한 물품을 판매할 수 있는 시장으로 알려져 있는 곳으로서 배 씨는 現 이베이에서 파워셀러로 활동 중이다. 2003년 스토어를 만든 이래로, 현재까지 전 세계 1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배 씨의 스토어를 방문해 물건을 구입했고, 이로써 배 씨는 매달 꾸준한 부수입을 올리고 있다.

작가가 본업인 배 씨는 이베이를 통해 버는 수익 구조 등을 설명하면서 부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요즘과 같이 경제 불황이 심각한 때는 부업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전제하면서 “대다수의 사람들은 본업은 물론, 부업을 통해서 조금이라도 수입이 더 많아지길 원한다. 매년 오르는 등록금 걱정인 대학생들은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평일에는 본업을 위해 직장을 다니고 주말에는 또 다른 곳에서 직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직장인들도 이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동안 일컬었던 ‘투잡시대’도 지나갔고 ‘쓰리잡’으로 일컫는 시대다”면서 “치솟는 등록금으로 대학생들도 학업 이외에 돈벌이가 필요하고, 자녀교육비와 생활비를 걱정하는 주부에게도 살림 경제에 보탬이 되는 경제활동이 필요한 시기다”고 설명했다. 즉 그에 따르면 ‘부업시대’가 도래했다는 것.

배 씨는 “이러한 ‘부업시대’에 가장 잘 맞는 아이콘이 바로 이베이였다”고 전제하면서 “이베이는 학생과 주부에게는 ‘부업의 수단’이며, 기존 국내 오픈마켓 운영자에게는 ‘새로운 기회’이고, 중소기업에게는 ‘거대 시장’이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배 씨에 따르면 실제로 유행 지난 가죽점퍼를 취급했던 한 중소기업이 재고처분을 위해 이베이로 진출했다가 대기업 못지않은 기업체로 성장한 사례도 있었다고.

국내에서는 옥션 등과 비슷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이베이는 전 세계적으로 사람과 기업들이 물건을 사고파는 장소다. 배 씨는 이베이를 전 세계적으로 3억 명이 넘는 회원 수와 매일 200만개가 넘는 물품이 등록돼 거래되는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 시장이라고 평가한다.

그는 “지난해 기준으로 87억2천700만 달러의 매출과 23억8천900만 달러의 순수익을 기록한 거대한 시장”이라면서 “누구에게나 열려 있고, 어떤 상품도 거래가 가능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특징에도 불구 이베이 시장에 있어서 유독 한국인의 활약은 미미했다는 것.

배 씨는 “이베이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판매자의 수는 최대 5천여 명이며, 이 중 실제 매출이 발생하는 판매자는 2천여 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즉 그는 옥션, G마켓 등의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는 판매자들이 폭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에 반해 더 큰 시장인 이베이에서 만큼은 한국인에게 불모지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이러한 양상에 착안한 그는 블루오션이었던 이베이를 부업의 터전으로 삼고자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이어 이베이에 접하게 된 경위에 대해 배우리 씨는 “지난 90년대, 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스포츠카드(명함 크기 정도의 종이 카드에 미국 스포츠 선수의 사진과 사인 등이 담겨있는 것)를 수집하던 취미가 있었다. 그 와중에 더 좋은 스포츠카드를 구하려고 온라인 검색을 하던 중 이베이를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그 뒤로 이베이에 지속적으로 접속하면서 ‘어떻게 이런 것이 판매될 수 있나’라는 생각을 들게 했던 다양한 물건들이 판매되고 있었다”면서 “문득 전 세계인들을 상대로 물품을 팔 수 있고, 자신만의 독특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는 이베이의 특징에 착안해 ‘용돈이나 벌어보자’는 생각으로 재미삼아 이베이 스토어를 개설했다”고 전했다.

그렇게 개설된 이베이 스토어로 배 씨는 여타 직종의 월급과 비등한 약 150만 원 정도의 수익을 매달 올리고 있다. 부업으로써 얻는 수입이 여타 본업의 월급과 거의 맞먹는 셈이다.

호박에 줄그으면 수박된다, 블루오션의 법칙

▲ <이베이, 나의 두 번째 월급봉투>의 저자, 배우리 氏
배우리 씨가 이베이를 통해 해외로 판매했던 첫 물품은 자신이 취미로 모았던 스포츠카드였다.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원래 미국 등 해외에서는 흔히 통용되는 물품이기에 판매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그러나 부업으로 이베이 스토어를 관리하는 배 씨에게 스포츠카드 판매는 수익을 내지 못하는 단순 거래일뿐이었다.

그는 “당시는 대학생이었던지라 본격적으로 쇼핑몰 규모의 대량물품을 들여오고 대대적으로 판매할 상황은 아니었다”면서 “이로 인해 소규모지만 나만의 독특한 아이템을 찾고자 노력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수익을 낼 수 있는 판매 가능한 아이템을 찾던 배우리 씨는 결국 당시 국내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하던 여성화장품 ‘BB크림’을 주요아이템으로 결정했다.

그 외에도 한국 매장에서 살 수 있는 매니큐어, 스킨, 로션 등 여성 화장품을 이베이에 판매할 물품으로서 등록하기도 했다고. 그는 이에 대해 “이내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면서 “매일 10개 남짓의 물건을 꾸준히 팔리면서 적당한 용돈벌이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그렇게 시작된 배우리 씨의 이베이 스토어는 현재 7년째 이어지고 있다. 기자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아이템에 대해 묻자 배 씨는 ‘아이돌 관련 상품’을 꼽았다.

그는 “소녀시대, 카라, 2PM 등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아이돌 그룹의 인기는 미디어 발달로 인해 전 세계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고 전제했다. 그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아이돌 그룹의 음반이나 관련 상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수요가 증가했고, 나를 비롯한 한국판매자들이 이베이에서 아이돌 관련 물품을 판매하는 추세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아이돌 물품의 판매 구조는 상식 밖이라는 것. 그는 “최근 소녀시대가 광고하는 ○○치킨에서 닭을 시켜먹으면 소녀시대 달력을 선물로 함께 준다. 공짜로 받은 이 달력을 이베이에 내놓았더니 먹었던 치킨의 두 배 값으로 판매됐다”며 설명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다. 극장에서 공짜로 구할 수 있는 영화팸플릿도 독특한 판매 아이템이라고.

그는 “소녀시대 멤버가 더빙작업을 한 영화팸플릿은 소녀시대멤버의 사진이 담겨있다는 이유로 $4에 팔린다. 마찬가지로 소녀시대 멤버 사진이 들어있는 명함크기의 ‘스타카드’도 더할 나위 없는 상품이 된다”고 전했다. 그는 “실제로 특정 멤버의 친필사인이 포함된 카드를 한국 돈으로 80만원에 판매한 적도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어 배우리 씨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재활용 쓰레기로 치부되는 ‘2PM 멤버들의 사진이 붙어있는’ 빈 콜라 페트병이나 ‘SS501 멤버의 사진이 담겨 있는’ 사이다 캔, ‘f(x) 멤버의 사진이 찍혀 있는’ 과자 봉지 등은 한국 돈으로 4~5천원에 되팔 수 있는 아이템들이다”고 전했다.

그는 또 “보통 사람들은 무심코 지나쳤던 물품들로 전혀 생각지도 못하는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남들과 똑같은 사고보다는 ‘호박도 줄그으면 수박된다’는 식의 역발상 사고력이 이 부업세계에서 성공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주객전도’ 부업은 실패의 지름길…“자신이 즐길 수 있는 부업을 찾아라”

배우리 씨는 “쇼핑몰 창업이 한창일 때 유행 따라 그것을 좇지 않고 해외 시장에 나아가보자라는 새로운 시각을 하게 됨으로써 새로운 ‘부업 시장’을 만들게 됐다”고 스스로를 평했다.

이어 그는 부업으로의 성공 노하우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대체적으로 부업을 통해 큰돈을 쫓는 경직된 시각을 갖기 마련”이라고 전제하고 “부업은 단지 부업이다. 부업이란 자신의 본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서포트해줄 수 있는 경제활동이라는 점을 인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부업은 자신이 좋아하고 취미로서 즐길 수 있는 활동으로 하는 것이 좋다”면서 “본업으로 이미 지칠 수 있는 몸과 마음을 가지고 부업으로마저 또 심신을 지치게 한다면 결국 오래 가지 못할뿐더러 경제적인 성공도 가져오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일부 사람들은 ‘부업으로 돈을 왕창 벌겠다’는 심리로 본업과 부업의 경계를 허물기 쉽다는 것.

이어 그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목표를 가지는 것이 성공적인 부업의 시작”이라면서 “학생이라면 학비를 해결해보겠다든지 직장인이라면 부족한 월급을 벌충해 보겠다든지 뚜렷하고 현실 가능성 있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부업을 한다면 자연스레 경제적, 심리적으로 성공을 맛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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