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주관대회 한국 첫 우승!

지난 7월, U-20 여자월드컵에서 당당히 3위에 오르며 한국 축구 사상 최고 성적을 갈아치웠던 태극소녀들이 또 한번 대형 사고(?)를 쳤다.

26일 오전 7시(한국시간) 최덕주 감독(50)이 이끄는 U-17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포트 오브 스페인에서 열린 일본과의 FIFA 여자 U-17 월드컵 결승에서 승부차기 접전 끝에 일본을 제압했다.

U-17 여자축구대표팀이 한국 축구 사상 처음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에서 세계 정상을 밟는 순간이었다.

이번 대회의 우승으로 세계축구계에 한국축구에 대한 확실한 인상을 심는데 또 한번 성공했다.

결승에 오른 한국팀의 선제골의 주인공은 이정은(17. 함안대산고) 선수였다. 이정은 선수는 일본 수비수 두 명이 시야를 가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지체없이 오른발슛을 시도해 골망을 갈랐다.

이어 1-2로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나온 김아름(17. 포항여전자고)의 프리킥 동점골은 대회 공인구 '자블라니'의 위력을 십분 활용한 멋진 골이었다.

김아름의 오른발 프리킥 슛은 그대로 크로스바를 넘기는 듯 했지만, 골문을 앞에 두고 급격히 떨어지며 골망으로 빨려 들어갔다.

후반 33분 이소담(16. 현대정과고)의 오른발 논스톱 슛은 뛰어난 결정력과 대담함이 만들어낸 산물이었다.

한편 전체적인 경기 내용면에서 한국은 압박을 내세운 일본에 밀린 경기를 펼쳤다.

점유율(46-54), 슈팅(15-37), 유효슈팅(9-22), 코너킥(2-8) 등 전 부문에서 열세를 보였다.

그러나 뛰어난 대처능력 및 패스전개를 통한 역습, 정확한 중거리포를 앞세워 승부차기 접전 끝에 승리를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8골로 득점왕에 오른 여민지(17. 함안대산고)가 침묵했지만, 한국이 한 명의 힘만으로 결승에 오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에 충분한 결과였다.

결승 전이 끝난 후 가진 시상식에서 여민지 선수는 대회 골든부트(득점왕)와 골든볼(최우수선수)의 영광을 누렸다.

남자축구에 밀려 무관심속에서 축구를 해야 했던 태극낭자들은 우승이라는 값진 열매로 그동안 받았던 설움을 조금이나마 만회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1954년 스위스월드컵을 통해 FIFA 대회에 처음 얼굴을 내민 한국 축구가 56년 만에 정상을 노리는 수준까지 성장한 셈이다.

1950년 한국전쟁 이후 짧은 시간 내에 '한강의 기적'이라는 극찬을 얻을 정도로 빠른 경제 성장을 이뤄냈던 한국이 축구계에서 다시 한번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는 또 한번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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