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업 폭락! 2분기도 위험하다

올해 이라크전쟁, 북핵문제에 이어 사스까지 가세해 소비심리가 움츠러든 데다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사용을 억제하는 정책이 겹치면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급락하며 전분기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3년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잠정)’에 따르면 올 1분기 실질 GDP는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부진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7% 증가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1년 4분기의 3.5% 이후 5분기만에 최저치이며, 한국은행의 당초 전망치인 3.9%보다도 낮은 것이다. 특히 계절변동조정을 한 실질GDP는 전분기에 비해 -0.4%를 기록, 지난 2000년 4분기의 -1.2% 이후 9분기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또한 국민들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실질 국내총소득(GNI)은 교역조건 악화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감소하며, 지난 98년 4분기 이후 51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이처럼 경제성장률이 급감한 것은 건설투자와 수출이 호조를 보였으나 민간소비가 크게 위축된 데다 설비투자도 계속 저조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1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은 현저히 둔화되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9%에 머물러 전분기의 4.8%에 비해 크게 위축됐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지난 98년 4분기의 -9.2% 이후 가장 저조한 것이다. 또한 투자는 설비투자가 1.6%로 2001년 4분기의 -2.2% 이후 가장 저조했으나 건설투자가 8.1%로 호조를 보이며 전체적으로 4.8% 증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투자 증가율은 전분기의 6.8%보다는 저조한 실적이다. 수출(물량기준)은 섬유가죽제품 등 경공업제품 수출이 감소했으나 반도체 음향통신장비 자동차 등 중화학공업제품 수출이 호조를 보여 19.9% 증가했다. 수입도 18.0% 늘어나 활발한 모습을 이어갔다. 이에 따라 최종 수요에 대한 내수의 성장기여율이 전분기의 20.3%에서 19.5%로 하락한 반면 수출의 성장기여율은 79.7%에서 80.5%로 상승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내수가 급격히 위축돼 낮은 성장을 보였다"며“이라크전과 북핵문제, 신용카드 억제 정책 등으로 소비가 크게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국민소득의 진폭보다 소비의 진폭이 더 확대됐다"며“외환위기 후 소비자들이 경기상황에 상당히 민감해졌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업 성장률 감소 올 1분기 산업별 성장률을 보면 경기침체에 따른 서비스업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서비스업은 도소매 및 숙박업이 -1.4%로 감소한데다 두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가던 금융보험업이 -0.6%의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전체적으로 2.1% 성장에 그쳤다. 이는 전분기의 8.6%, 지난해 평균 8.8%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것으로 지난 98년 4분기의 -3.3% 이후 최저치이다. 반면 제조업은 5.2% 성장하며 지난해 4분기의 8.8%에 비해 둔화되긴 했지만 상대적으로 둔화속도는 덜했다. 특히 건설업은 8.8% 증가하며, 2001년 4분기의 9.7% 이후 가장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서비스업의 GDP 성장기여율은 전분기 51.1%에서 25.9%로 하락한 반면 제조업의기여율은 41.9%에서 47.8%, 건설업은 8.3%에서 14.6%로 각각 상승했다. 2분기도 위험하다 경제 전문가들은 지난 99년부터 4년 동안은 소비가 한국 경제의 성장을 주도해 왔지만 올해 들어서는 이라크전쟁, 북핵문제에 이어 사스까지 돌출하면서 소비심리가 움츠러든 데다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사용을 억제하는 정책이 겹치면서 소비가 경제성장을 억누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더욱 문제는 이같은 소비위축이 2분기에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사스가 새로운 악재로 등장했고 SK글로벌 사태와 카드사 유동성 리스크가 소비심리를 한층 더 악화시키고 있기 때문에 2분기 성장률은 1분기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올해 한국경제는 연간 4% 성장률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전문가는 “2분기에는 사스 영향과 화물연대 파업, SK글로벌 사태 및 카드채 문제 등으로 소비와 투자가 더 위축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2분기 성장률은 1분기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또“하반기 경기 회복여부가 연간 4%성장 달성의 관건이 될 것"이라며“대외적으로는 IT경기와 미국 경제회복 여부, 대내적으로는 카드채와 신용불량자 문제의 연착륙 여부가 하반기 성장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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