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국무총리 김 후보자, 정치경험·행정능력 겸비 세대교체형 총리

청와대 “농민의 아들로서 입지전적 인물인 김 후보자는
지역·세대·계층간 소통과 통합의 리더십 발휘 확신”밝혀

민주당 김 후보자 도덕성, 자질 검증 전방위 공세 예고
박연차 前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돈 받았는지 여부 관건

지난 8일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로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내정됐다. 올해 48세인 김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지난 6·2지방선거 이후 예고한 인적 개편에서 강조한 ‘젊은 세대’를 감안해 세대교체형 총리로 일찍이 거론돼온 인물이다. 이번에 총리로 정식 임명되면 40대 총리 탄생은 1971년 당시 45살이던 김종필 총리 이후 39년 만이다. 10년여 간의 국회의원 보좌관 경험과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원 등에서 일한 경력 등을 통해 정치권에서 경험을 쌓은 것은 물론 두 차례의 민선 지방자치단체장을 역임한 바 있어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정치경험과 행정능력을 함께 갖췄다는 평가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젊은 총리를 통해 국민과의 소통 및 여·야와의 소통 등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뜻이 이번 총리 후보자 지명에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39년 만에 40대 총리가 탄생하게 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8일 대규모 개각을 단행 하면서 신임 국무총리에 김태호 전 경남지사를 내정했다.

김태호 “야당도 중요한 국정파트너”

48세의 나이에 총리 후보자로 지명됨에 따라 김 후보자는 지난 1971년 46세의 나이로 제11대 총리가 된 김종필 전 총리 이후로는 가장 젊은 총리, 역대로는 4번째로 젊은 총리라는 또 하나의 타이틀을 안게 될 전망이다.

김 후보자는 지난 9일 “서로 극단적으로 가면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야당도 중요한 국정 파트너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후보자는 “야당도 과거와 달리 집권 경험이 있는 만큼 국정 고급 정보를 공유하고 논의하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출했다.
김 후보자는 또 국회 청문회와 관련, “열심히 공부하겠다”며 “오늘부터 국정 현안을 착실히 챙겨서 국민이 청문회를 통해 현안 내용에 대해 공감대를 갖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농민의 아들로서 입지전적 인물인 김 후보자는 지역·세대·계층간 소통과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내각에 활력과 역동성을 불어넣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인선 배경을 밝혔다.
실제로 총리가 64살에서 48살로 젊어짐으로써 세대교체 상징성이 커졌다. 이 때문에 젊은 총리를 통해 국민과의 소통 및 여·야와의 소통 등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뜻이 이번 총리 후보자 지명에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이로써 지난 8일 청와대의 8.8 개각이 발표되면서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에게 온 국민의 관심이 쏠렸다.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 이후 39년만의 40대 총리, 최연소 민선 군수, 최연소 광역단체장이라는 화려한 이력까지 더해지며 대중의 관심은 ‘인간 김태호’에게로 집중 된 것이다.
김 후보자는 1962년 경남 거창 출신으로 거창 농림고와 서울대학교 농업교육과를 졸업했으며, 1998년부터 2002년까지 제6대 경남도의회 의원을 지냈고, 2002년에는 한나라당 소속으로 제36대 경남 거창군수에 출마해 민선 2기 최연소 기초단체장으로 당선됐다.
이어 2004년에는 역시 한나라당 소속으로 경남지사에 출마해 전국 최연소 광역단체장으로 당선, 제32대와 33대 경남지사를 지냈다.
김 후보자는 늘 자신을 “소 장수의 아들, 촌놈”이라고 소개한다. 실제로 김 후보자로부터는 시골 사람 특유의 소박함과 소탈함, 그리고 넉넉한 마음 씀씀이를 쉽게 느낄 수 있다는 게 주변의 공통된 평가다.

‘친화력’에 ‘광폭 인맥’ 화제

187㎝의 큰 키에 젊음을 앞세워 술자리에서도 오가는 술잔을 마다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회식 자리에서 그만의 독특한 폭탄주 제조법도 갖고 있다. 경남 마산의 특산 소주에다 맥주를 합한 것으로, 정을 타서 준다는 뜻에서 ‘정탄주’라고 불렀다.
또 술상 위에 있는 모든 술을 한꺼번에 부어 참석자들이 한번씩 나눠 마시도록 한 뒤 마지막 사람이 잔을 완전히 비우는 이른바 ‘화합주’를 즐기기도 했다. 그는 퇴임 전날 도지사로서 마지막 만찬에서도 화합주를 돌리며 “경남의 아들을 잊지 말아달라”고 했다.
김 후보자의 친화력은 거창군수 시절부터 널리 알려졌다. 군민들의 칠순 잔치에 빠짐없이 다니며 피부에 와 닿는 행정을 펼쳤다. “어머님, 아버님”이라고 스스럼없이 부르며 주는 술잔을 마다 않았다고 한다.
이처럼 농민을 꿈꾸던 촌놈에서 출발해 도의원, 군수를 경험하며 서민의 삶을 경험했던 김 후보자에게는 격식을 차리지 않는 특유의 소탈함이 몸에 배어 있다.
특히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붙임성이 좋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러다보니 경남에서는 ‘김태호는 형님이 800명, 아버님이 1000명’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때문에 김 후보자의 ‘광폭 인맥’이 정치권에서 화제를 낳고 있다. 경남권 출신 유명 인사들을 중심으로 끈끈한 인간 관계를 차곡차곡 쌓아온 것이다.
경남지사가 된 이후엔 경남 지역의 야권 인사는 물론, 경제계와 학계 등과도 폭넓은 교류를 펼쳐왔다. 김 지명자를 잘 아는 인사들은 그의 사람 지도를 ‘백지인맥’ 또는 ‘선굵은 마당발 인맥’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백지처럼 두루두루 사람을 사귄다는 뜻이면서도 한번 맺은 인연은 절대 놓치지 않는 친화력을 보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치권에서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 최구식(경남 진주) 한나라당 의원, 조해진(경남 밀양) 한나라당 의원,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현철씨 등과 형·동생으로 호칭하는 관계다.
정치적 아버지인 이강두 전 한나라당 의원과 김동영 전 통일민주당 의원(작고), 박희태 국회의장, 그리고 김학송(경남 진해) 한나라당 의원 등은 부친이나 큰 형님처럼 깍듯하게 모시고 있다. 박 원내대표뿐 아니라, 권영길(경남 창원) 민주노동당 원내대표과 강기갑(경남 사천) 민주노동당 의원 등 야권 정치인들과도 막역한 사이다.
이런 점을 들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김 지명자의 친화력은 분명 여야를 넘어 진가를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호 저격수’ 등장…청문회 험로 예고

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24~25일로 예정되어 있다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청와대 인사 담당자들로부터의 철저한 검증과정을 이미 통과한 사람”이라며 “문제가 없으리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야당에서 김 총리 내정자에 대해 ‘박연차 연루 의혹’ 제기 방침에 대해 “야당에서 (박연차 연루를) 입증할 자료가 없으면 그냥 주장으로 끝날 것”이라며 “(김 후보자가)문제가 있으면 (총리가) 안 될 것이고, 문제가 없으면 총리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박연차 사건 당시 저도 연루된 것으로 보도가 나와 제가 ‘오늘이라도 나를 조사하라’고 했었고, 그 다음날 검찰총장이 나는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며 “공인으로서 (그런 보도는) 어쩔 도리가 없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박병석, 박영선, 박선숙, 이용섭 의원을 청문위원으로 선정했다. 이들 4인방은 정책 현안에 밝을 뿐 아니라 이른바 ‘저격’ 능력도 갖춘 것이 공통점이다. ‘김태호 저격수’가 뜬 것이다
이들은 정책이나 도덕성, 자질 검증 등 분야별 역할 분담을 하겠지만 수시로 정보를 공유해 전방위 공세를 펼치겠다고 다짐하고 있어 청문회 통과가 순탄하지 않을 전망인 가운데 김 후보자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았는지 여부가 이번 청문회의 가장 큰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 문제는 이미 검찰이 수사를 통해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이 때문에 김 후보자측은 문제 될 게 없다며 정면돌파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홍준표 최고위원조차 ‘비리 혐의에 연루된 사람은 총리 자격이 없다’고 말하는 등 검찰의 판단에 상관없이 박연차 돈 문제는 김 후보자를 괴롭힐 가능성이 높다. 특히 야당 의원들은 검찰이 김 후보자에게 돈을 건넸다고 전해지는 뉴욕 한인식당의 여종업원을 조사하지 않은 부분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김 후보자로서는 군 장비 납품업체인 S그룹과 관련된 의혹도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다. 민주당 박기춘 원내수석 부대표는 지난 10일 평화방송에 출연해 “군에 장비를 납품하면서 납품 가격을 조작해 157억 원 정도의 부당 이익을 올린 과정에도 연루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말해 S그룹과 관련한 대공세를 예고했다.
경남지사 재직시절인 지난해 7월 ‘월드콰이어챔피언십(세계합창대회)’가 ‘동네잔치’로 전락해 예산 85억 원을 날린 부분도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재임시절인 2005년 1월에 2년 6개월밖에 안된 3000cc급 관용차를 7천여만원짜리 3500cc 에쿠스로 바꿨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매각한 사건도 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이 밖에 지사시절 공무원노조에 강경한 입장을 취한 점이나 2007년에는 남북교류를 위해 방문했다가 2009년에는 ‘좌파정권 10년’이라고 비판하는 등 오락가락 대북관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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