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지방선거 후폭풍[1]

與 지방선거 승리 후반 정국 돌파구...그 이면엔 당내 복잡한 정치 셈법 숨겨져 있어
수도권, 충청권, 영남권 선거 결과에 따라 ‘현 권력’ 對 ‘미래 권력’ 운명이 바뀐다?

한나라당의 지방선거 선전은 MB정부 후반기 정국 운영에 탄력을 불러 넣어 줄 수 있는 만큼, 이번에 반드시 승리가 필요하다. 이는 향후 국면 과제인 세종시 문제와 4대강 사업, 개헌론에서 정부여당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선 더욱 그렇다. 하지만 지방선거 승패 유무에 따라 내부적으로 깊이 들어 가보면 복잡한 여당 내 정치적 셈법이 공존해 있다. 즉 선거 결과에 따라 여당 내 역학구도가 요동이 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현 정권 레임덕 차단에 안간힘인 이명박 대통령과 차기 대권을 노리는 박근혜 전 대표, 정몽준 대표의 향후 행보에 지방선거 손익분기점 계산에 따라 판도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본지는 여권의 주요 선거 지역인 수도권, 충청권, 영남권의 승패 여부에 따라 이 세 사람에게 득(得)과 실(失)은 무엇인지 집중 조명해 봤다.

수도권 승리, 朴-吳 전략적 구도 발판?

수도권 선거는 다른 지역 선거와는 달리 지방선거의 꽃이라고 비유될 만큼, MB정권의 후반기 집권 운영에 차질을 빗지 않기 위해선 여권의 승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현직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김문수 경기지사후보가 각종 지지율 조사에서 야권 후보들과 격차를 벌리는 등 한나라당이 수도권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수도권 승리는 집권여당과 MB정부에 상당한 추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복잡한 정치적 셈법이 숨어 있다. 즉 누가 추동력을 가져 가냐는 것이다. 한마디로 수도권 선거의 승패에 따라 여당 내 역학구도에 상당한 변화 조짐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서울시장과 경기지사 선거는 차기 또는 차차기 대권으로 가는 길목으로 인식 되고 있는 만큼, 여권 후보가 승리 할 경우 현 정권 레임덕 차단에 안간힘인 이명박 대통령과 차기 대권을 노리는 박근혜 전 대표, 정몽준 대표의 다음 행보에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도권 중에서 서울시장은 차기 대권을 꿈꿀 수 있는 바로미터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재선에 성공 한 후 다음 대권 또는 차차기를 꿈꾸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서 눈여겨 볼 대목은 오 서울시장이 차기 대권 1순위인 박 전 대표와의 스킨십을 주고받으려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오 시장은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에서 여권 후보로 확정된 직후 다음날인 4일 모 라디오 방송에서 출연 “조만간 박근혜 전 대표에게 선거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박 전 대표와 자주 통화하는 사이”라며 친밀한 관계(?)를 강조 한 뒤 “어제 경선 결과가 나오고 난 다음에 축하 전화를 받았다. 아직까지 시간은 정하지 못했는데, 조만간 뵙고 정중하게 (선거지원)도움을 요청드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박 전 대표는) 우리 한나라당의 가장 중요한 하나의 축을 이루고 계신다”며 “아마도 당연히 지방 선거에 나서서 도와주실 것으로 예측이 되고, 그렇게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 한 관계자는 “오 시장이 현재 여야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지만 현재 선거 판도를 위협하는 악재들이 공존해 있는 만큼 그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선거는 언제 돌발 변수가 터질지 모르기 때문에 선거의 여왕이라는 불리는 박 전 대표의 지원을 통해 확실한 승리 굳히기의 포석으로 삼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초 오 시장과 박 전 대표는 회동을 가진 바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선 오 시장이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 MB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자 차기 대권 후보 1순위인 박 전 대표에게 접근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즉 오 시장이 차기 대권 보다는 차차기를 노리고 있는 상황에서 박 전 대표와의 전략적 관계를 유지하자는 것이다. 실제로 오 시장의 재선 성공은 선거 지원을 도운 박 전 대표에게도 수도권 지지율 굳히기라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두 인사의 스킨십(?) 포착은 차가-차차기 대권 전략적 관계에 신빙성을 더해 주고 있다.

이 같은 두 사람의 조우가 전략적 구도로 이어진다면 이명박 대통령으로선 정치적 셈법이 복잡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이 대통령은 자기 친이 세력을 중심으로 서울시장 후보로 내세우려는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이는 현 정권 레임덕 차단과 맥을 같이 한다는 점에서 계파 성향이 없는 오 시장 보다는 자기 측근세력의 서울시장 당선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또한 이 대통령으로선 차기 후계구도를 형성 할 수 있다 점도 염두 한 대목이었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오 시장과 박 전 대표 간 전략적 구도 형성은 여러모로 친이 중심 정권 유지에 위협적인 요소로 볼 수 있지만 야권 후보의 수도권 승리는 향후 정국 운영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만큼, 이 대통령도 우선적으로 여권 후보 승리를 중요시 여길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한나라당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정몽준 대표도 지방선거 최대 접전지인 수도권 승리를 통해 그의 리더십을 한층 끌어 올릴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이는 앞으로 펼쳐질 당 전당대회에서 당권 경쟁이 수월해 질 수 있고 무엇보다 차기 대권 후보다운 면모를 본격적으로 갖출 수 있다는 것이다.

세종시 대리전 ‘충청권’, 박근혜는 웃고 있다?

충청권 선거는 지난해 정치권 최대 쟁점인 세종시 대리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세종시 문제 논란의 중심지인 충남지역의 선거 결과에 따라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세종시 수정개정안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까지 충청권 선거 판세를 살펴보면 먼저 대전에서는 한나라당 박성효 시장과 자유선진당 염홍철 전 시장이 2강 구도를 형성했다. 염 전 시장은 박 시장에 비해 10%포인트 가량 앞서 있다. 세종시 수정 논란의 진원지 충남지사는 자유선진당 박상돈 후보, 민주당 안희정 최고위원, 한나라당 박해춘 후보 간 3파전이 진행 중이다. 박 후보와 안 최고위원은 20%대 중반의 지지율을 기록 중이고 박 후보는 10%대 중반에 머물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선거 전문가는 “충남권 민심은 보면 민주당 등 야당은 친정어머니고 여당은 시누이 같은 모습”이라며 “여당의 고전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충북에서는 현역프리미엄을 바탕으로 한나라당 정우택 지사가 6%포인트 정도 민주당 이시종 후보를 앞서 있지만 불안한 기색은 역력하다.

이 같은 충청권 선거 판세를 분석해 보면 결과적으로 세종시 여파가 여권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충청권은 전통적으로 야권의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현재 여권 소속인 도지사, 시장 등 현직 프리미엄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 현 판세를 볼 때 상당한 고전을 펼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충청권 선거는 세종시를 둘러싼 여권과 야권의 싸움이지만 그 승패에 따라 여당 내 파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세종시 문제는 수정안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는 MB(친이계)와 원안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박근혜(친박계) 간 싸움으로 파장이 일었다.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두 계파 간 대립이 잠잠해 졌지만 지방선거 이후 세종시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또 다시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만약 충청권 선거가 야권의 승리로 끝날 경우, 세종시 수정안 관철을 강조하고 있는 이 대통령과 친이계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충청권 선거는 세종시 대리전으로 보는 시각이 크기 때문에 충청 민심이 세종시 원안 추진을 결과적으로 보여주는 격으로 과연 이를 무시하고 밀어붙일 수 있냐는 것이다. 다른 측면에서 봤을 때 충청권 선거 패배가 집권여당의 쓴잔이 될 수 있지만 반대로 박 전 대표에게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세종시 원안 추진에 앞장 선 박 전 대표가 충청권 민심을 자극, 확고한 기반 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대권 가시화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과거부터 지금 까지 대권 최대 변수 지역인 충청권 표심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정치권에서는 세종시 문제를 두고 현 실세인 MB와 미래 실세인 박 전 대표의 권력 대결로 보고 있다. 이를 해석해 보면 충청권 선거가 세종시 문제로 직결되는 만큼, 세종시로 인해 미래권력을 급부상 시켜 현 정권의 레임덕 조짐을 불러일으킬지 아니면 현 정권의 향후 국정 운영의 돌파구 될지 운명의 갈림길에 놓여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남권, 친이 세력화...MJ, 대권 발판 성사 되나

이처럼 MB정권은 레임덕 차단과 당 주도권 재창출을 위해선 세종시와 더불어 이번 지방선거가 매우 중요하다. 이는 박 전 대표 쪽으로 권력이동 차단이 핵심이라는 점이다. 친이 중심의 영남권 선거 승리 전략 역시 이를 방증하고 있다. 지난 3월 친이계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이 장관직을 사퇴를 하면서 경남지사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가운데 이를 중심으로 영남지역 친박 성향 지자체 단체장을 갈아 치우는 ‘영남물갈이론’이 대두된 바 있다. 특히 이 장관의 경남지사 출마는 이 대통령의 뜻(?)이 담겨져 있다고 알려지면서 경남을 중심으로 영남 지역의 친이 세력 확장을 기대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현재 경남지사 선거 구도를 살펴보면 현 정권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이달곤 후보와 참여정부 초대 행자부장관을 지낸 무소속 김두관 후보와의 대결로 압축되고 있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 간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다. 경남신문과 경남리서치가 지난 3월 조사한 두 전직 장관의 대결에서 이달곤 후보가 37%, 김두관 31% 로 조사됐다. 하지만 경남지사 선거는 노풍(盧風)이 최대 관전 포인트로써 노무현 서거 1주기가 다가오는 만큼, 한나라당으로선 지방선거 당일 날까지 안심할 수 없는 분위기다.

이 후보가 만약 노풍을 꺾고 당선에 성공한다면 앞서 말했듯이 경남지역을 필두로 영남을 친이 세력화의 포석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노풍이 야권의 승리를 안겨다 준다면 영남 지역이 더 이상 여권의 텃밭이 아니라는 점을 각인시키면서 그 책임이 이 대통령에게 전가 될 수 있다. 이는 역으로 지방선거에서 침묵으로 일관해온 박 전 대표에게 관심을 쏠 리 수 있다는 것. 한마디로 대권 기본 발판인 영남 지역의 대지주는 ‘박근혜’ 라는 인식이 재 확산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정 대표도 무소속 당시 옛 지역구인 울산을 중심으로 영남지역 선거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 대표에게 있어 영남 지역은 대권이란 꿈을 이룰 수 있는 보물이라고 볼 수 있다. 영남은 그의 정치적 고향이지만 뚜렷한 지지 기반이 없고 지지층의 충성도가 낮은 만큼, 이번에 한나라당 영남권 전승(全勝)을 통해 확실한 인지도를 구축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정 대표의 대권 가도 발판에 영남을 기본 베이스로 깔아야 하는 만큼, 영남권 승리가 더욱 소중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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