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MJ 대권밀약설 솔솔~

정몽준 의도적으로 박근혜와 대결 구도 형성...친이계 대항마로 가기위한 기회포착
MB, 레임덕 막기 위해 MJ와 전략적 동거...남북정상회담 등도 히든카드로 사용

이명박 대통령과 정몽준 대표의 세종시 수정안 처리를 위한 연합 작전(?)이 본격 가동되면서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며 압박하고 있다. 이러한 발단은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지난 달 27일 스위스 다보스 포럼 참석 중에 20여 분 간 독대를 나누면서 세종시 수정안 처리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박 전 대표의 원안 고수를 저지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이 세종시 수정안 처리를 위해 그를 전면에 내세워 그 대가(代價)로 친이계 대항마 키우겠다는 대권 밀약설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정 대표는 이 대통령와 독대 직후 힘을 얻었는지 박 전 대표의 발언을 자의적으로 해석까지 하는 등 공세를 펼치며 의도적으로 대결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처럼 MB-MJ의 합동 작전이 박 전 대표를 괴롭히고 있는 가운데 이에 본지가 그 속에 담겨진 정치적 셈법은 과연 무엇인지 집중 추적해 봤다.

정몽준 대표의 당내 영향력이 예전과 달리 눈에 띄게 변하고 있다. 불과 몇 달 전 만하더라도 당 핵심 세력인 친이-친박 계파 사이에 치어 힘도 제대로 못 쓰는 허수아비 대표로 낙인찍히기도 했다.

MB, MJ 박근혜 대항마로 키우나

지난해 말 세종시 해법으로 정 대표는 MB+여야 영수회담을 제안했지만 청와대의 외면으로 불발 돼 집권여당 대표의 체면을 구겼고 무엇보다 계파 없는 설움이 더욱 부각되었다. 특히 당 안팎으로 당 입지는 물론 리더십 한계론 까지 대두되면서 내홍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최근 정 대표의 행보에 이 대통령이 힘을 실어 주면서 당내 영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특히 원안을 계속해서 고수 하고 있는 박 전 대표와 맞서 신경전을 펼치며 연일 공세를 퍼붓는 등 적극성을 과시하고 있다.

이러한 발단은 정 대표가 지난 달 27일 스위스 다보스 포럼 참석차 취리히에서 제프 블라터 FIFA 회장을 만나기 전 약 20여 분 간 이명박 대통령과 독대하면서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두 사람이 공대감을 형성, 교감을 주고받았으면 힘을 얻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이 두 사람의 독대로 세종시 수정안 필요성을 재확인 하면서 MB-MJ 연합구축으로 박 전 대표를 저지하고 수정안을 관철시키기 위한 밀약설이 오고 간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즉 이 대통령이 세종시와 더불어 여러모로 박 전 대표를 견제하기 위해 대권 주자인 정 대표를 친이계의 대항마로 키우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두 사람 독대 이후 정 대표가 그토록 원했던 장광근 사무총장 교체가 마침내 성사 되면서 정치적 영향력을 한 것 발휘 할 수 있게 됐다. 정 대표의 뜻대로 된 배경에는 이 대통령이 정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첫 번째로 장광근 사무총장 교체 요구를 수용함으로써 새로운 정몽준 체제를 용인 한 것이다.

이는 당에 계파가 없는 정 대표에게 그 만의 세력을 만드는 것을 인정해 주고 당 주류인 친이계와 긴밀한 연대를 통해 박 전 대표와 친박계를 압박하라는 포석이 깔린 셈이다. 이와 함께 정 대표를 ‘박근혜 대항마’의 면모를 제대로 갖추게 한 뒤 친이계 주축으로 급부상시킬 수 있는 여지도 있다. 아마도 이명박 대통령은 센 사람에게는 센 사람이 대항하는 측면이 낫다고 판단되어 진다.

‘정몽준VS박근혜’, 대권 놓고 전투개시

이처럼 천군만마 얻은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의 수정안 뜻을 이행시키기 위해 세종시 원안을 고수하는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특히 정 대표는 박 전 대표의 뜻을 자의적으로 해석까지 하면서 의도적으로 그를 자극시키기고 있다.

지난 1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세종시 발전안의 의미와 입법방향´ 토론회에 참석한 정 대표는 “박근혜 전 대표도 (세종시) 원안이 좋아서, 필요하기 때문에 원안대로 하자는 것은 아니라고 이해 한다”면서 “큰 걱정은 안 해도 되는 것이 원안을 주장하는 박 전 대표와 정부안을 제안하는 측에는 공통점이 있다”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박 전 대표는) 약속을 했기 때문에 약속을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하는 것”이라며 “정부안은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면 약속의 준수가 반드시 의도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만은 아니라는 면에서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 전 대표는 “너무 기가 막히고 엉뚱한 이야기죠”라며 직격탄을 날린 뒤 혼잣말로 “말도 안되는...”이라며 불쾌감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정 대표는 또 다음날(2일)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도 박 전 대표를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국회의원 뿐 아니라 모든 당원과 모든 것을 터놓고 모든 것을 다 짚어가며 한나라당의 세종시 처방전을 만들어낼 것”이라며 대화를 강조한 뒤 “우리 정치인들은 의욕·야심 때문에 국가대사를 자기 본의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나라가 정치인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인들이 나라를 위해 존재한다는 기본적 사실을 되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정 대표는 “약속의 준수는 그 자체로 선하지만 선한 의도가 언제나 선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고 말해 본회의에 참석한 박 전 대표의 심기를 또 다시 불편하게 했다.

이에 박 전 대표는 간접적으로 자신을 비판한 정 대표의 발언과 관련해 “세종시법(원안)이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해소 등 나라를 위해 도움 되고 잘될 수도 있는데,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이 세종시 문제의 본질”이라고 반박했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박 전 대표의 발언 등에 대해 “정 대표가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세종시 원안을 지켜려는 박 전 대표를 폄하하고, 세종시 원안 고수가 마치 잘못된 것처럼 왜곡하는 말들을 했다”며 “박 전 대표는 이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게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정 대표는 공개적으로 박 전 대표를 비판하면서 대립각을 형성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 대표가 의도적으로 박 전 대표를 자극, 대립구도로 부각시켜 정치적 위상을 한껏 끌어 올리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정 대표가 박 전 대표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이례적이다. 즉 그 동안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중도적 위치에 있던 그로선 세종시 문제가 양극화로 변질 되자 설 곳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것 같다”며 “이명박 대통령과의 독대는 사실상 그의 자리가 정해진 것으로 최근 박 전 대표와의 대결 구도로 통해 친이계의 확실한 자리매김을 위한 전략인 것 같다”고 말했다.

친박계 사이에선 박 전 대표가 정 대표의 의도적 공격에 일일이 대응하지 말라고 박 전 대표에게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 성향의 이 아무개 정치학 교수는 “국민적 지지를 받는 정치인을 공격해 자신의 정치적 행보를 이롭게 하는 것도 포퓰리즘의 한 형태로 정 대표가 이러한 전략으로 박 전 대표를 자극시키고 있다. 이러한 정 대표의 노림수를 박 전 대표가 쉽게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MB, 레임덕 차단 朴을 봉쇄하라

정 대표가 박 전 대표와 대결 구도로 통해 정치적 위상을 부각시켜 당내 영향력을 한층 끌어올린 다는 것은 친이계의 당권 장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도 매우 중요한 사한이다. 즉 박 전 대표의 세종시 원안을 봉쇄하지 않는다면 정권 레임덕이 불러 닥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기 대권주자로 어느 정도 자리 잡고 있는 정 대표를 전면에 내세워 친이계와 함께 박 전 대표의 원안 고수를 저지하려는 계산이 숨어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자신이 박 전 대표와 싸울 수 없는 만큼 그 대타로 정 대표를 내세워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정 대표 역시 당내 계파가 없는 만큼, 이번 박 전 대표와의 대립구도 속에 선방을 한다면 친이계 대표주자로 떠올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에 윈-윈 전략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정치 전문가들은 세종시 운명에 따라 이들 둘 중 하나는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종시 문제가 친박의 승리로 끝날 경우, 당 주도권이 친이계에서 친박계 쪽으로 자연스럽게 움직인다는 점에서 정국운영에 차질이 생긴다. 특히 수정안 처리 실패는 레임덕으로 직결되는 것이 중론이기 때문에 이 대통령이 추진하려는 계획(4대강 사업 집중, 개헌논의, 공기업 민영화, 의료법인화, 방송통신 개혁, 의료 법인화, G20개최 성공 등)들이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이 대통령은 박 전 대표에게 밀리면 끝장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그의 행보에 제동을 거는 데에는 그 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당내 역학 구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이 대통령과 친이계는 이제 갈 때 까지 간 이상, 박 전 대표를 향한 정치적 공세를 더욱 높이고 극한의 대립 구도를 형성해 수정안 통과에 전력투구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잡혀있다.

현재 이 대통령은 세종시 논란으로 정국이 파국을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국면전환을 위한 비장의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바로 남북정상회담 카드다. 이 대통령은 최근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연내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부와 언론 역시 남북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높이면서 이르면 3~4월 늦어도 9월에 성사 될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아직은 확답하기 어렵지만 만약 남북정상회담이 3~4월에 개최된다면 이 대통령의 리더쉽이 최대 이슈로 떠오르면서 세종시 문제 역시 반전을 꾀 할 수 있다고 정치권은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여권 한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개최는 박 전 대표를 압박할 수 있는 히든카드로 보여 진다”면서 “(남북정상회담 개최 성공시) 세종시 수정안 처리는 물론 앞으로 정국 운영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이다. 무엇보다도 레임덕 도래라는 우려의 목소리는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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