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척 기업까지 장악, 경영권 다지기 포석"

동아제약이 ‘지분전쟁'을 예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6촌기업인 ‘제이콤’의 지분을 사들인 것이 문제가 됐다. 이 지분전쟁은 제이콤과 동아제약간의 타우린 독점계약이 흔들리며 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제이콤이 암암리에 동아제약의 지분을 사들이자, 이에 대한 방어로 동아제약이 제이콤 지분을 사들였다”는 것이 대부분의 재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경영권 승계를 위한 초석”이라 분석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동아제약이 6촌기업인 제이콤과 지분전쟁 논란에 휩싸인 내막에 대해 직접 들여다봤다.


동아제약이 지난해 말 있었던 지분거래로 의혹을 사고 있다.

타우린 독점계약 중지… 이에 대항해 동아제약 지분 4% 인수해
일각, “제이콤 통해 4%확보 시 경영권승계 초석 될 것”이라 분석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아제약은 지난해 12월28일 장외매수를 통해 제이콤 주식 258만주를 사들였다. 또한, 시간 외매매를 통해서는 129만6037주를 사들였다.

위협할만한 보유량

또한, 동아제약에 유리병을 제조·공급하는 자회사인 (주)수석을 통해 50만주를 사들였다. 이로 인해 동아제약은 제이콤 주식의 10.32%를 보유하게 됐다.


제이콤은 1998년 5월1일 설립된 회사로 의약품의 유통 및 제조와 줄기세포연구개발, 동물복제 등의 사업에 진출한 회사다. 모자지간인 강용석 씨와 박영숙 씨가 대표이사다. 특히, 강용석 대표이사는 금번에 제이콤 지분을 인수한 동아제약 대표이사인 강정석 대표와는 6촌지간이며 박영숙 대표는 황우석 박사의 장모로 유명하다.
동아제약의 금번 제이콤 지분의 10.32% 매입은 지분구도 및 경영권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제이콤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최대주주는 강용석 대표이사로 회사 지분의 총 15.57%를 가지고 있다. 또한 어머니인 박영숙 대표는 5.25%를 보유하고 있다.


비록 모자 간 지분을 합했을 경우 20.82%의 지분율을 보이고 있으나 매입 ‘한방’으로 3대주주로 올라선 동아제약의 공략에 제이콤은 당혹스럽지 않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동아제약의 자본력이나 회사의 규모로 봤을 때 마음만 먹는다면 추가 매입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한편, 동아제약은 금번 매입에 대해 경영권 참여를 목적으로 회사의 업무집행에 중요한 사항이 발생할 경우 경영목적에 부합하도록 관련 행위들을 결정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독점계약 파기가 원인?

알려진 바에 의하면 금번 지분전쟁의 원인은 동아제약 측의 ‘독점계약 파기’에 있다. 제이콤은 그간 동아제약에 타우린을 독점으로 공급하던 회사였다. 타우린은 동아제약의 ‘빅히트’ 상품인 박카스의 주원료이다.


그러나 최근 동아제약은 제이콤과의 독점 계약을 일시적으로 끊고 제이콤과의 독점권을 해지해 공급업체의 수를 늘렸다. 제이콤 측은 이에 반발해 100%자회사인 비타씨팜을 통해 동아제약 지분 4.39%를 사들였다.

또한, 일부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단일 주주로는 최대주주인 한미약품(8.77%)과 연대해 동아제약을 압박했다. 강 회장 일가가 보유한 4%와 한미약품이 보유한 8.77%를 합할 경우 동아제약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10.16%를 보유하고 있어 동아제약이 불리한 처지에 놓일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본지와 통화한 동아제약 관계자는 “계약을 끊고 일부로부터 타우린을 공급받고 있다”고 전하며 “경영상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일일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동아제약 지분 매입 의도에 대해 제이콤 관계자는 “회사 내부적으로 회의가 진행되고 있는 사안이라 답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눈엣 가시’처럼 보이는 제이콤에 대해 동아제약은 인수까지 불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만약 실제로 한미약품과 연대해 제이콤이 동아제약에 대해 공세를 펼친다면 동아제약은 더 많은 지분매입으로 방어 할 것이며, 이는 곧 제이콤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경영권 승계를 위한 초석”이라 분석하고 있다. 현재 동아제약의 최대주주는 강신호 회장이며 2대주주는 강정석 대표이사이다. 그러나 강 대표의 지분율을 0.54%에 불과하다. 지난 2007년 강신호 회장과 차남인 강문석 씨는 이른바 ‘차남의 난’을 겪었다. 당시 강 씨는 15%의 지분을 늘린 뒤 아버지에 대항했지만 결국 패배하고 말았다.


이러한 경영권 난을 겪은 동아제약과 강정석 대표이사로써는 0.5% 지분율은 상당한 불안요소이다. 하지만 만약 제이콤은 인수해 4%라는 ‘우호 지분’을 획득하게 된다면 이는 동아제약의 경영권 승계에 큰 밑거름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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