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음전 목조 관음보살 좌상을 다시 금칠 하는 과정에서

전남 순천 송광사(松廣寺) 관음전 목조 관음보살 좌상을 개금(改金, 불상에 다시 금칠을 하는 일)하는 과정에서 15~17세기 조선시대 중기 유물들 450여점이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발견된 유물들은 불상 내에 있던 복장물(腹藏物, 불상을 만들 때 가슴 쪽에 넣어두는 유물)로 의복, 직물, 다라니와 각종 경전(經典)들로 보존상태가 양호해 그 보존가치가 클 것으로 판단했다.

이 중 대방광불화엄경합론(大方廣佛華嚴經合論) 73~75권은 대각국사 의천이 11세기에 간행한 교장(敎藏, 대장경에 관한 연구 해석서)을 세조 8년(1462) 간경도감에서 전라도 광주목이 판각해 간행한 판본으로 드러났다.

문화재청은 "현존 유일본의 불경으로 고려시대 교장의 성격을 밝히는데 불교문화사·서지학·인쇄문화사적으로 매우 귀중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또 남성용 저고리와 여생용 배자(褙子) 두 점이 발견된 복식(服飾)도 모두 수준급으로 보존상태도 상당히 양호하다고 덧붙였다.

11점이 확인된 직물편은 명주, 모시, 무명실 등으로 짠 여름옷감인 항라(亢羅)가 발견됐다. 이는 현재까지 조사된 동일 직물로는 시기가 가장 오래됐다고 조사됐다.

복장 유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다라니(기원을 비는 주문) 등은 다시 불상 내로 봉안했지만, 보존이 필요한 유물은 송광사박물관에 별도로 보관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이번 발견된 유물의 관리를 철저히 해 향후 문화재로 지정하는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복장물이 발견된 관음보살좌상은 1662년(현종3년) 경안군(慶安君, 1644~1665, 소현세자(昭顯世子)의 3남)의 처 허씨(許氏, ?~1684)가 발원(發願)해 조성했으며, 17세기 중엽을 대표하는 조각승 혜희를 비롯한 6명의 조각승이 공동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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