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전재희ㆍ박세일의원 누드패러디 물의

KBS 2TV의 심야 시사프로그램인 ‘생방송 시사투나잇’이 15일 방영한 행정도시법 반대의원으로 한나라당 박세일 의원과 13일만에 단식을 푼 전재희 의원에 대한 노골적인 패러디물이 뒤늦게 문제가 되고 있다. 이 패러디 물은 '낙원상실'이란 작품에 발가벗은 전재희·박세일 의원을 합성한 사진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18일 한나라당은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며 KBS 정연주 사장의 사과를 촉구했다. 한편 한나라당의 이같은 반발에 KBS 정 사장은 이날 한나라당 의원들과 면담을 통해 공식사과 함으로써 3일만의 패러디 문제가 일단락되었다. 그러나 이 패러디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네티즌사이에 복사본이 유포가 되고 있어 두 의원의 패러디 문제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사미술전, 박세일 화백 ‘수도상실’ 이처럼 논란에 쉽싸이게 된 것은 지난 15일 이 프로그램의 ‘헤딩라인 뉴스’ 코너의 ‘시사 미술전’에서 “한나라 화단 박세일 화백의 ‘수도상실’이라는 작품”이라며 두 의원의 얼굴과 누드를 합성한 그림이 방영되면서다. 이 프로그램은 한나라당 전재희 의원과 박세일 의원의 얼굴 사진을 누드 그림에 합성해 ‘낙원상실’이라는 제목의 작품으로 벌거벗은 아담과 이브가 손으로 성기를 가린 채 도망치는 듯한 모습을 패러디해 그대로 방송으로 내보낸 것이다. 시사투나잇측은 이 장면을 송출하면서 “행정도시법 통과에 반대,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한 한나라당 박세일 의원과 국회에서 단식 했던 전재희 의원의 타는 속을 사실적으로 표현했습니다”라는 설명을 붙였다. 또 “졸지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돼 이 그림을 보니 심금을 울립니다”라며 전 의원이 직접 말하는 것처럼 나레이션을 넣었다. 한나라당, “경악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문제의 패러디가 방영된 3일 후인 18일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며 정연주 사장의 사과를 촉구했다. 맹형규 정책위의장은 이날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공영방송으로서 할 수 없는 일로, 경악할 수밖에 없다”며 “방송사측의 사과와 책임자 문책을 요구하며, 법적인 조치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무성 사무총장도 “풍자를 넘어서 음란한 방송내용으로 꼭 정치인을 비하해야 하느냐”며 “KBS 사장의 사과를 요구하며 당은 앞으로 법적, 정치적 조치를 다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나라 당은 이날 김 사무총장을 비롯해 여성 의원들이 KBS를 항의 방문했다. 이정현 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단식과 의원직 사퇴로 고통 중인 의원들을 이렇게 모독할 수 있느냐”며 “패러디 대상이 노무현 대통령이나 집권당 실세 여성장관 혹은 의원들이었어도 그렇게 했겠느냐”고 반박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전재희 의원측은 이러한 패러디물 관해 "대꾸할 가치도 없고,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과는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측근은 "같이 맞대응을 하면 같은 부류로 취급받는 것 아니냐"며 "박세일 의원도 비슷한 입장으로 알고 있다"고 소송 등을 할 생각은 없음을 밝혔다. 그러나 이 측근은 "정책에 대한 입장이 다르다고 이런 식으로 매도하는 것은 파시즘"이라며 "제작진은 말할 것도 없고 KBS내에 컨센서스가 이뤄진 것 아닌가"라고 KBS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명예훼손으로 인한 소송은 피해 당사자만이 걸 수 있어 당 차원에서 소송까지 가긴 어려울 전망이다. 그러나 이정현 부대변인은 "지금 법률지원단에서 알아보고 있다"며 추가 강경 조치를 예고했다. 네티즌, “청소년이 따라하지 않을까” 이와 관련, KBS 해당 프로그램 홈페이지에는 비난 글이 잇따르고 있다. 아이디 'coromero'는 "예전에 청와대 홈페이지에 박근혜 대표를 여성 폄하적으로 조롱하는 패러디가 올라와서 난리가 났던걸 모르나?"라며 "최소한 어느정도 예의를 갖추고 방송을 해야지"라고 지적했다. 'co8018'은 "아나운서분은 접대부 소리 들어서 소송을 거니 마니 해놓고는 패러디는 선정적인 걸로 보내고 잘하는 짓이다"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아이디 ‘kaggd'인 네티즌은 “KBS의 시사투나잇이 심야에 방송하고는 있지만 그 시간대에 청소년들이 볼 수도 있다”면서 “이러한 패러디를 청소년들 따라하지 않을까”라며 우려했다. 정 사장,“변명의 여지 없어” 공식 사과 이처럼 한나라당의 강한 반발과 패러디 문제가 네티즌 사이에 비난이 일면서 정연주 KBS사장이 18일 '박세일ㆍ전재희 의원 패러디 방송'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이날 오전 11시 KBS를 방문한 7명의 한나라당 의원들은 KBS구관 6층 제2회의실로 안내돼 KBS 관계자, 취재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정연주 사장과 40분간의 면담을 가졌다. 정 사장은 "표현방식이 명화를 빌린 패러디라고 하지만 내용이 여성비하와 성적모욕을 느낄 수 있는 것이었고, 특히 13일간 단식한 전재희 의원을 주제로 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본다"며 "이 자리를 빌어 공식적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또 "개인적으로 취임 2주년이 다돼 가는데 오늘이 제일 화가 많이 난 날"이라며 "방송의 품위유지나 품격과 관련해 일정한 선을 분명히 넘어서는 부적절한 것이었고 공영방송의 이미지에 먹칠한 것"이라고 패러디 물에 대해 거듭 유감을 표시했다. 그는 "시사패러디 부분에 대해 내부에서 문제제기가 있어 왔는데, 봄 개편 때까지 기다릴 수 없게 됐다"며 "당장 시사패러디 코너를 없애야겠다는 게 제 뜻이고 내부에서 그렇게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고 프로그램 폐지를 시사했다. 패러디 사건 이외에 '시사투나잇' 자체의 정치적 편향성에 대한 한나라당의 문제 제기에 대해 정 사장은 "그 동안 노 대통령을 비롯한 이헌재 전 부총리 등도 현안이 있을 때마다 패러디의 대상이 됐다"면서 "이번 일은 정치적 편향성을 갖고 한나라당을 목표로 해서 한 일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해명했다. 한편 정 사장의 사과에 앞서 한나라당의 강경 대응에 시사투나잇측에선 "패러디일 뿐"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생방송 시사투나잇 김현PD는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패러디의 원작은 '낙원 상실'이라는 명화로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콘셉트와 잘 맞아 사용한 것일 뿐"이라며 "명화를 성적 코드와 연결시키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었다. 이 패러디 문제는 가시화된지 3일만에 정 사장의 공식 사과로 일단락되었지만, 당사자인 전 의원과 박 의원의 충격은 쉽사리 가시지 않을 것을 보인다. 가뜩이나 당사자인 전 의원과 박 의원은 13일간의 단식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이고 의원직 사퇴를 고려하고 있어 심적 고통은 더 할 것이다. 또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 패러디 물이 네티즌사이에 상당량 퍼져있어 이 격랑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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