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솝 우화에 나오는 어린양 이야기를 한토막.

어느날 어린 양이 길을 잃고 헤메다가 늑대들 우리로 들어가 버렸다.늑대들은 어린 양을 대환영하며 자리까지 만들어 주었다. 그러나 늑대들의 속마음에는 어린양을 빨리 잡아 먹어야 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다만 주위에 보는 사람들의 눈이 하도 많아 잡아 먹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늑대들은 장시간 회의를 거쳐 사람들의 시선이 사라지면 어린 양을 잡아먹기로 하고 그전까지는 가장 선량한 모습으로 어린양을 보살피며 맛난 음식과 친절한 말만 골라서 하기로 했다. 아직도 세상 경험이 부족한 어린 양은 금방 자신이 늑대우리에 잘못 들어온 것을 깨달았다. 이미 늦었다고 생각한 어린 양은 며칠이라도 더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늑대들의 비위를 맞추려고 한다.

어린양은 늑대의 울음소리를 흉내내어 울면서 늑대들의 비위를 맞추며 노력을 했다. 어린양은 늑대들보다도 더 큰 소리로 목청을 돋구며 울어댔다. 그것은 어린 양이 늑대 우리에서 잡혀 먹지 않고 살아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 이었다. 한나라당이 정운찬 내정자가 총리가 될 수 있도록 온몸으로 야당을 막아내고 있다. 그러나 쉽지 않아 보인다. 정 내정자 역시 이번 인사 청문회를 통해서 너무 많은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 오죽하면 새벽 인사청문회가 끝난 다음 집에 들어가니까 부인과 자식들이 “눈물을 흘리며 맞아다”라고 소회했다.

정 내정자는 “청문회를 끝낸 직후의 심정은 솔직히 착잡했다. 부족한 사람인 건 맞지만 나쁜 짓을 한 몹쓸 사람은 아니지 않느냐”면서도 “내가 야당 의원 입장이었다고 하더라도 일부 세금 문제에 대해서는 꼬집는 질문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 내정자는 “아들딸도 도덕적으로 잘 살겠다는 다짐을 했다”면서 “청문회에서 고생했지만 배운 게 많았다. 나와 가족에겐 청문회가 하나의 축복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국민 열 명 중 여섯 명 가까이가 정 내정자가 “총리직을 수행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서치플러스’에 따르면 국민의 58.3%가 소득세 탈루 등 도덕성 문제를 들어 정 내정자의 총리직 수행에 부정적 의견을 보였다. “청문회에서 드러난 문제들이 총리직을 수행하지 못할 정도의 흠결은 아니다”라는 응답은 35.6%에 그쳤다. 모름-무응답은 6.1%였다.
국민들이 이번 인사청문회를 보면서 정 내정정자에게 너무 많이 실망을 한 것이다. ‘이솝우화’의 내용처럼 과연 정 내정자가 총리가 된다면 늑대의 우리에 들어간 어린양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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