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안

배우 조안이 여배우가 지켜야할 모든 것을 역행하며 영화 ‘킹콩을 들다’의 역도소녀로 변신했다. 캐스팅직후부터 다이어트와는 거리가 먼 역도소녀가 되기 위해 체중을 7kg이상 불리고 먹기 시작한 것. 사실 그는 영화관계자들 사이에서 “캐릭터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연기자”로 통하기도 한다. 데뷔작인 영화 ‘여고괴담3’를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드라마 ‘첫사랑’과 고소영과 닮은 외모로 화제가 됐던 영화 ‘언니가 간다’에 출연하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이번 영화에서 새롭게 만들어 낸 캐릭터인 시골소녀 영자 역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에서 영화 ‘킹콩을 들다’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영화의 주연배우인 조안은 영화 속 살찌운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다시 날씬한 예전의 그로 돌아와 있었다. 하얀색 리본이 달린 어깨가 훤히 드러난 미니 드레스를 입은 그는 같이 출연한 주연배우인 이범수와 함께 등장했다. 이어진 포토타임에서 그는 이범수와 팔짱을 끼며 다정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는데 영화 속 사제지간인 그들은 쑥스러운 듯 연신 웃음을 터트렸다. 기자간담회마저도 유쾌한 그의 영화를 들여다보자.



시골 역도소녀로 완벽 변신

영화 ‘킹콩을 들다’는 2000년 전국체전에서 총 15개의 금메달 중 14개의 금메달과 1개의 은메달을 휩쓸었던 시골 고등학교 소녀 역사들의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여배우가 지켜야 할 모든 것 역행하며 7kg 불려, 제대로 망가진 연기 보여줘
캐릭터에 대한 두려움 없어, 시사회 관객들, “조안의 재발견이다”는 호평일색


미래를 꿈꿀 수조차 없는 가난하고 불우한 환경의 시골소녀들에게 역도를 가르쳐 주고 역도를 통해 삶에 대한 희망을 갖게 만드는 역도코치의 모습을 통해 인생의 멘토가 된 진정한 스승의 면모를 보여준다.

영화에서 조안은 가난하고 외로운 아이지만 낫질로 다져진 튼튼한 어깨 하나 믿고 역도를 시작한 순박한 시골소녀 ‘영자’역을 맡았다.



사격부에 들었지만 총을 살 돈도 없고 매일 굶는 일이 다반사였던 영자는 이지봉 선생(이범수 분)을 만나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운동인 역도를 알게 된다.

그러면서 영자는 국가대표 역도 선수의 꿈을 이룬다.

이 역할을 위해 7kg 이상 체중을 불린 그는 얼굴에 땟국물이 흐르고 버짐이 가득한 분장을 통해 시골소녀 영자로 완벽하게 변신한다.

그는 역도선수를 연기하기 위해 촬영 전부터 실제 선수 못지않은 고된 훈련을 받으며 여배우로서 예쁘게 보이기보다 훈련하고 기합 받는 육체적인 연기를 한 것.

더욱이 그는 실제 20대 후반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영화 속에서 여중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앳되고 귀여운 모습을 선보여 촬영현장의 스탭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는 후문이다.

이 같은 조안의 열연에 이날 시사회에 참석한 언론매체와 관객들은 “조안의 재발견이다”, “진짜 중학생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완벽하다”는 등의 호평이 이어졌다.

때문에 그는 “아직 얼떨떨하다”며 “육제적인 연기와 웃고 우는 감정적인 연기를 통해 관객들에게 진정성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특히 박건용 감독은 “조안은 자신에게 솔직하고 당당한 두려움없는 연기자”라며 “진지하고 진실한 연기를 보여주는 외유내강형배우”라고 그를 추켜세웠다.



“여배우 되기 잠시 포기했죠”

사실 역도는 단순히 무거운 중량을 들어 올리는 것이 아닌, 몸의 균형과 리듬이 중요한 스포츠다.

자신의 체중보다 훨씬 무거운 바벨을 들어 올려야 하기 때문에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허리와 튼튼한 하체가 필수요소인 것.

때문에 역도선수에 어울릴 법한 체격이 중요한 캐스팅 조건이었다.

더구나 시골여중의 여자역도선수가 되겠다고 선뜻 나서는 여배우는 없었다.

다이어트와 피부 관리 등 여배우로서 해야 할 모든 것을 역행하는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변신에 두려움이 없는 조안은 달랐다.

‘영자’ 캐릭터를 위해 식이요법과 혹독한 트레이닝을 받았고 그 결과 제로에 가까웠던 근육량을 한 달 만에 7kg가량 늘렸다.

촬영 3개월 전부터 수백 번에 걸친 대나무 봉 들기, 남자 스탭들도 힘겨워 했던 자갈밭에서 쇠사슬로 묶은 타이어 끌기, 산 정상까지 바벨 들고 뛰기, 수백 번의 윗몸 일으키기, 얼어붙은 겨울 냇가에 맨손으로 빨래하기 등 극의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한 그와 다른 여배우들의 혹독한 훈련은 촬영이 끝날 때까지 계속됐던 것.

여기에 그는 단순히 살만 찌우는 것이 아닌 운동선수로서의 탄탄한 몸을 갖춰 완벽한 역도선수로 변신한 것이다.

90일간의 촬영기관 동안 온몸에 멍과 손바닥의 굳은살을 달고 살았던 그는 ‘고된 촬영과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 과정을 어떻게 견뎠냐’는 질문에 “순수한 시골 소녀에서 금메달리스트에 도전하는 국가대표 선수 영자를 통해 오히려 내가 감동 받았다”며 “영자가 거친 훈련 과정을 견디면서 그와 더욱 가까워졌다”고 답했다.

또한 그는 “여자를 떠나서 연기자로서 제대로 망가지고 제대로 연기하고 싶었다”며 “어떻게 하면 더 망가지고 역도선수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까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조안이 제대로 망가진 영화 ‘킹콩을 들다’는 88서울올림픽 역도 동메달리스트 출신의 시골 여중 역도부 코치와 가진 거라고는 힘 밖에 없는 시골 소녀들이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하는 기적 같은 이야기를 그리며 오는 7월2일 개봉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