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된서리 맞은 사연

배우 고현정 내세운 옥션, ‘마트 대신 옥션’ 강조…공격 타켓은 신세계 이마트?
옛 황태자비의 화려한 귀환?…‘노이즈 마케팅’ 덕에 옥션은 뜨고 신세계는 곤욕

유통업계의 일인자인 ‘신세계’가 오뉴월에 때아닌 된서리를 맞았다.
된서리를 맞은 주인공은 바로 신세계 이마트. 최근 이마트는 ‘마트 대신 옥션’이라는 문구를 앞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인터넷 오픈마켓 ‘옥션’의 집중 타켓으로 낙점(?)돼 한바탕 곤욕을 치루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우연인지 필연인지 옥션의 공격적인 광고 마케팅 속 주인공이 바로 과거 신세계의 황태자비였던 배우 고현정씨이기 때문. 이에 “옥션의 칼날이 신세계를 향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라는 속담이 생각나는 대목이기도 하다.


▲ 신세계그룹


최근 유통업계의 강자, 신세계 이마트가 한바탕 곤욕을 치루고 있다.

그동안 경쟁상대로도 여기지 않았던 온라인 유통업계 강자인 ‘옥션’으로부터 대대적인 도전장을 받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옥션은 과거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의 처였던 배우 고현정씨를 앞장 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어 재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과거의 사모님이 ‘오늘의 적’(?)으로 돌아온 격이란 거다.


옥션, ‘한판 붙자’ 도전장

한 여인이 대형할인마트 카트에 물건을 한가득 싣고 하늘로 기분 좋게 날아오른다. 여인의 얼굴에는 함박꽃이 가득하다. 그러자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신’인 듯한 근엄한 목소리가 “여인아 즐거우냐?”라고 묻는다.

이에 여인은 “마트에서 돈을 무척 아낀 것 같습니다”라고 한껏 격앙된 목소리로 대답한다.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배우 고현정씨의 결혼 당시 모습.
하지만 그것도 잠시, 신이 “안타깝구나. 마트를 안 거치면 가격이 내려가는 법”이라고 말하자 여인은 바닥으로 곤두박질 쳐진다. 그리고는 마트 모형이 커다란 손가락에 의해 거세게 날라 가 버리고 신은 “옥션이 가격을 참되게 하리라”라고 말하며, “마트 대신 옥션”을 강조한다.

최근 인터넷 오픈마켓 옥션이 선보인 광고의 내용이다. 온라인 유통업계의 강자였던 옥션이 ‘마트 대신 옥션’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온라인의 쇼핑몰들이 아닌 오프라인의 마트들에 ‘한판 붙자’고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는 “옥션의 대주주인 이베이가 최근 옥션의 최대 라이벌이었던 G마켓을 인수하면서 G마켓과의 차별화를 위해 옥션이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전자기기와 패션상품이 주를 이루던 온라인 쇼핑몰에서 생활용품과 식품 등 이른바 ‘마트 상품군’이라 불리는 상품의 판매가 늘고 있는 추세 또한 그 이유로 꼽히고 있다.

실제 옥션의 경우, 지난해 식품과 생활용품 거래금액이 전년대비 각각 48%, 37% 증가했다. G마켓 역시 지난해보다 식품과 생활용품 매출 비중이 38.2%로 2007년에 비해 4.2%가 늘은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옥션은 최근 빠르게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마트 상품군에 대한 강화에 나서면서 오프라인 마트 이용 고객 모셔오기에 발 벗고 나선 것이다.


칼날의 끝은 ‘이마트’를 향해?

하지만 재계 호사가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왜 옥션이 마트에 도전장을 내밀었냐”가 아니다. “왜 광고 모델이 하필 고현정이냐”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 마트업계에는 신세계 이마트를 비롯해 삼성테스코의 홈플러스, 롯데의 롯데마트 등 여러 마트업체들이 있다. 하지만 하필 옥션이 날을 세운 ‘칼날 광고’ 속 여인이 신세계와 남다른 인연을 가진 고씨여서 재계 호사가들의 호기심 어린 관심을 받고 있는 것.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인 고씨는 지난 1995년 세간의 큰 관심을 받으며 정용진 부회장과 결혼했다. 하지만 이들의 결혼 생활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고씨와 정 부회장은 결국 결혼 8년6개월여 만에 끝내 파경을 맞았고, 이들 부부의 이혼 배경을 두고서도 온갖 설들이 난무했다.

그 중 연예인인 고씨를 탐탁지 않게 여긴 삼성가 여성들이 고씨를 빼놓고 영어로만 대화를 했다는 등의 루머는 익히 잘 알려진 얘기 중 하나다.

때문에 재계 호사가들은 “옥션의 광고를 보면 저절로 신세계 이마트가 떠오른다”며 “고씨와 옥션이 서릿발을 세우고 있는 상대가 공통적으로 이마트가 아니겠냐.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더니 딱 그런 격”이라고 말했다.

▲ 고씨를 전면에 내세운 옥션 광고의 한 장면.
더욱이 고가의 화장품과 냉장고 등과 같은 고급 상품의 광고만 찍던 고씨가 돌연 생활용품과 식품 같은 마트 상품군의 모델로 나선 것 역시 이해가 가질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또다른 일각에서는 “고씨의 등장을 통한 ‘노이즈 마케팅’을 노린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마트, 왜 하필 그분이야…

이에 대해 옥션 측은 “단지 고현정씨의 수수하고 털털한 이미지 때문에 광고 모델로 선정했을 뿐”이라며 “‘마트 대신 옥션’이란 문구도 옥션에서도 마트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그 외에 다른 의도가 있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이마트 관계자 역시 옥션의 광고에 대해 별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관계자는 “광고에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간단하게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은 “신세계 입장에서 고씨를 내세운 옥션 측의 광고가 마냥 달갑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더욱이 새로운 경쟁상대로 옥션이 도전장을 내민 만큼 유통업계 1인자인 신세계가 그에 응당한 어떤 조취를 취하지 않겠냐”고 전망했다.

때문에 일각은 ‘하룻강아지’ 옥션에 ‘범’ 신세계가 뜨거운 맛을 보여줄 것인지, 아니면 홈플러스와 롯데에 이어 옥션과 손을 잡게 될 것인지 궁금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편, 신세계는 최근 신세계 출입기자들의 4박6일 네덜란드 견학에 억대의 경비를 댄 것으로 알려져 세간의 빈축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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