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1년 민심 성적표 미니 총선

여야가 이제 본격적으로 4·29 재보궐 선거 체제에 들어갔다. 법안전쟁을 마무리한 정치권이 4월29일 치러질 재·보궐선거 준비에 본격 돌입 한 것이다. 거물급 정치인들은 속속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고, 여당은 5일부터 후보자 공모를 시작했다. 한나라당은 ‘도덕성’에 민주당은 ‘참신성’에 무게를 두고 선거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한나라당은 야당의 발목잡기로 인해 경제살리기 법안이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했다는 점을 선거에서 강조할 예정이다. 반면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이 경제난을 심화시켜 결국에는 서민경제 마저 파탄이 났다는 점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특히 여야 모두 이번 선거를 이명박 정부의 중간 평가로 보고 있다. 따라서 여야는 선거 결과에 따라 정국주도권이 좌지우지 된다는 점을 감안, 일부 지역의 경우 전략공천을 검토키로 하는 등 전략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야 정치권 본격적인 4·29 재보궐 선거 체제에 돌입
與 “야당의 발목잡기 강조” 野 “MB 정권 중간평가”

오는 4·29 재보선은 이명박 정부 1년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이 강해 벌써부터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 벌금전과자 공천배제

한나라당은 ‘도덕성’을 기준으로 재보선 후보를 선출하겠다는 방침이다. 윤상현 대변인은 “공심위 회의에서는 공천심사 기준을 5가지로 확정했다”면서 “심사기준은 후보자의 도덕성과 당선 가능성, 전문성, 당·사회 기여도, 지역유권자 신뢰도”라고 밝혔다.
또한 윤 대변인은 “이번 재보선 공천에서는 상급 선거의 공천을 위해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이 사퇴하거나 파렴치 및 부정부패 범죄는 벌금 전과라도 원칙적으로 배제키로 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국회의원 재보선이 확정된 지역은 인천 부평을, 경북 경주, 전북 전주 완산갑, 전북 전주 덕진 등 4곳으로 모두 18대 국회의원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이 상실된 곳이다.
기초단체장은 ▲경기 시흥시, 지방의회는 ▲서울 광진2 ▲강원 양양1 ▲전남 장흥 2, 기초지역 선거구는 ▲광주 서구 갑 ▲충북 진평 나 ▲전남 영암 갑 ▲경북 경주 마 등이다.
이중 가장 관심사는 박희태 대표의 출마 여부와 이재오 전 의원의 귀국이다. 이는 선거판에 핵심 변수가 될 수 있고 여론 추이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럴 경우 친이-친박 계파별 분배가 공천 과정에서 쟁점화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고 당 내홍은 불가피할 것이다. 여기에 경제난에 대한 책임 및 2차 입법전쟁에서 보여준 ‘모래알 정당’이라는 비판도 뛰어 넘어야 할 과제다.

경주는 ‘뜨거운 감자’

한나라당내서 이번 재보선 지역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지역은 경주다.
경주는 18대 총선 공천 파동의 주역인 친이계 핵심 정종복 전 의원이 복귀를 준비하는 지역인 동시에 박근혜 전 대표 측근인 정수성 예비역 장군이 무소속으로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친이 직계로 당 부총장 출신인 한나라당 정종복 전 의원과 박근혜 전 대표의 안보특보를 지낸 정수성 전 육군 대장의 대결로 친이-친박계의 여론 향방을 판단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작년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공천 파동의 주역 중 한 명인 정종복 전 의원과 무소속으로 출마한 정수성씨의 맞대결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표와 한나라당 친박진영의 움직임과 이에 대한 이 대통령 직계들의 맞대응 가능성이 벌써부터 당내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최근 이상득 의원이 부산에서 친박계 중진들과 조찬 회동을 갖는 등 양 계파간 접촉면을 늘리려는 시도도 있지만 경주 선거가 과열 양상으로 흐를 경우 양측의 골이 깊어지는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지난 해 총선 공천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했던 정 전 의원에 대한 친박계의 거부감이 적지 않다.
여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정수성씨는 “당선 시 한나라당에 입당하겠다”고 밝혀 이들의 당락 여부에 따라 친이-친박간의 기세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민, 돌아온 거물들

민주당은 이번 4·29총선에서 정세균 대표를 중심으로 민생 행보를 이어가며, ‘MB 악법’을 포함해 현 정부의 잘못된 국정운영을 집중 공략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특히 개혁공천에 방점을 찍고 외부의 참신한 인물을 물색하는 데 팔을 걷어 부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유정 대변인은 “재보선 승리를 통해 언론악법 저지를 위한 동력을 마련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가장 큰 관심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한광옥(67)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최고위원의 전주 완산갑 재선거에 출마다.
이로써 완산갑에 출마를 선언한 후보는 오홍근 전 국정홍보처장과 김형욱 민주당 정세균 대표 특별보좌관, 김광삼 변호사, 김대곤 전 국무총리비서실장, 김대식 전 전북도교육위 의장, 유희태 전 기업은행 부행장, 이상목 연청중앙회 부회장, 이재영 전 SK텔레시스 고문, 송기도 전북대 교수, 이광철 전 의원 등 12명으로 늘어났다.
민주당의 고민은 바로 여기에 있다. 사실 전주 완산갑은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의 출마설이 나돌던 가운데 한 최고위원이 출마를 선언한 곳이다. 자칫 신구 주류간 갈등이 계파 정치 부활로 이어질 경우 겨우 자리 잡아 가던 당 정체성에 흠집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여야 격전지 ‘부평을’

다른 선거구가 여야가 서로 나눠먹는 선거구인 반면 ‘부평을’ 선거구는 여야간 지지색채가 뚜렷치 않은 곳이어서 이곳의 승패에 정치권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MB 정권이 대선 당시 수도권의 열렬한 지지에 기반해 당선한 만큼 이번 선거 결과에 MB정부와 집권여당에 대한 여론 향배가 직결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부평을 선거구에 출마할 후보들 역시 여야를 막론하고 모두 거물급 정치인들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나라당에서는 원외로 빠져있는 박희태 대표의 부평을 출마설이 거론되고 있다.
박대표는 재보선 출마설과 관련해 “부평을 쪽은 거기가 완전히 빈자리니까 얘기하는 것은 뭐라고 말 못 하겠지만 양산은 지금 현역 의원이 그대로 있어서 빈자리가 아니다. 따라서 양산은 좀 빼주면 좋겠고, ‘부평을’은 빈자리니까 그런 데는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고 강조해 ‘부평을’에 출마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

친이(정종복)-친박(정수성) 경북 경주서 계파 대리전
정동영-한광옥 ‘전주 완산’ OR 박희태-정동영 ‘부평을’

또한 박 대표는 “자꾸 양산 얘기를 하면 지금 그 지역구 출신이 얼마나 곤혹스럽겠느냐”며 “빈자리도 아닌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나 자신이 정말 비난받을 일이다. 기왕 선거에서 이기려면 어려운 곳에 나와 살아야 되지 않겠느냐”며 또 한번 ‘부평을’ 쪽에 무게를 실었다.
하지만 출마 후 당선하면 민심의 재신임을 확인하는 최고의 시나리오지만 낙선 시 당 대표로서의 직분을 유지하기 어렵고 조기 전당대회 논란과 함께 여권 분란을 가속화할 수 있어 출마 확정 여부에 대해선 아직도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민주당에서는 정치일선 서 물러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부평을’ 출마 여부가 관건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최재성 전 대변인은 “정 전 장관이 다시 현실 정치에 나선다면 당내 정권 창출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정계 복귀에 일단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그는 오는 4월에 치러질 재보선 출마와 관련해 “지난 대선 때 굉장히 많은 표 차이로 져 당시 이명박 후보자에서 자리 내줘 우리의 잘못을 인정하고 있는 가운데 정 전 장관의 출마가 당원 대다수나 국민여론을 설득하는데 무리한 감이 있지 않나 싶다”고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반면 민주연대 공동대표인 이종걸 의원은 정 전 장관 출마 여부와 관련 성명을 내고 “이번에 있을 공천 심사에서 전 장관을 배제하는 것은 민주적 개혁 공천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며 4월 재보선 출마를 옹호했다.
정 전 장관의 경우 아직까지는 전주 덕진 출마가 예상되고 있으나, 대선후보까지 지낸 정 전 장관이 당선이 확실시되는 텃밭으로 출마한다면 정세균 대표와의 갈등 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부평을 출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부평을 선거구는 민주당은 홍영표 우석대 유통통상학부 초빙교수와 17대 국회의원 출신의 홍미영 전 의원이, 민주노동당에서는 김응호 인천시당 사무처장이 출사표를 던졌으며 조화훈 창일애드에셋 인천본부 영업이사와 서영신씨 등 무소속 후보도 등록을 마쳤고 한나라당에서는 이호성 전 인천시장 예비후보와 박현수 변호사, 남국찬 정당인, 김대회 한국경영정보연구원 원장, 임낙윤 전 인천경기지방 병무청장, 이수일 전 국토통일원 정책보좌관, 김진호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가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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