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통령 정몽준 極秘 프로젝트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발 빠른 차기 대권행보를 하고 있다. 최근 정 최고위원은 실타래처럼 얽힌 국내 정치상황과 새로운 한미관계를 풀어나갈 핵심인물로 떠오르면서 여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그동안 취약점이었던 당내 지지기반 약화의 문제점을 친이계 특히 이재오계와 손잡고 풀어나가고 있다. 실제로 정 최고위원은 당내 지지기반을 견고이하기 위해 친이계 인사들과 물밑접촉을 하고 있다. 친이계 인사들과 식사를 하거나 이들이 주관하는 행사에 참여를 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초·재선의원들과 골프회동을 하는 등의 방식으로 삼삼오오 조를 짜서 만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정 최고위원은 특별히 도와달라는 얘기는 하지 않지만 초·재선 의원들이 스스로 알아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한다.

친이계와 손잡고 박근혜 전 대표와 진검승부
정치권 “정몽준, FIFA 회장보다는 대통령…”

18대 최다선인 6선 의원임에도 불구하고 오랜 무소속 생활로 당내기반이 취약한 정몽준 최고의원으로서는 초등학교 동창이자 당내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대결구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친박과 버금가는 계파구도 마련을 해야 한다. 때문에 ‘이재오 카드’를 쓰고 있는 것.

이재오 전의원와 함께 힘을 합쳐 지난번 대선에서처럼 박전대표를 누르고 ‘포스트 이명박’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 or FIFA 회장

이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은 최근 모 TV 프로그램에 출연, “2011년 국제축구연맹 FIFA 회장 선거와 2012년 대선 중 하나를 선택해 출마하겠다”고 출사표 던졌다.

그러나 여의도의 많은 관계자들은 정 최고위원이 FIFA 회장보다는 18대 대통령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정 최고위원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위해 입법활동과 정책 어젠더 개발을 위한 정책연구소를 열었다. 그는 여의도 한서빌딩 4층에 ‘해밀을 찾는 소망’이란 이름의 정책연구소 개소식을 가진 데 이어 첫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해밀’은 ‘비가 온 뒤에 맑게 갠 하늘’이란 뜻의 순수 우리말로, 국가적 난제를 극복해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연구소의 실무 책임은 정 최고위원의 특보인 인병택 전 주도미니카 대사와 정태용 전 국방장관 보좌관, 홍윤오 전 홍보특보가 맡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정책연구소의 내실을 다지기 위해 정치와 통일·외교, 경제 등 분야별 자문교수단 20여 명을 위촉해 정례 세미나와 토론회를 개최하고 현안 이슈에 대해 정치적 관점에서 정책을 분석·평가·개발할 예정이다.

그는 또 자신의 사재를 털어 설립한 ‘아산정책연구원’을 한국의 싱크탱크로 육성하기 위해 오는 11월께 광화문 인근에 지상 3층, 지하 3층 규모의 새 건물에 입주하는 동시에 연구 인력도 대거 확충할 계획이다.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입지 공고

아울러 전국을 순회하며 지방분권화와 국토균형개발을 통한 국가 경쟁력 강화를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와 간담회를 열며 지방발전의 전도사 역할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정 최고위원의 이 같은 활발한 행보에 대해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 최고위원은 “차기 대권을 위한 베이스 캠프라고 보면 오해다. 미국 상원의원의 경우 보좌관이 60여명, 하원의원도 20여 명이 있는데 초선 때부터 이 정도 수준의 의정활동 보조기구가 있었으면 했다”고 한발 빼고 있다.

정책연구소 설립, 현안 관련 목소리 내기 ‘열심’
박근혜보다 낮은 인지도, 당 내 기반 부족 고민

여의도에 정 최고위원의 대권 준비설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그동안 최고의 약점으로 부각되었던 ‘겉돈다’는 평가에서 벗어나 최근 당 지도부로서 현안마다 지가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당을 향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당 최고위원, 중진회의 연석회의에 참석, 서정갑 회장이 회장으로 있는 국민행동본부 등 이른바 우파에 대해 “당이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정 최고위원이 대권가도로 순항을 하기에는 풀어야 숙제가 너무 많다. 정 최고위원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미완성후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친이계와 친박계가 양분하고 있는 상황에서 친이계의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최고의 관건이고, 숙제로 남는다.

물론 이 대통령과의 설정도 예의주시해야 한다. 4년이 남은 시점에서 존재감을 키우면 이 대통령과의 관계가 껄끄러워지고, 너무 늦게 나서면 친이계의 대표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인지도는 박근혜보다 떨어져

또한 172석의 거대 여당의 규모를 갖추고는 있지만 실제로 친이계와 친박계 ‘한지붕 두가족’으로 양분된 상황에서 기반이 부족하다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

정치권의 권력지형을 고려할 때 대선 후보군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다양한 변수들로 인해 결정되겠지만, 그의 횡보에 한나라당을 비롯한 정치권의 시각이 쏠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인지도 면에서도 아직 박근혜 전 대표에게 밀리는 것이 부인을 할 수 없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의 공성진 의원은 “아직 시간이 있으니 좀 더 심사숙고해봐야 할 것이다. 정 최고위원이 6선이라고는 하지만 그동안 무소속으로 있었기 때문에 한나라당의 역사와 구성원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다. 우선 당을 알아야 한다. 또 축구협회 이외에는 조직관리를 해본 경험이 없는데, 정당이란 공간을 원만하게 이끌어가려면 굉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많다”고 제동을 걸었다.

한나라당내 친박 계열인 허태열 최고위원 역시 정 최고위원에 대해 “아직 세월이 많이 남아 있고, 벌써부터 첨예한 대립각을 세워 앞으로 4년을 끌고 나간다는 건 대단히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허 최고위원은 “국민들이 경제난으로 굉장히 고생하고 국가도 어려움에 있기 때문에 지금 벌써 대권행보를 한다면 국민들이 좋게 안 볼 것”이라면서 “경제위기 극복에 우리 모든 역량을 다 쏟아야지 지금 여기서 4년 뒤에나 있을 대통령 선거를 위해서 이런 저런 몸짓을 보인다면 국민이 절대로 옳게 보지를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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