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홍준표’ 전쟁

한나라당이 ‘포스트 홍준표’ 전쟁을 시작했다. 홍준표 원내대표의 임기는 오는 5월이지만 사실상 2월 임시국회를 마지막으로 홍 원내대표의 역할이 끝나기 때문이다. 3월에는 국회가 열리지 않고 4월에는 재보궐, 5월에는 당협위원장 교체 등 정치일정을 고려한다면 임기종료 전 원내대표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커 ‘차기 원내대표’를 둔 신경전이 조기 과열되는 양상이다. 안상수 의원은 이미 ‘차기’ 행보에 시동을 걸었으며 지난 원내지도부 선출에서 뜻을 접어야 했던 정의화 의원도 의지를 굳히고 있다.

2차 입법전쟁 맞아 흔들리는 홍준표 “난 제대말년”
5월 임기 코 앞, 한나라당 ‘포스트 홍준표’ 신경전

‘홍반장’의 파워를 이어받을 ‘포스트 홍준표’ 전쟁에 한나라당 중진들이 속속 뛰어들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2월 임시국회를 끝으로 사실상 임기를 마무리하는 수순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與 포스트 홍준표 ‘내 꺼!’

▲ “쓸데없는 공격 용서 않는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친이계 일각에서 사퇴 압력을 높이고 있는데 대해 “검사할 때부터 지금까지 책임을 느끼면 언제나 입장 정리를 하는 사람이지 추잡스럽게 자리를 지키려고 구질구질하게 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잘못하지 않았는데 나를 쓸데없이 공격하면 용서하지 않겠다”고 일갈했다.
“제대 말년”이라며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홍 원내대표의 뒤로 ‘차기’를 꿈꾸는 후보자들이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이는 안상수 의원과 정의화 의원이다. 원내대표를 맡기에 적절한 선수인 4선 의원이자 홍 원내대표 직전 원내대표를 지낸바 있는 안 의원은 최근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당이 어려울 때 한번 더 희생하라는 권유가 많다”면서 “다수 의원들이 재출마를 요청해 오면 거절하기는 힘들지 않겠느냐”고 출마 의지를 밝혔다.

안 의원은 “다수 의원들이 지역균형도 맞아야 되지 않겠느냐, 다음 원내대표는 수도권에서 해야 되지 않겠느냐, 당 대표가 영남이고 그러니까 그렇게 원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박희태 대표와 안경률 사무총장이 부산·경남(PK) 출신이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또 “한나라당이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 지금 제대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내가 이명박 정권을 창출할 때 원내대표로서 대선과 총선을 치러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는 말로 대선과 총선이 수도권을 기반으로 한 승리였던 만큼 MB정부의 강력한 국정운영이 펼쳐지는 집권 2년차를 뒷받침하고 수도권 기반을 살리기 위해서는 ‘수도권 인재’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안 의원의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에는 이종구, 정병국 의원 등이 거론되는 등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위한 준비 작업도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

부산 출신 4선 의원인 정의화 의원도 “경선 출마 여부는 정치생명이 걸린 일”이라며 “더 이상 양보 할 수 없다”고 원내대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해 원내지도부 선출에서도 원내대표를 향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는 정 의원은 지도부 영남편중 논란이 일어 중도 사퇴해야 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18대 첫 원내대표 자리는 양보했지만 늘 준비돼 있고, 정치인으로서 자신이 이번 시점에 당연히 원내대표를 맡은 것이 사필귀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가 대화와 타협으로 가야 하는데 쉬운 것은 아니다. 지난 연말, 여야가 강하게 대립하는 것을 지켜봐 왔고 여야 간 신뢰도 깨졌다. 나야말로 여야 신뢰를 회복하는데 적임자”라며 ‘온건하고 합리적인’ 자신의 인상을 강조했다.

지난해 10월부터 당 소속 의원 2~3명씩을 돌아가며 만나온 정 의원은 이달 안에 모든 의원들과의 접촉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출마할 경우 지역과 계파 안배 차원에서 수도권 출신의 친박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계 좌장격인 4선 김무성 의원은 “출마를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본인의 부인과는 상관없이 당내 화합 차원에서 거론되고 있다.

계파적 색체가 뚜렷하지 않은 수도권 4선 황우여 의원도 차기 원내대표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황 의원은 최근 “당 사무총장을 했기 때문에 원내대표 등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당이 필요하다면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원희룡 의원도 차기 원내대표 경선 출마 여부에 대해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어떤 역할이든 맞을 수 있도록 준비·노력하고 있다고 본다”고 밝혀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또한 18대 첫 원내대표의 러닝메이트로 뛰었던 임태희 현 정책위의장도 차기 원내대표로 거론된다. 수도권 3선 의원으로 MB의 신임이 두터워 2년차의 강력한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임 의장은 “지금은 내공을 쌓을 때”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계파간 은근한 신경전

조기 가열되고 있는 원내대표 경선은 계파간 갈등까지 내포하고 있다. 안상수 의원은 이재오 전 의원과 가까워 이재오계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의화 의원은 친이계이기는 하지만 소장파 성향이다. 자천타천 거론되는 김무성 의원은 친박계이며 황우여 의원은 중립성향의 인물로 원내대표 후보로 각 계파의 인물들이 거론되고 있는 것.

때문에 정치권은 ‘포스트 홍준표’ 전쟁이 계파간 대리전 양상을 띠며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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