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총수들의 이색 취미

최근 두산그룹 박용성 회장이 직접 촬영한 야생화 사진으로 2009년 달력을 제작해 재계의 눈길을 끌었다.
재벌총수들 중에는 박 회장처럼 범상치 않은 이색취미를 가지고 있는 이들이 많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은 자동차광으로 레이싱을 즐기기로 유명하고, 구본무 LG 회장은 야구와 와인을 좋아한다.
본지가 재벌총수들의 ‘억’ 소리 나는 취미부터 별난 취미까지, 그들은 여가시간에 어떤 취미를 즐기는지 알아봤다.

▲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


수입 명차 수집광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은 재벌총수들 중에 가장 통 큰 취미를 자랑한다. 그의 취미는 다름 아닌 해외 유명 명차를 수집하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4월 삼성특검으로 인해 그룹 경영에서 물러나야 했던 이건희 전 회장은 특검 결심공판을 받는 기간 동안에도 서울 강남 대치동 일대 수입차 매장에 자주 나타나 재계 호세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호세가들에 따르면 작년 이건희 전 회장이 산 자동차만 ‘BMW 650i 컨버터블’(1억7120만원 상당)을 비롯해 ‘아우디 A8’(1억8130만원 상당), ‘아우디 R8’(1억8850만원 상당), ‘재규어 XF’(1억2700만원 상당) 등 수십억원대에 달한다고 한다.

유달리 자동차를 좋아하는 이건희 전 회장은 현재 60여대의 고급·희귀차를 소장하고 있으며 그의 차들은 삼성 자동차박물관이 관리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편 이건희 전 회장은 평소 수집한 자동차들을 직접 운전하는 것을 즐기기로도 유명하다.


▲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


‘사진’ 찍고 ‘달력’ 뽑고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은 지난해 말 직접 촬영한 야생화 사진으로 2009년 달력 3만4000여부를 만들어 국내외 지인들에게 선물해 눈길을 끌었다. 달력에는 박 회장이 직접 찍은 엉겅퀴, 노루귀, 변산바람꽃 등 국내 서식하는 야생화 사진 12점이 담겼다.

박 회장은 재계에서 사진 애호가로 손꼽힐 정도로 사진을 좋아한다. 또 박 회장은 두산 세계대백과사전 엔싸이버에 사진이 수록될 정도로 프로급의 실력을 갖춘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국내외 출장 때는 물론이고 산책길에도 늘 카메라를 챙겨 나설 정도다.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박 회장은 중학교 때부터 사진을 취미로 시작해 요즘도 시간이 날 때마다 우리나라 방방고곡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촬영하고 이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있다. 특히 그는 국외출장을 갈 때에는 그 나라의 문화 유적과 풍물 사진 찍기를 좋아한다고 한다.

한편 박 회장은 지난 2008 베이징 올림픽 때도 야구장에 카메라를 잊지 않고 챙겨가 쉴새 없이 플래쉬를 터뜨리며 즐거워했다는 후문이다.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대(代) 잇는 사진 사랑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3대를 잇는 사진 사랑으로 유명하다.

조 회장 역시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처럼 연말이면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들로 캘린더를 만들어 지인들에게 선물하곤 한다.

조 회장은 중학교 때 선친인 고(故)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으로부터 카메라 선물을 받으면서 사진활동을 시작했다. 사진 찍기는 취미, 비즈니스, 시장 개척 등 ‘일석삼조’라는 게 조 회장의 생각이다. 더욱이 조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상무도 아버지와 같은 취미를 같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조 회장 일가는 3대를 잇는 사진애호가로 유명하다.

카메라가 좋아 취미활동으로 시작했다는 조 상무는 전라도나 미국 서부의 풍경을 담은 배경사진 찍기를 즐긴다. 또 자동차를 비롯해 각종 최신 기계를 좋아하는 ‘얼리 어답터’이기도 하다.

조 회장은 “사진은 보이는 것만이 아니라 대상이 가진 여러 얼굴을 담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마음으로 ‘나’와 ‘너’가 만날 때 진정한 이해를 바탕으로 표현되는 것이 아닐까요”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야구광, 와인 조예도 깊어
구본무 LG 회장

재계 총수들은 스포츠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

대표적인 게 구본무 LG 회장의 야구 사랑이다. LG 임원회의는 야구 얘기로 시작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2008년 프로야구단 LG트윈스가 최악의 성적을 내자 구 회장은 즉각 대표이사와 단장을 교체하는 등 관심을 쏟기도 했다.

또 구 회장은 야구뿐만 아니라 골프와 와인을 좋아하기로도 유명하다. 구 회장은 LG그룹이 갖고 있는 곤지암CC에서 가까운 곤지암 리조트에 대형 카브(와인저장창고)를 지을 정도로 와인 문화에도 깊은 조예가 있다.

또 골프를 함께 친 임원이나 손님들을 이곳에 초대해 와인이나 김치까지 차 트렁크에 담아 선물로 보내 구 회장의 인기는 가히 하늘을 찌를 정도라는 것이 재계의 전언이다.


서서 신문보기, 현정은 회장
테니스 마니아, 최태원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서서 신문을 보는 취미가 있다. 바쁜 일정 탓에 운동이 부족하다 보니 생겨난 습관이다. 처음에는 짬이 날 때마다 사무실 안을 그냥 왔다갔다 했다고 한다.

다소 밋밋해 신문을 보기 시작한 것이 지금의 취미가 됐다. 퇴근길에는 일부러 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내려 집까지 걸어갈 때도 있다. 건강관리와 다이어트의 일석이조(一石二鳥) 효과가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테니스 마니아로 유명하다. 그는 골프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최 회장은 20대 후반 유학(시카고대) 시절부터 테니스를 즐겨 수준급이란 평을 받고 있다.

해외 출장 중에도 짬을 내 테니스를 칠 정도이며, 파워풀하고 다이내믹해 성격에도 맞는다고 한다. 최 회장의 테니스 파트너는 회사 임원들과 지인들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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