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뒤 비행기 탄 금배지

폭력사태 등 최악으로 치달았던 ‘법안전쟁’이 끝나자마자 국회의원들이 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다. 13일 1월 임시국회 일정이 마무리되면 2월 임시국회 시작 전까지의 ‘휴식기’ 동안 해외방문을 계획하고 있는 것. 의원들은 상임위 혹은 연구모임 차원의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세간의 시선은 냉랭하기만 하다.

한나라당 홍준표, 민주당 원혜영, 자유선진당 권선택 원내대표와 한나라당 주호영, 민주당 서갑원 원내수석부대표는 15일부터 9박 10일 일정으로 외유에 나선다. 국회 운영위원회의 미국방문단으로 당초 20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식에 참석한다는 계획이었지만 행사 당일 워싱턴 근처에 숙소를 잡기 어려워 멕시코와 남미 등 다른 일정을 추가했다.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인 한나라당 박진 의원과 조윤선 의원, 민주당 송영길, 박영선, 우제창, 전병헌 의원 등도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미국행 비행기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교육과학기술위 김부겸 위원장과 한나라당 임해규, 민주당 안민석, 선진당 이상민 의원 등은 8박 10일간의 일정으로 헝가리와 독일, 프랑스를 다녀올 예정이다.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유선호 위원장과 우윤근 의원, 한나라당 장윤석 간사 등은 현지 로스쿨 시찰을 이유로 5박 6일 일정으로 뉴질랜드와 호주 방문길에 오른다.

서병수 위원장, 한나라당 나성린, 민주당 백재현, 선진당 임영호 의원 등 기획재정위 소속 의원들도 각국 경제관련 의회 상임위와의 교류를 위해 열흘 가량 이탈리아와 터키를 찾는다.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한나라당 이종혁, 이진복, 선진당 이재선 의원 등은 라오스에서 개최되는 제17차 아·태의회포럼 총회에 참석한다. 같은 상임위 민주당 이광재, 전혜숙 의원은 중국 장사시를 방문하는 해외시찰을 추진하고 있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14일부터 열흘 가량 요르단, 아랍에미리트연합, 쿠웨이트, 이집트 등 중동 지역 4개국을 방문하는 중동순방 계획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초청으로 지난해 가을부터 준비해 왔으나 산적한 현안을 뒤로 하고 해외순방에 오르는 ‘부담’을 지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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