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대권 급부상, 지지율 급상승 20%대 육박

▲ “용이 날아든다”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지난해 연말부터 강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새해 벽두, 차기 대권가도에 이상 기류가 발생하고 있다.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유력 대권주자로 떠오른 것이다. 반기문 총장은 지난해 말 갑작스레 민주당의 ‘대권주자 영입설’로 차기 대권가도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으나 그의 지지는 급부상을 거듭, 차기 대선주자 후보 중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특히 반 총자의 지지층은 특정 정당이나 지역뿐 아니라 전국적이고 일반적인 분포도 겸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대안후보’와 차이를 두고 있다. ‘전 세계 주요 지도자 중 가장 신뢰받는 인물’ 반기문 총장의 파워가 기축년 정치권을 요동치게 만들고 있다.

민주당 내 ‘반기문 영입설’로 세간의 이목을 주목시켰던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2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거침없는 지지율 질주

<정경뉴스>와 (사)한국여성유권자연맹이 여론조사기관 비전코리아에 의뢰해 지난해 12월19일 실시한 ‘차기 대통령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반 총장은 박근혜 전 대표의 35.2% 지지율에 이어 21.2%의 지지를 받았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6.2%), 정동영 전 장관(5.7%), 정몽준 최고위원(4.0%)도 그를 넘지 못했다.

<폴리뉴스> 창간 8주년 기획으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2월19~21일 차기 대선주자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박근혜 전 대표(26.3%)에 이어 반 총장이 6.9%의 지지율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정몽준 최고위원(3.9%), 문국현 대표(3.9%), 김문수 지사(3.4%), 정동영 전 장관(3.2%) 등이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MBC가 코리아 리서치 센터에 의뢰해 12월27일 하루 동안 신년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차기 대통령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인물’을 묻는 질문에 박 전 대표를 꼽은 이가 32.7%로 가장 많았다. 반 총장은 16%로 뒤를 이었으며 이회창 총재가 6.0% 정동영 전 장관이 4.0%, 정몽준 의원이 3.3%, 손학규 전 대표가 2.5%, 김문수 경기지사 2.4%를 차지했다.

한국일보와 미디어리서치가 신년특집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통령감’을 물은 결과, 반 총장(11.8%)은 이회창 총재(6.4%), 정몽준 최고위원(4.6%), 정동영 전 장관(4.5%)을 제치고 박 전 대표(29.1%)의 뒤를 바짝 쫓았다.

반한나라당 터 ‘차기주자’ 환호

반 총장에 대한 기대감은 민주당 등 야권의 부진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MB에 대한 기대도 낮지만 야권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실망’했던 국민들이 참여정부와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으면서 세계무대에서 역량을 떨치고 있는 반 총장을 ‘대안’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것.

이러한 ‘기류’는 여론조사의 세부적인 결과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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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뉴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반 총장은 한나라당 지지층에서 박 전 대표(51.4%)와 정몽준 최고위원(8.6%), 김문수 지사(4.6%)에 이어 3.8% 지지를 얻어 4위를 차지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9.9%의 지지를 얻었다.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자리 잡고 있는 정동영 전 장관(10.9%)보다는 낮은 수치였으나 손학규 전 대표(6.8%)보다는 높았다.

특히 호남에서는 정동영 전 장관(9.4%), 박근혜 전 대표(8.7%)에 이어 지지율 7.6%를 기록, 3위를 차지해 ‘민주당 텃밭’에서 차기 대권주자로 급부상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손학규 전 대표가 민주당 소속임에도 호남에서 불과 1.7% 지지를 얻는데 그쳤다는 점에 비춰볼 때 그의 지지율은 결코 적지 않다.

한국일보와 미디어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박 전 대표는 연령, 지역에 관계없이 고른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이 가운데에서도 특히 50대(41.9%), 대구 경북(46.8%), 부산 울산 경남(41.1%), 한나라당 지지층(43.6%)에서 지지율이 높았다.

그러나 반 총장은 호남(12.4%), 민주당 지지층(21.3%), 자유선진당 지지층(21.7%)에서 박 전 대표를 앞질렀다. 뚜렷한 대권주자가 없는 곳에서 ‘대안후보’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정경뉴스>와 (사)한국여성유권자연맹의 여론조사에서 반 총장은 박 전 대표가 경북(52%), 대구(53%), 경남(48%), 강원·제주(46%) 등 전통적 텃밭인 영남권을 중심으로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데 반해 전남(33%), 전북(33%) 등 반 한나라당 성향이 강한 호남권에서 상대적 우세를 보였다.
무당적이기는 하지만 참여정부의 지지를 업고 UN 사무총장에 당선된 만큼 그를 민주당의 차기 대권주자로 인식하는 이들이 적지 않음을 보여준 것.

‘월드퍼블릭오피니언’ 전 세계 주요 지도자 중 가장 신뢰받는 인물 선정
연말, 연초 각종 여론조사서 박근혜 전 대표 이어 ‘차기 대권후보’ 2위

이 같은 결과는 또한 반 총장의 대권주자로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폴리뉴스> 여론조사에서 호남지역에서 무응답자는 53.3%로 대부분이 마땅한 대권주자를 선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야권 대안후보’ 이미지가 강해지고 있는 반 총장의 지지율 상승이 가속화 될 수 있다는 바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 총장은 특히 이 여론조사에서 최근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무당층에서 4.6%의 지지를 얻어 17.2%의 지지율을 보인 박 전 대표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보이기도 했다.

반 총장을 향한 지지는 특히 젊은 층에서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일보와 미디어리서치의 여론조사에서 반 총장은 박 전 대표와의 지지율 다툼에서 전체적인 부분은 뒤졌지만 학생층에서는 16.7%의 지지율을 기록, 17.5%의 지지를 받은 박 전 대표와 근소한 차이로 경합을 벌였다.

<정경뉴스>와 (사)한국여성유권자연맹의 여론조사에서도 그는 20대 지지층에서 28.6%의 지지를 받아 박 전 대표(29.3%)와 근소한 차이를 뒀다.

야권 반전카드 가능할까

대권에 대한 특별한 언급 없이도 반 총장이 차기 대권주자로 꼽힌 데는 민주당 내 ‘영입설’이 한몫했다. 민주당 내부에서 반 총장을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는 정동영 전 장관과 손학규 전 대표대신 ‘수혈’해 차기를 노리자는 의견이 흘러나온 것.

반 총장은 특히 ‘평화 대통령’으로 거론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당선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이를 해결 할 사람은 ‘중동화약고의 해결사’ 반 총장의 역할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또한 그가 ‘전 세계 주요 지도자 중 가장 신뢰받는 인물’로 선정될 정도로 국제적 신인도가 높다는 점도 대통령감으로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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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민주당 내에서는 반 총장을 차기 대권에서 당 유력 후보로 내세우자는 말이 나온 것이다. 그가 참여정부 시절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낸 바 있는데다 참여정부의 도움이 없었으면 UN 사무총장이 될 수 없었다는 ‘부채’를 당으로 그를 끌어들일 수 있는 ‘조건’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그러나 당 내 ‘반기문 영입론’과 관련, 이종걸 의원은 “세계적으로 잘 커나가고 있는 사람 흠집내기”라며 “반 총장은 참여정부가 키워낸 최고의 인재다. 그런 인물을 우리나라로 끌고 오려고 할 게 아니라 세계적인 인물로 만들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차기 대권주자의 외부영입론에 대해서도 “내가 탈당을 한 뒤 외부에서 후보를 만들어 보려고 노력을 했는데 쉽지 않았다”면서 “정치를 안 하는 사람을 정치를 하도록 하고 대권후보로 만든다는 게 참 어려운 일이다. 그런 대상의 인물들이 자기 인생을 바꾸는 엄청난 결단을 해야 하는데 결코 쉽지 않다”고 일축했다.

지역, 연령 넘나드는 고른 지지율 속 ‘반 한나라당’ 강한 곳서 ‘두각’
마땅한 인물 없어 침묵했던 무당층 ‘반기문 대안론’에 “나라 바꿔줘”

정치권 다른 관계자는 “별다른 실책이 없는 한 사실상 차기가 보장된 UN 사무총장직을 버리면서까지 대선에 나설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며 “뚜렷한 대권주자를 고르지 못하고 있는 이들의 ‘열망’이 낳은 ‘설’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반 총장도 오는 2011년 연말 UN 사무총장 임기 만료 이후 재선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진 바 있어 박 전 대표와의 ‘빅매치’는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 떠도는 ‘반기문 시나리오’

그럼에도 반 총장이 대선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하는 시선은 여전히 존재한다. 반 총장이 UN 사무총장 재선에 도전할 가능성이 크기는 하지만 UN 사무총장과 대통령은 권력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인지라 당선 가능성만 있다면 ‘대권’을 노려보지 않을 리 없다는 것이다.

특히 각 당의 지지율이 얼마만큼 가능성 있는 대권주자들과 함께 하고 있느냐에 따라 등락을 달리하는 만큼 반 총장이 함께 한다면 지지율이 급등, 대선에서 박 전 대표의 ‘대항마’로 겨뤄볼 수 있는 기반이 생긴다는 점에서 대권도 ‘꿈’이 아닐 수 있다는 것.

반 총장이 한반도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북핵문제 등을 풀어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는 ‘시나리오’도 소리없이 정가를 떠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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