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를 웃게 하리라"

미셀 공드리표 코미디영화 ‘비 카인드 리와인드’

▲ 영화포스터


마이크와 제리가 만드는 저예산 ‘초절정 B급 싼티 무비’ 제작기

무제한 웃음 폭탄, 뻔뻔한 잭 블랙의 1인 20역 캐릭터 소화하기

영화 ‘비 카인드 리와인드’는 영화 ‘이터널 선샤인’과 ‘휴먼 네이쳐’로 평단의 주목을 받았던 미셀 공드리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담당했다.

이번 영화는 기존의 화제작들을 엉뚱하게 리메이크하는 두 악동의 이야기를 코믹하고 따뜻하게 그려낸 코믹 드라마다.

영화 ‘비 카인드 리와인드’는 지난 7월 미국 개봉에선 첫 주 808개 극장으로부터 주말 동안 405만 불의 수입을 벌어들이며 개봉 주말 박스오피스 9위에 랭크됐다.

▲ 영화 '비 카인드 리와인드' 스틸 컷


미셀 공드리표 코미디영화 ‘비 카인드 리와인드’가 드디어 개봉한다.

미술가이자 뮤직비디오감독이자 영화감독인 미셀 공드리는 특유의 개성 강한 스타일로 영화를 풀어 나갔다.

이번 영화에서 그는 감독과 연출, 각본까지 모두 맡아 미셀 공드리의 체취를 강하게 남겼다.


천재연출가, 미셀 공드리


항상 새로운 시각과 연출로 관객의 마음을 흔들어 놓은 그는 전작 ‘휴먼 네이쳐’에서는 인간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영화 ‘이터널 선샤인’에서는 사랑에 관한 고찰을 다루었다.

그리고 미셀 공드리의 작품세계를 확연히 드러내는 영화 ‘수면의 과학’에서는 꿈과 환상과 현실이라는 모호한 주제를 아름다운 수작업의 연출로 잘 만들었다.

특히 ‘이터널 선샤인’은 평단과 관객들로부터 상당한 호평과 찬사를 불러일으켰으며, 세계 각지의 영화 전문지가 뽑은 2004년 10대 영화에 상당수 선정됐다.

그 밖에도 미셀 공드리는 영화 ‘존 말코비치 되기’의 각본을 쓰기도 했다.

영화를 하기 전 그는 천재적인 발상과 표현으로 CF 계에서도 두각을 나타냈었다.

코카콜라, 나이키, 아디다스, 볼보, 에어 프랑스 등 누구나 기억할 수 있는 획기적이고 천재적인 예술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만들어냈다.

초기 CF 중 하나인 리바이스 ‘드럭스토어’는 가장 많은 상을 수상한 CF로 기네스북에 올랐으며, 또 하나의 리바이스 광고 ‘머메이드’로 클리오 어워드의 은상과 깐느의 동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스미노프의 ‘스마리언버그’로 깐느와 클리오 어워드에서 금메달을 수상했다.

그의 이런 천재적인 연출력은 이번 영화 ‘비 카인드 리와인드’에도 잘 스며들어 있다.

본격적으로 미셀 공드리표 수작업을 영화화한 작품인 것 같다. 그가 추구하는 현실과 꿈의 모호한 관계 속에 잭 블랙이라는 걸출한 배우가 함께했다.

수많은 코미디 영화를 석권한 그의 코믹연기는 이제 경지에 다다랐다.

특유의 뻔뻔함과 과하지 않은 몸 개그, 그리고 적절한 입담이 이 영화에도 잘 드러나 있다.

잭 블랙은 이번 영화에서 1인20역을 맡아 리메이크영화의 주인공으로 활약한다. 잭 블랙 외에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서 열연한 모스 데프가 극중 마이크역으로 나온다.

또 ‘리썰 웨폰’, ‘쏘우’의 대니 글로버, ‘로즈마리 베이비’, ‘한나와 그 자매들’의 미아 패로우, ‘로드 오브 독타운’의 멜로니 디아즈, ‘에일리언’ 시리즈의 시거니 위버 등이 대거 출연한다.


초절정 싼티 영화의 매력


‘비 카인드 리와인드’의 내용은 이러하다.

기울어져가는 VHS 비디오 가게 ‘비 카인드 리와인드(Be Kind Rewind)’의 사장인 플레쳐(대니 글로버 분)는 개인적인 일로 여행을 떠나면서 점원 마이크(모스 데프 분)에게 가게를 맡긴다.

플레쳐가 마이크에게 요청한 주의사항은 단 한 가지, 마이크의 친구인 제리(잭 블랙 분)를 가게에 들여놓지 말라는 것이다.

하지만 플레쳐의 불길한 예감대로 제리는 뜻하지 않게 가게의 인기 비디오들을 지워버리는 대형 사고를 저지른다.

이제 제리와 마이크는 직접 카메라를 들고 단골들이 원하는 영화들을 찍게 된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영화들은 ‘백 투 더 퓨처’, ‘로보캅’, ‘러쉬아워 2’,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킹콩’, ‘고스터 버스터즈’, ‘2001 우주 오디세이’, ‘라이온 킹’ 등이다.

마이크와 제리는 기존 영화의 내용은 무시한 채 자신만의 이야기로 찍어나간다.

B급 무비와 저예산의 정점을 달리는 마이크와 제리의 비디오는 본편의 20분짜리로 손님들에게는 ‘맞춤형 줄거리요약판’이라고 속인다. 하지만 의외로 손님들의 반응은 좋다.

영화를 보기 위해 줄을 길게 늘어서게 된 것이다. 결국 일이 점점 커지면서 마이크와 제리도 서서히 대담해진다.
마이크와 제리가 펼치는 B급영화의 세계는 가짜 총에 엉성한 특수 분장,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소품들, 어이없는 수작업 합성이 범벅된 초절정 싼티 영상이다. 촬영장소도 동네 뒷골목이나 놀이터, 주차장에서 이뤄진다.

미셀 공드리만의 아름다운 판타지 영상은 없지만 영화 속 마이크와 제리의 열정과 노력자체가 현실적 판타지로 나타나있다.

특히 탄탄한 각본과 스토리 전개가 부드럽고 장면장면 절로 웃음이 나는 명코미디 영화로서의 면모가 잘 드러난다.

참웃음을 원하는 관객이나 억지성 웃음에 지친 관객이라면 ‘비 카인드 리와인드’로 통쾌한 웃음의 세계를 경험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영화는 오는 2009년 1월8일 개봉한다.


정리/ 장종욱 기자 st32@sisa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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