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진영 ‘똘똘’ 뭉친 사연

▲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련한 궂은 소식에도 불구, 친노 진영이 대규모 회동을 갖고 세 결집에 나섰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 ‘친노’ 진영이 오랜만에 대규모 회동을 가졌다. 지난 12월19일 송년의 밤 행사에 친노 인사 대다수가 자리를 함께 한 것. 이날 행사는 노 전 대통령의 당선을 자축하고 화합을 다지는 것은 물론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인 민주당 안희정 최고위원이 주도한 ‘더 좋은 민주주의 연구소’(더연)의 창립총회를 겸해 더 의미 깊었다. 노 전 대통령은 친형인 건평씨와 측근인 정화삼 형제, ‘후원자’ 박연차 회장의 연이은 검찰행으로 침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친노는 재기의 발판을 다지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근심이 깊어가고 있다. 친형 건평씨와 정화삼 형제, ‘후원자’ 박연차 회장까지 세종증권 매각 로비 의혹으로 검찰로 향하면서 ‘친인척 비리’에 휘말린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

노 전 대통령은 지난 5일 경남 봉하마을 사저를 찾은 취재진과 관광객 등 100여 명에게 인사를 나와 건평씨의 구속과 관련, “전직 대통령의 도리가 있겠지만 형님 동생의 도리도 있다. 형님이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는데 사과해버리면 형님의 피의사실을 인정해버리게 된다”면서 “모든 사실이 다 확정될 때까지 형님의 말을 앞지르는 판단을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오늘 인사를 끝으로 금년 인사를 마감했으면 좋겠다”며 한동안 관광객들 앞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는 그의 시름이 깊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 자신도 ‘악재’를 만났다. 지난 12월19일 2004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의 유족이 그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또 재임 시절 국가기록물을 무단 유출했다는 의혹으로 국가기록원에 의해 고발돼 조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노 전 대통령은 ‘침묵’하고 있다. 자신이 만든 토론사이트 ‘민주주의 2.0’을 통해 활발한 의견 개진을 해왔지만 ‘악재’가 연달아 터진 후에는 공식 반응 없이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다.
그러나 측근들은 노 전 대통령의 ‘기념일’인 지난 12월19일 뜻 깊은 모임을 갖고 정치적 ‘재기’를 위한 ‘결집’에 나섰다. 노 전 대통령의 당선을 기념하는 송년모임뿐 아니라 노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뭉친 정치연구소 ‘더 좋은 민주주의 연구소’(더연)의 창립총회를 통해 기지개를 펴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9월 준비위 발족식을 가진 후 석달가량 준비 작업을 거친 더연은 이날 집행부 구성과 함께 공식 활동을 선언했다.

민주당 안희정 최고위원 주도 ‘더 좋은 민주주의 연구소’ 출범
盧 ‘악재’에도 친노 세 결집, 외연확대로 2010 지방선거 노린다


‘더연’을 주도한 민주당 안희정 최고위원은 소장을 맡았으며 참여정부 시절 교육부총리를 지낸 윤덕홍 민주당 최고위원이 이사장으로 추대됐다.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자문위원장으로, ‘광장’을 이끌고 있는 이해찬 전 총리와 정상 민주당 최고위원은 고문으로 선임됐다.
이사에는 강기정 김상희 김재윤 김진표 김태년 김형주 백원우 서갑원 송영길 신계륜 윤호중 이광재 이용섭 이화영 조정식 조재희 천호선 최재성 한병도 등 민주당 전·현직 의원들과 참여정부에서 일했던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정세균 대표, 송영길, 김진표 최고위원, 최재성 대변인 등 민주당 당직자들도 창립총회에 함께했다.
‘더연’은 ▲민주정부 10년의 성과와 한계 평가 ▲진보개혁세력의 과제 연구 및 정리 ▲진보개혁세력의 재집권 토대 구축을 위한 비전 및 전략 고민 ▲진보개혁세력 단결을 위한 공동 정책과제 합의의 공론의 장 마련 등을 창립 취지로 내세웠다.
윤덕홍 이사장은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는 마당에 눈앞의 이익만을 좇아 이합집산 할 때가 아니”라며 “연구소의 출범은 의미 깊은 ‘난장’으로 후배들을 위해 기꺼이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안희정 소장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가 민주주의의 토대를 만들었던 시기라면 이제는 민주주의가 사회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작동하도록 만들어야 하는 시기”라며 “연구소를 통해 대한민국 민주주의자들이 처한 현실의 기반 위에서 다시 대안을 다듬어 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한 “연구소가 무책임한 약육강식의 시장만능주의 세상 속에서 ‘더 좋은 생각과 비전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노 2010에 뛰논다

친노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임에 따라 ‘더연’이 향후 친노진영의 세 결집 및 외연확대를 위한 교두보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광장’을 통해 정책 역량을 키운 친노 진영이 ‘더연’을 통해 이를 실험하고 가다듬어 지방선거 등을 통해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것.
실제 ‘더연’은 창립총회 사업계획서에서 “지방선거 출마 자원을 발굴·교육·연계·지원하며 정치적 비전 공유와 공동실천이 가능한 네트워크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사업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에서 민주진보진영의 공동대응과 연대를 최대화하기 위해 토론과 협력의 프로그램 등의 계획”을 제시했다.
이처럼 ‘더연’의 2010년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에 대한 교육 훈련 프로그램 가동 등 지방 네트워크 사업 실시는 향후 친노 진영의 행보에 귀추를 주목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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