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표의 머리 모습(오른쪽 사진)과 기존 헤어스타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7일 오전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화제는 원내대표 경선도, 행정도시법도 아닌 박근혜 대표의 바뀐 헤어스타일이었다. ‘육영수 여사 스타일’이라고 불리는 올린 머리를 한동안 고집해 온 박 대표는 이날 뒤쪽의 파마 머리를 자연스럽게 내린 모습으로 나타났다. 염색이나 커트는 따로 하지 않았다고 한다.
박 대표는 “특별한 의미는 없다”며 웃음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기자들의 연이은 질문에도 “커트는 안하고 모양만 바꿨다. 예전에 핀을 10개 꽂았다면 지금은 2개쯤 꽂았다”고 했다. 박 대표는 또 "사람들이 하도 바꿔보라고 해서"라며 "반응이 좋으면 앞으로도 이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전여옥 대변인은“이전 스타일이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비친다는 지적도 있었고, 손질하는 시간도 절약하기 위해 바꾼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여성이 머리 모양을 바꾸는 건 심경의 변화를 뜻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취임 1주년에 즈음해 새로운 리더십을 보이겠다는 의지의 표현”, “거취와 관련한 모종의 결단을 내린 것 아니냐”는 등 갖가지 해석들이 쏟아졌다.
박 대표가 헤어스타일의 변화를 준 것은 대표최고위원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이다. 지난 번 탄광갱도를 들어갈 때나 지방출장을 갈 때 부득이하게 바꾼 경우는 몇 번 있었지만 특별한 의미를 갖기는 어려웠다.
당 주변에선 이같은 변화를 당이 처한 상황과 연관해 해석하는 의견이 나왔다. 행정도시법 처리 문제로 어려움을 겪게 되자 활동하기 편한 단발 스타일로 좀 더 강한 면모를 보여주려 한다는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 박 대표는 주로 듣던 지금까지와는 달리 논의를 주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당직자는 "박 대표가 의원들의 발언을 적극적으로 정리하고 정부, 여당과 당내 반대파에 대해 입장을 개진하는 등 한층 자신감 있는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상황은 아직 박 대표가 한숨 돌리기에는 이르다. 이재오, 김문수 의원을 비롯한 행정도시법 반대파는 이날 성명을 내고 박 대표의 11일 후임 원내대표 선출 결정을 반대하며 즉각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한 측근은 "원내대표 선출시기는 대표 개인의 결정이 아니라 당헌, 당규를 따른 만큼 연기 주장은 명분이 없다"며 "현재로선 추가로 당직을 개편할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