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외화차입 3년간 지급보장…펀드불입금 소득공제·배당 비과세

국내 은행이 내년 6월까지 차입하는 외환거래에 대해서 정부가 3년간 지급보증을 선다. 보증규모는 총 1,00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또 은행권의 외화 수급을 돕기 위해 이른 시일 안에 300억 달러를 공급하고, 시중에 원화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국채와 환매조건부채권(RP)을 사들인다.

아울러 증시 안정을 위해 3년 이상 가입한 펀드에 일정액의 소득공제와 배당 비과세 혜택을 주는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19일 한승수 국무총리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위 당정회의를 갖고 이렇게 결정했다.

이번 조치로 은행들의 외화차입과 원화 확보가 수월해질 전망이다. 외환시장도 빠르게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의 자금사정도 숨통이 트이게 됐다.

우선 정부는 국내은행과 국내은행 해외지점이 올 10월20일부터 내년 6월30일까지 도입하는 신규 외환채무에 대해서 채무 발생일로부터 3년간 지급을 보장해주기로 했다.

이를 위해 곧 정부보증 동의안을 마련해 국회에 내기로 했으며, 10월20일부터 보증동의안 국회 통과시까지의 공백기간에 발생하는 차입에 대해서는 일단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지급보증을 서고 차후에 이를 정부 보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지급보증이란 말 그대로 은행이 빚을 갚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경우 정부가 대신 갚아주겠다는 것이며, 정부의 보증규모는 1,000억 달러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외화차입이 훨씬 수월해질 전망이다. 국내 은행들은 지난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단기 외화차입이 어려워 하루짜리 외화자금(오버나이트) 등에 의존해 왔었다.

또 차입 금리도 내려가, 국내은행들이 외화차입시 겪었던 역차별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또 외화유동성 확보를 위해 은행권과 수출 중소기업에 200억 달러를 추가 지원하고, 외환 스왑시장에도 100억 달러를 공급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전에도 스왑 자금 100억 달러, 수출입은행을 통해 50억 달러를 지원한 바 있다.

정부가 이번에 외화자금시장에 300억 달러를 추가로 지원함에 따라 은행과 기업의 달러난이 빠르게 해소될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자금난이 해소되고 불안심리가 진정될 경우 외환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원달러 환율의 급등락 진폭이 줄어들면서 차츰 안정을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또 한국은행을 통해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국채 직매입, 통안증권 중도상환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시중 채권을 사들이는 방법으로 시중에 원화를 충분히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은행들은 그동안 은행채 및 CD발행 부진으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자 중소기업 대출을 줄여 중소기업 자금사정을 악화시켰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은 올 1~7월 월평균 5조9,000억원이었으나, 8월 2조6,000억원, 9월 2조9,000억원 등으로 급감했다.

정부는 또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해 기업은행에 1조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기업은행 자본금이 1조원 늘어나게 되면 약 12조원의 대출여력이 증가하게 된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여신 축소로 자금난에 허덕이던 중소기업들의 자금사정이 한층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증시안정을 위해 적립식 장기주식펀드에 3년 이상 가입했을 경우 연간 1200만원(분기별 300만원) 한도내에서 불입금액의 일정비율에 소득공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이 경우 배당소득에도 과세하지않는다.

또 거치식 장기회사채펀드에 3년 이상 가입한 경우에도 투자금의 3,000만원 한도내에서 배당소득에 과세하지 않기로 했다.

이런 세제혜택은 10월19일 이후 불입분과 소득발생분에 적용되며, 가입시한은 내년말까지이다.

이미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는 판매회사와 3년이상 계약연장 의사를 전달하고 기존계약을 갱신하면 갱신일 이후 불입분과 소득발생분에 대해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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