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시대 뜨는 핵심참모 4인방

▲ “여권 파워맨, 新제갈공명” 최근 여권에서는 정무에 강한 ‘정치인’보다 실무에 밝은 이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신임을 받고 있다. ‘일하는 대통령’을 위해서는 정쟁을 하는 이들보다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이들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권 권력 지형도가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참모 출신 인재들이 권력의 핵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당 경선과 대선을 거치며 이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거듭난 이들 ‘브레인’들은 청와대와 한나라당에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박재완 국정기획수석비서관은 대통령 비서실에 불어 닥친 쇄신의 칼바람을 피해 정무수석에서 국정기획수석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4·9 총선에서 낙선한 박형준 전 의원은 신설조직인 홍보기획관에 임명, 청와대로 입성했다. 한나라당 임태희 정책위의장과 주호영 의원도 손꼽히는 ‘신주류’다. 이들의 특징은 ‘전문성’. 큰 정책이 아닌 민생위주의 작은 이슈들로 국민에게 다가서고 있는 현 상황에 어울리는 능력을 가진 것이 이들의 앞길을 밝히고 있다.

하루하루 여권 지형도가 달라지고 있다. 각 사안에 따라 세분화된 계파들이 의견을 모았다 흩어지기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이명박 대통령의 신뢰를 얻고 있는 이들은 따로 있다.

참모 출신 권력 접수 중

청와대는 최근 큰 정책보다는 서민들의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는 생활정책 등을 내놓고 있다. 임기 초 큰 정책을 내세웠다 지지율이 급감한 후 사소하지만 서민들의 생활에 보다 크게 와닿을 수 있는 정책들을 개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이재오 전 의원 등 ‘큰 목소리’를 내던 이들이 한발 뒤로 물러서게 됨에 따라 새로운 ‘인재상’이 뜨고 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인재 운용에 대해 “전문가를 선호한다”고 말한다. 그는 “어떤 사안에 대해 한 사람에게 절대적인 권한을 주고 일을 처리하는 것 보다는 한 사안에 대해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두루 살피는 방법을 쓴다”며 “구체적인 질문에 바로바로 답변이 나오는 이들을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MB 구체적인 질문에 전문적 답변하는 박재완·임태희·주호영·박형준 신뢰
대통령 된 후 “더 이상 적은 없다” 박재완·임태희 화합형 인물 선호도 ↑


이런 ‘전문가’에 속하는 이들로 당 경선과 대선을 거치며 이 대통령의 지근거리에서 참모로 활약해온 박재완·임태희·주호영·박형준 등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이 대통령이 욕심을 낸 인재들로 ‘브레인’이라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평이다.

일찌감치 청와대에 자리잡은 박재완 국정기획수석비서관은 감사원, 재무부를 거쳐 17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들어선 이다. 그는 강재섭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며 “박재완 대표비서실장을 청와대에 뺏긴 것이 가장 안타깝다”고 말했을 정도로 아끼던 인재다.

강 대표는 “대통령이 박재완 당시 비서실장을 직접 불러 접시에 음식도 놓아주면서 함께 일하자고 해 박재완도 나도 더 이상 거절할 수가 없었다”고 회고하며 “당시 대통령이 박재완은 절대 내치지 않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말처럼 박 국정기획수석은 청와대가 광우병사태로 인한 개각을 할 때 정무수석에서 국정기획수석으로 옮겨 그대로 이 대통령을 보좌하게 됐다.

대통령 속 뚫는 ‘스핀닥터’

박형준 홍보기획관은 진보적 성향의 사회학자로 17대 국회 때 정치권에 진출했다. 그는 이 대통령과는 큰 인연이 없지만 대선후보 경선과 본선을 거치며 이 당선자의 ‘입’으로 통하는 최측근 인사로 부상했다.

이 대통령 캠프에서 대변인을 맡은 그는 흥분하거나 오버하는 일 없는 차분한 성격에 호감가는 인상과 섬세한 언변으로 박근혜 전 대표측의 BBK 의혹 등 네거티브 공세에 논리적으로 대응했다. 또한 대통합민주신당의 네거티브 공세에도 적절히 대응, 이 대통령의 신뢰를 얻었다.

박 홍보기획관은 이 대통령의 전략·기획뿐 아니라 연설문 작성·메시지에도 관여하는 등 멀티 플레이어로 활약했다. 대선 후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기획조정분과 위원으로 참여, 새 정부의 뼈대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 인수위와 내각 인선 작업에도 관여하는 등 참모그룹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나 4·9총선에서 낙선, 지역구 활동에 매진해오다 지난 6월 국정홍보의 최고 책임자인 홍보기획관으로 청와대 참모진에 합류했다. 이미 청와대에서 쓰임새가 많을 것이라는 관측이 일고 있던 차라 그의 청와대행은 ‘시기’만을 저울질 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는 이 대통령의 마음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이중 한명으로 꼽히는데다 소장파 핵심 참모로 정두언·정태근·이태규 등 소장 전략가들과 함께 대통령의 핵심 ‘브레인’ 역할을 톡톡히 해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특기를 살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가장 어려워했던 ‘소통’에 나섰다. “홍보는 광고가 아니라 기획”이라고 말하는 박형준 홍보기획관. 그는 “궁극적으로 국민의 마음을 얻는 과정”이라며 “그래서 정책 내용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그에 못지않게 의미있다. 성공적인 홍보 없이 성공적인 정책이 없다”고 단언한다.

최근 그가 신경쓰고 있는 것은 각 부처에서 수렴한 의견을 토대로 국민 생활에 실질적으로 보탬이 되는 정책을 모은 ‘생활공감정책’의 홍보다.

이 대통령도 “거창하고 돈이 많이 드는 정책은 아니지만 한 두 가지 작은 것만 바꿔도 국민 생활에 실질적 보탬이 되는 정책을 꾸준히 발굴해 펼쳐 나가는 정부가 바로 국민을 섬기는 정부”라며 박 홍보기획관의 작업에 강한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그는 치밀하고, 조직적이고, 추진력 있고 성과로 보여주는 이 대통령의 ‘MB다움’을 회복하면서 부자만이 아닌 서민을 위한 대통령 이미지 형성하는 대통령 홍보와 ‘창조적 실용주의’에서 ‘통합적 자유주의’로 국정철학을 변경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洪은 쓰러져도 任은 남는다

청와대에 박재완 국정기획수석비서관과 박형준 홍보기획관이 있다면 한나라당에는 임태희 정책위의장과 주호영 의원이 있다. 이들은 이상득 의원과 가까운 ‘친노 직계’로 분류된다.

한나라당 원내 투톱 중 한명인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말 그대로 ‘정책통’이다. 그는 재무부 관세국과 재무정책국, 청와대 금융담당 행정관 등 재정·금융 분야를 두루 거친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 당선돼 정계에 진출했으며 당시 경쟁자였던 KT사장 출신 민주당 후보를 정치 신인의 참신성과 경제 전문가라는 이미지로 이겨냈다. 2002년 대선 때는 이회창 후보의 경제 브레인으로 활동했으며, 최병렬 대표 시절에는 대표 비서실장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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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시 중용 카드’ 정두언, “이 시대 최고의 싸움꾼” 이재오…여전한 최측근


당의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제2정책조정위원장, 당 대표 비서실장, 당 대변인, 원내 수석 부대표, 여의도 연구소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며 활발한 의정활동을 벌였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 후보 비서실장 및 당선인 비서실장을 수행하며 대통령 당선과 인수위 활동에 큰 공헌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도보수 성향이면서 합리적 성품의 온건 개혁파인 임 의장은 당 경선에서 당내 ‘중심모임’에 주도적으로 참여했으며 이 대통령이 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이후에는 실무적 능력을 크게 인정받아 비서실장에 전격 발탁됐다.

이 대통령이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당에 남은 그는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에 선출, 당 내 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임태희 스타일’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신중한 성격이나 이 대통령에게 “민생안정에 주력하기 위해 대운하와 공기업 민영화를 후순위로 연기하자”고 주장하는 등 거침없이 반대표를 던질 수 있는 이다.

그는 최근 러닝메이트인 홍준표 원내대표가 추경예산안 처리 문제로 사퇴하게 될 경우 정의화 의원 등이 대안으로 떠오른 반면 임 정책위의장의 ‘대안’은 거론되지 않았을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삼고초려’로 손잡은 이들

주호영 원내 수석부대표는 이 대통령이 ‘삼고초려’로 손을 잡은 불교통이다. 불교에 정통할 뿐 아니라 전국의 큰스님과 스스럼없이 지낼 정도로 광범위한 불교계 인맥을 구축하고 있는 그는 불교계의 넓은 인맥을 활용해 이 대통령의 취약분야인 불심잡기에 큰 공을 세웠다.

당 경선 때부터 비서실장 겸 대변인 겸 수행실장, 당선인 대변인으로 이 대통령과 호흡을 맞추며 최측근 인사로 부상했다.

정두언 의원, 박형준 홍보기획관 등과 함께 ‘MB계 소장파’의 중심격인 인물이며 한나라당의 홍준표·이인기·엄호성 의원과 민주당의 신기남 전 의원, 이상열·추미애 의원 등과 함께 사시 24회 동기기도 하다.

영남대에서 학사·석사·박사학위를 취득한 순수 ‘영대맨’인 주 원내 수석부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대구지역을 총괄했다.

이 외에도 총망 받는 ‘참모’로 이재오 전 의원과 정두언 의원, 박영준 전 비서관 등이 있다. 이 전 의원과 정 의원은 ‘이명박 선대위’ 인선을 앞두고 소공동 롯데호텔에 모인 7인(이상득·최시중·이재오·임태희·정두언·박희태·김덕룡)에 속한 이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이며 ‘난시에 쓸 수 있는 카드’이자 ‘이 시대 최고의 싸움꾼’이다.

때문에 정치권은 대통령이 되고 지지기반을 다지는 동안 ‘화합형 참모’를 쓰지만 후일 레임덕 현상 등 정치적 위기가 오면 ‘난세 카드’가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권력사유화’ 논란으로 물러난 박영준 전 비서관도 이 대통령의 외곽 조직인 ‘선진국민연대’를 재정비하며 때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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