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재외공관장 靑초청 만찬...북핵 언급

노무현 대통령은 17일 재외공관장들을 부부동반으로 청와대 관저로 초청, 만찬을 함께 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이헌재 부총리와 반기문 외교통상, 정동영 통일, 윤광웅 국방장관, 고영구 국정원장, 청와대 참모진이 배석한 가운데 열린 만찬석상에서 외교 일선에서 뛰고 있는 공관장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참석자들의 의견을 경청하는데 주력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북한 핵문제의 민감성을 의식한 듯 북한의 핵보유 및 6자회담 불참 선언에 대한 언급을 가급적 삼가는 분위기였다. 노 대통령은 또 "지금은 국민의 뜻을 잘 살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민주정부가 있다. 민주정부의 강점은 어려울 때 잘 대처해 나간다는 점이다. 우리 공무원들의 역량을 믿는다"며 "저도 잘 대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이날 만찬회동을 시작하면서 북핵문제와 관련,"한숨 돌렸다 한 상황이, 그렇게 긴박한 상황으로까지 반전된 것은 아니지만, 걱정스런 일이 생겼다"며 "경우에 따라 긴장되고 긴박한 상황이 될 수도 있는 그런 상황이 벌어져 있다"고 문제의 민감성을 지적하면서 "저는 말을 아끼려 한다"고 앞으로 북핵 문제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삼갈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굳이 회피하거나 돌아갈 것 없이 거침없이 대통령이 어떻게 하는게 좋은지 말해 달라"며 활발한 토론을 주문했다. ◆"2003년은 정신없었고, 2004년에는 대통령이 된게 행복했다" 노 대통령은 자신이 변호사가 되었을 때 선배, 또래들이 '한물 갔다, 옛날에는 변호사 좋았다고 하던데 요즘은 별 볼일 없다'고 한 얘기를 소개하며 "요즘 젊은 변호사들이 보면 저희 보고 '선배들 그때야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이고, 그때가 좋았죠' 그럴 것"이라며 "판사도 팍팍해졌고, 변호사도 다 팍팍해졌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지난 2년간 정상 외교와 관련, "2003년에는 정말 정신없이 다녀왔다. (북핵 관련)상황이 벌어져 있어 어떻게든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였고, 아주 긴장해서 순방외교가 뭔지도 모르고 어떻든 한반도 긴장도를 조금씩 떨어뜨릴 수만 있다면, 이게 초미의 목표였다"고 회고했다. 지난해 해외순방 성과에 대해선 "작년에는 좀 넉넉했죠. 그런 일 없고 상황이 안정적으로 관리돼 느긋했다"며 "다녀와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된게 자랑스럽고 행복했다"고 만족감을 표시한 뒤 재외공관장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노 대통령은 공관장들의 노고에 거듭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도 공직사회의 명제로 삼은 혁신 마인드를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지금 처지가 공무원이 1등이 돼야 나라가 일류로 갈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하면서 "그래서 부득이 여러분들을 다그치고 괴롭힌다"며 적극적인 동참을 촉구했다. 노 대통령은 재외공관장들의 역할에 대해 "각 국에 우리 대한민국 발전 혁신을 위해서 벤치마킹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내용들이 있을 것"이라며 "각 나라마다. 벤치마킹할 수 있는 그런 자료들을 잘 모아서 선진한국이 되는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각별히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광복 60주년 기념행사, 부산에서 오는 11월 열리는 APEC 등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유치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노대통령, 눈꺼풀 수술 후 색안경 쓰고 행사 이날 만찬은 노 대통령이 지난 4일 '상안검이완증'에 대한 수술을 받은 뒤 처음 갖는 공식행사라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졌었다. 노 대통령은 눈꺼풀 수술로 쌍꺼풀이 생겼으며, 수술 부위의 붓기가 채 가시지 않아 진한 회색 안경을 쓰고 나왔다. 권양숙 여사는 감기가 심해 이날 행사에 불참했다. 노 대통령은 수술 부위의 붓기가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진한 회색빛의 금속 재질로 된 안경테를 쓰고 나왔는데 수술로 생긴 쌍꺼풀 때문에 눈이 좀 커보인다는 인상을 줬다. 이틀 전 주미대사로 공식 발령이 난 홍석현 대사가 노 대통령의 인사말이 있은 후 재외공관장들을 대표해 건배를 제의한 것도 눈길을 모았다. 한편 반기문 외교장관은 "금년에는 북핵문제, FTA, 특히 11월 예정된 부산 APEC 정상회의 등 큰 과제들이 남았는데 모두 대통령의 훌륭한 통치, 외교철학, 경륜에 따라 큰 성과를 거둘 것으로 믿는다"며 "지난해 대통령의 변화, 개혁에 대한 소신, 철학에 따라 많은 노력을 해왔다고 자부하며, 대통령이 외교부 직원들의 변하는 모습을 지켜주고 지원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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