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유도 73Kg급 왕기춘

지난 8월11일 남자 유도 73Kg급 선수 왕기춘(20·용인대)이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금보다 값진 은메달을 땄다.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이원희를 꺾고 유도 국가대표로 선발돼 한국 유도대표팀 가운데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왕기춘은 이미 올림픽 전에 발목 부상을 입은 상태였다.

그런데 이날 레안드로 갈레이로(브라질)와 8강 경기 중 상대 선수의 팔꿈치에 왼쪽 옆구리를 맞아 갈비뼈까지 부러지고 말았다. 하지만 왕기춘은 갈비뼈가 부러져 흔들거리는 심한 통증을 강한 의지로 버티며 가슴에 테이핑을 한 채 준결승에서 타지키스탄 선수를 누르고 결승까지 올라갔다.

그의 상대는 지난 2007년 세계선수권 결승에서 싸워 이겼던 엘누르 맘마들리(아제르바이잔)였다. 그러나 끝내 왕기춘은 갑작스런 갈비뼈 부상으로 금메달을 눈앞에 두고 경기시작 13초 만에 한판 패로 무릎을 꿇어야 했다.

아쉬움에 경기 후 내내 눈물을 흘린 왕기춘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겨야 하니까, 부러진다고 죽지는 않으니까 계속 참고 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이어 “국민과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며 “노력이 부족했다”라고 말해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한국 선수단 주치의인 박진영 박사는 “사실 경기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본인의 의지가 워낙 강했다”며 “뼛조각이 폐를 찔러 구멍이 뚫리는 응급 상황이 발생하지 않아 다행이다. 일단 뼈가 어긋나지 않게 일부를 맞추고 안정을 취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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