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동 수익하락…경쟁심화로

세계 2위의 거대 헤지펀드 만(Man)그룹이 미국에서의 영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 같은 미국시장 영업강화는 만그룹의 주요시장인 중동과 유럽권에서 수익률이 하락함과 동시에 최근 들어 경쟁이 심화되는데 대한 대체시장 교두보 확보차원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더욱이 SEC(美증권거래위원회)가 올 들어 헤지펀드 등록을 자유화하는 등 규제완화를 단행하자 헤지펀드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현지의 공격적인 영업 강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만그룹은 기존 영업전략과 달리 최고 부유층보다 중산층이상 여유층을 타깃으로 설정하고 콜센터를 비롯한 구체적인 영업망을 설치·가동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또 이미지 제고를 위해 만 부커 문학상을 후원하는 등 브랜드 홍보에 열의를 보이고 있는데 기존 일반적인 헤지펀드가 규제를 회피해 은밀한 영업을 고수하는 것과는 정반대 방향이다. 국제금융 전문가에 따르면 만그룹은 세계최대인 스위스 UBS AG 다음 규모로 2위에 랭크된 헤지펀드로 작년말 기준 운용자금이 420억달러에 달하며 이례적으로 증시에 상장돼있다. 하지만 유럽의 부자와 중동지역 석유부호를 위주로 한 만그룹의 기존 영업전략으로 인해 전체 운용자산규모 가운데 미국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만그룹이 미국을 대체시장으로 선택한 배경은 지난 18년간 엄청난 수익을 낸 컴퓨터기반 선물투자프로그램 AHL을 통한 펀드 수익률이 급격히 하락하는데 대한 위기감 때문이다. 이를 반증하듯 만그룹은 작년 4/4분기에 개별 헤지펀드의 전체 운용자산에 맞먹는 22억달러의 신규 투자자금을 확보했지만 지난해 3월결산이후 자금유입까지 정체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AHL거래시스템을 이용한 만그룹의 대표상품인 만AHL분산투자펀드(Man AHL Diversified Futures) 수익률이 작년말 15%나 급락한 것이 결정적 계기라고 파악하고 있다. 이와 관련 월가의 경제전문가는 “지난해 S&P500지수의 인덱스펀드가 연간 10.9%의 수익률을 기록했던 반면 만 AHL 선물분산투자펀드의 수익률은 4.6%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만그룹이 3년간 미국현지에 독자 판매채널을 구축했음에도 불구, 지난 2003년 4월과 작년 4월 각각 출시한 2종의 신상품 실적도 1억달러로 저조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만그룹 스탠리 핑크 사장은 “최근 들어 헤지펀드 영업을 시작한 메릴린치의 놀라운 성장세에 비해 미국내 판매실적이 예상과 달리 저조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SEC에 등록한 2종의 헤지펀드 판매실적이 전년대비 2배이상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어 속단하기는 아직 이르며 현지영업 강화차원에서 후속조치도 추진중”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미국금융시장에서는 기존 헤지펀드의 수익률이 급락하고 있어 정부차원의 대책이 추진되고 있는데 등록과 자금운용상 규제가 완화되는 등 육성정책이 탄력을 받는 상황이다. 더욱이 국제금융전문가들은 지난해 750억달러에 이르는 신규자금이 헤지펀드 투자로 집중되면서 세계적으로 헤지펀드의 운용자산규모는 조만간 1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기존 수수료 수입을 위주로 한 수익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의 투자은행들 역시 정부의 헤지펀드 등록제한 철폐를 계기로 앞다퉈 헤지펀드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JP모건의 경우 작년말 뉴욕의 기존 헤지펀드 하이브릿지캐피탈매니지먼트에 13억달러를 투자하는 형식으로 경영권을 확보, 시장진입에 성공했으며 최근 본격적인 영업을 추진중이다. 메릴린치 역시 작년 11월 기존 펀드상품에 헤지펀드를 포함시킨 신상품 펀드오브펀드를 출시해 헤지펀드 영업을 개시했는데 최근 실적이 75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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