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총리…살풀이 해야되겠죠”

"차떼기당 발언은"... "이미 작년에 다 말했다" 한나라당은 '무정쟁 선언'에 걸맞게 이번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는 이해찬 총리 무시작전을 철회하고 이 총리에게도 질문을 하기로 했지만 앙금은 여전히 남아 있음을 보여줬다. 14일 오전 올해 첫 임시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대정부 질문에서 이해찬 총리를 '질문대상자'로 정식으로 인정했으나, 첫 '재회'부터 양측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한나라당 첫 질문자로 나선 홍준표 의원은 이 총리를 질문대로 불러 세워 지난해 한나라당과 이 총리간의 불편했던 관계를 상기시키려는 듯 "살풀이를 해야 되겠죠"라고 운을 뗐다. 홍 의원은 "과거 권노갑 민주당 고문이 차떼기로 200억원 받아갔을 때 한나라당은 민주당을 차떼기 정당이라고 한 적 없었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권력비리 사건이 터졌을 때나 썬앤문 감세청탁 사건 때도 권력비리당이나 감세청탁당이라고 한 적 없었다"며 "이 총리를 경우가 바른 사람이라고 존경했는데 이 총리 발언은 적절하지 않았다"고 공세를 폈다. 이에 대해 이 총리도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 총리는 "그 문제는 작년에 다 말씀드렸다"는 대답을 6-7차례 되풀이하면서 얼굴표정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드러냈다. 이 총리는 홍 의원이 지난해 벌였던 일에 대한 사과를 받아내려는 듯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자 "대정부 정책질문 해 주십시오", "그 점에 대해서는 더이상 드릴 말씀이 한자도 없습니다"고 응수했다. 홍 의원은 또 "국정원에서 과거사를 조사하는 것이 무슨 근거냐"고 따져 물었고, 이 총리는 "과거사 피해자들의 조사 요구가 많다. 지금 살아있기도 하고 돌아가신 분들도 있는데 과거사 문제는 빨리 밝히는 것이 좋다"면서 과거사 조사의 정당성을 역설했다. 또 홍 의원은 '총풍', '안풍' 사건들을 언급하면서 "지난번 총풍, 안풍 사건들도 이회창 전 총재를 음해하기 위한 정치공작이었다. 다 무죄였다" 면서 국정원의 과거사 조사가 정략적인 접근이 아니냐는 점을 집중 추궁했다. 이에 대해 이 총리는 "나라를 민주화시키고 반듯한 나라를 만드는 것이 국정의 목표"라면서 "어느 세력을 목표로 공작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 면서 이같은 주장을 일축했다. 이 총리의 '대응'이 만만치 않자 홍 의원은 작년 이 총리가 특정언론을 향해 감정적 표현을 쏟아낸 것에 대해 "조중동이 손 안에 있다면 방송은 발 아래 있냐"고 호통쳤다. 이에 이 총리는 "그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홍 의원은 목소리를 낮춰 "권력이 오만할 때 민심은 떠난다"는 말로 설전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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