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등으로 외환보유 늘어

러시아정부가 지난 2월1일부로 IMF(국제통화기금) 채무를 전액 상환했다고 밝혔다. 이는 국제유가 급등으로 러시아의 외환보유액이 급증, 지난 92년 8월부터 99년까지 9차에 걸쳐 IMF로부터 지원된 총 153억달러를 상환해 경제정책의 자율성을 회복했다는 것이다. 러시아 금융부 관계자는 이날 “IMF의 긴급지원을 비롯한 채무 153억달러 가운데 남아있던 33억3000만달러를 조기에 상환해 IMF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난 1일 최종 상환한 33억3000만달러는 당초 오는 2008년까지 상환할 예정이었지만 3년을 앞당겨 2억400만달러에 달하는 이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국제경제전문가들은 러시아의 IMF자금 조기 상환은 최근 고유가 행진이 이어지면서 외환보유액이 1000억달러가 넘어서는 등 현금 유동성이 풍부해졌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러시아 금융부는 IMF자금 상환재원을 264억달러상당인 7400억루블규모의 경제안정화기금에서 마련했으며 이 기금은 최근 석유수입에서 나오는 자금으로 조성된 바 있다. 이에 따라 IMF 자금을 조기에 상환한 러시아는 독일 등 유럽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하는 주요 채권국가 모임인 파리클럽에 대한 450억달러규모의 외채에 대한 상환문제만 남게 됐다. 한편 러시아정부는 파리클럽에 대해 조기 상환하는 대신 원리금 가운데 일부를 경감해달라고 요구하며 집중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채권단의 거부로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러시아 금융부 알렉세이 쿠드린장관은 최근 “경제안정화기금은 외채의 조기 상환이나 연금 인상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며 “기존 외채를 조기에 상환하기 앞서 지원당시 높은 이자율로 설정된 이자비용을 일부 경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 경제전문가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가 상환해야 하는 외채규모는 총 1129억달러에 이르고 있으며 주요 채권자는 파리클럽을 포함해 세계은행 등 금융기관들인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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