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분기 실적 악화... 경영상의 위기?

한때 SK텔레콤과 더불어 '이동통신의 양대산맥'을 이루던 KTF(한국통신프리텔)가 1/4분기 실적 발표 후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1/4분기 매출 극히 저조한 KTF KTF는 5월 2일 올해 1/4분기 매출액을 1조 2077억원, 영업이익 1954억원, 경상이익 1064억원, 당기순익 922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KTF의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9.1%, 45.7%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경상이익 역시 16.0%, 45.3%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2.7% 감소했고 당기순이익과 영업이익, 경상이익은 0.5%, 4.5%, 8.7% 증가했다. 1분기 실적 악화에 대해 KTF측은 ○ 연초부터 반영된 6% 수준의 요금인하 ○ 10%의 접속요율 하락 ○ 가입자 증가 둔화에 따른 가입비 수익과 단말기 매출 수익 감소 ○ KTICOM 합병과정에서의 이자비용 증가 ○ 콘텐츠 제공업자와 관련된 정보이용료 수익 인식기준이 총액 기준에서 정산 후 순액 기준으로 변경됨에 따른 매출감소 등을 주 요인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KTF는 지난 3월부터 가입자의 사용 통화량 증가가 나타나고 있고, 높은 수익을 창출하는 2.5세대 가입자 및 핌 가입자가 늘어나고 있어 2분기부터는 매출 및 순이익에서 상승추세로 반전될 것으로 기대했다. KTF는 EBITDA 마진은 지난 2002년 4분기의 35%보다 높은 39%를 달성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올해 1분기 가입자는 4만2천명이 늘어나 분기말 현재 1천37만5천명이며 지난 3월부터 가입자의 통화량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KTF의 1/4 분기 실적 부진으로, 주식 시장에서 KTF의 주가는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즉 KTF가 연휴 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탈락'이라는 악재에다가 1분기 실적 저조까지 겹쳐로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같은 `엎친데 덮친격`으로 조만간 증권사들의 목표가 하향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5월 2일을 기준으로 KTF 주가는 연휴전 대비하여 4.45%(1200원)가 내린 2만5750원을 기록하고 있다. 때문에 일부 전문가는 3만2000원 내외인 목표가를 2만3000원대로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KTF의 1/4분기 실적에 대해 일제히 "실망스럽다"고 표현했다. 일부전문가는 "KTF의 1분기 실적은 굳이 '쇼크' 수준은 아니지만, 'Negative Surprise'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관계자는 "비용이 전분기 대비 감소해 손익개선 요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에서 기대보다 크게 부진했다"며 "선발업체인 SK텔레콤과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1/4분기 실적으론 올 전체실적을 재추정한 후 '밸류에이션'을 하향 조정할 계획이라는 뜻을 분명히 했다. 또다른 애널리스트도 "1/4분기 실적에 따라 목표주가 하향이 불가피해졌다"며 "그동안 3만2000원대를 목표가로 봤지만 최저 2만3000원수준으로 낮출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목표가 하향에는 연휴 전 발표된 'MSCI 지수 탈락 재료'도 가세했다. MSCI 지수 탈락으로 외국인들의 투자가 제한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결국 목표가 하향으로 그동안 SKT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평가돼 온 프리미엄도 해소돼야 된다는 판단이다. 한편 KTF의 1분기 실적과 관련, 증시 전문가들은 '가입자와 비용의 딜레마'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매출을 위해 가입자를 늘리자니 마케팅비용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비용을 줄이자니 가입자 유치 부진으로 매출부터 감소한다"는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KTF가 적은 비용으로 양질의 가입자를 유치하는 방안을 서둘러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5월 2일 "KTF의 1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가입자 증가세는 대폭 둔화되고 비용은 전반적으로 상승했다"며 "각 부문의 비용이 조금씩 늘어나 순이익이 큰폭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영업이익 감소는 어느 정도 예상했으나 경상부문 비용증가에 따른 순이익의 감소는 충격적"이라고 전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가입자 유치가 부진한데다 요금인하의 영향도 당초 예상보다 컸다"며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형자산 처분손실 등 경상부문의 비용도 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 "'가입자와 비용의 딜레마'를 효과적으로 풀어내야" 아울러 증시 전문가들은 "KTF가 '가입자와 비용의 딜레마'를 효과적으로 풀어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KTF는 여전히 가입자와 비용의 딜레마를 풀지 못하고 있다"며 "시장지배력이 SK텔레콤보다 열세에 놓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KTF가 양질의 가입자 유치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증시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미래에셋증권의 한 관계자는 연구위원은 "비용절감 노력과 함께 가입자 유치를 통해 시장지배력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양질의 가입자를 끌어들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요금연체에 따른 직권해지와 채권에 대한 대손상각의 부담을 안아야 하는 고객 대신 많은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는 고객을 유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MSCI 지수'에서 탈락한 점도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보조금 금지법안의 시행령 등에서 예외조항을 어떻게 두는냐가 관건으로 남아있다고 증시 전문가들은 전했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KT가 매입키로 한 KTF 주식물량이 200만주 정도 남아 있는데다 자사주 매입계획도 있어, 수급상 주가의 하방경직성은 어느 정도 보장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KTF가 당면한 문제는 보다 '근본적'인 차원에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즉 KTF의 주력사업인 'PCS 분야'에서 더 이상 성장 가능성을 찾아보기 힘든 징후가 1/4분기 실적으로 표출되어 나왔다는 게 관련 종사자들의 견해인 것이다. 1/4분기 실적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분야는 PCS 분야의 가입비 매출 감소. 94억3천100만원으로 집계되어, 지난해 1/4분기 202억6천만원에 비해 53%나 감소한 수치다. '가입비'란 가입자가 처음 가입할 때 납부하는 것으로, 가입비 감소는 신규 가입자가 대폭 감소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이동통신 사업자의 매출 구조는 가입자로부터 처음 받는 가입비와 월 기본료가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그만큼 신규가입자 확대에 의존하는 매출 비중이 크다. 그러나 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하면서 가입비 매출은 지속적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 되고 말았다. 결국 "이대로 가면 2/4분기 이후에도 가입비 매출 감소는 이어질 것"이라는게 업계의 예측이다. 그렇다면 이미 가입한 가입자들의 통화료나 무선인터넷 사용료가 증가하는 것이 향후 성장의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지표가 된다. 하지만 음성 통화료는 지난해부터 지속적인 요금인하 압력에 시달리고 있어,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무선데이터 서비스도 가입자의 1/4분기 실적 분석 결과 소폭만 성장하는데 그쳤다. 또한 실적의 부진은 KTF의 마케팅 전략의 실패 탓도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즉 KTF는 올해 들어 신규가입자 유치 마케팅을 사실상 중단한 채, 기존 우량가입자들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하는데 주력했다. 이같은 전략은 결국 KTF의 매출에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기 가입자들이 확대되면서 장기가입자 요금할인이 5~15% 가량 늘어 할인금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7억원 증가했다. 결국 장기가입자 할인 프로그램으로 인해 127억원의 매출이 감소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신규가입자 감소로 인한 가입비 매출 감소, 무선인터넷 사용액 증가세 둔화, 통화료 인하로 인한 매출 감소 등 악재로 일관된 KTF의 1분기 PCS 분야 실적 가운데 유일하게 증가세를 기록한 부분은 부가서비스 부분이다. KTF의 올 1분기 부가서비스 매출은 총 1천7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781억원에 비해 38%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결국 시장 포화와 장기가입자 할인 등으로 인해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 이동통신 사업자의 매출액을 발신번호표시서비스(CID) 등 부가서비스가 메워주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KTF의 1/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돈 데 따라, 증권사들의 목표가와 의견 하향이 잇따라 터져나오고 있다. 5월 6일, 증권사들은 KTF의 1/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당초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며, 이익예상치와 목표가를 일제히 하향조정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동원증권 관계자는 "연초 요금인하 이후 가입자당월평균매출액(ARPU) 회복속도가 예상보다 더디고, 보편적 역무손실 분담금증가로 매출과 이익이 당초 예상치를 각각 3.3%, 14.3% 하회했다"며, 종전의 '매수'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낮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향후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되고, 수익성이 당초 예상한 것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향후 수익력 약화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LG투자증권 관계자도 "1/4분기 KTF 실적에 크게 실망했다"며,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목표가도 2만8000원으로 내렸다. 이 관계자는 "1/4분기 실적이 적잖은 우려를 갖게 하는 것은 이동전화 요금 인하에 대한 대응능력이 어느 정도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KTF가 SKT와 비교할 때 마케팅능력, 가입자의 질 차이가 적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펀더멘털 차이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KTF가 1/4분기에 거둔 실망스러운 실적은 '2등으로서의 한계'를 노출한 것"이라며 "목표가를 종전 3만원에서 2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가입자 성장 정체에 따른 음성서비스 매출 둔화가 염려했던 것 보다 훨씬 심하고, 심지어 미래 성장 원천이 될 데이터 통신 매출 역시 주춤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또 "비용측면에서도 마케팅비용 감소로 비용절감요인이 발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지급수수료, 대손상각 등 영업비용과 보편적 역무 손실분담금, 2G 기지국 처분손실, 외환차손 등 영업외 비용도 무시할 수 없는 경상비용으로 재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2004년부터는 KTICOM 합병에 따른 주파수 상각, 인건비 상승 등 추가적인 비용상승 압박 요인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교보증권 관계자도 1/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목표가는 3만원을 제시했다. 동양증권 관계자도 2만6900원과 '시장수익률'로 목표가와 투자의견을 각각 하향 조정했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향후 영업비용 증가가 당초 예상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해 예상 이익추정치를 하향 조정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투자의견은 기존 '시장수익률'을 유지했다. 이러한 부정적인 의견의 우세로, 5월 6일 KTF의 종합주가는 지난 주말과 대비하여 4.63%(1200원)가 내린 2만4700원으로 마감했다. KTF, "우리는 끝까지 '정도'를 걷겠다" 이렇게 상황이 악화되자, KTF는 사태를 무마시키기 위해 긴급 진화작업에 나섰다. 5월 6일 KTF는 이날 IR뉴스자료를 작성, 증권사에서 통신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들에게 긴급배포했다. 회사측은 자료에서 "가입자당 월평균 매출(ARPU) 상승으로 2/4분기 이후 수익기반 강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한 직권해지 강화를 통한 가입자 우량화 정책 효과가 2/4분기부터 본격화하고, 계절적으로도 2/4분기 이후 통화수요가 증가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연말까지 EVDO가입자수를 130만명으로 늘리는 등, 미래 주 수익원인 데이터의 월평균 매출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마케팅 비용의 지속적인 통제 등 수익성 개선작업을 통해, 연간 40%의 EBITDA 마진을 달성하고, 연내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소각 및 2003 회계년도 35% 이상의 배당률을 실현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1/4분기 실적과 관련, "요금인하와 계절적 요인에 따라 매출액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지표는 오히려 개선됐다"고 주장했다. 회사측에 따르면 EBITDA 마진은 35%에서 39%로 증가하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952억원, 922억원으로 2002년 4분기 1870억원, 917억원보다 각각 늘었다. 가입자 질적 우량화 추구를 통한 수익성 중심경영지표의 측면에서도 직권해지율은 0.17%에서 0.58%로 강화됐음에도 불구하고, 해지율은 3.0%→2.4%→1.7%(2003. 4월) 등으로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KTF 관계자는 "시장기대치에 미달하는 실적 요인은 요금 및 접속료율 인하로 인한 수익 감소분 455억원 외에,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CP 관련 매출의 순액 인식 차이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CP관련 매출인식과 관련, "총액 기준 대비 부가서비스 매출이 13% 감소했다"는 지적이다. 또한 "KT아이컴 합병관련 차입금 증가, 주파수 통합관련 기지국 폐기손실 175억원 등, 영업외적인 비현금성 비용이 1분기 660억원 가량 증가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한편, KTF의 경영 악화에도 불구하고, KTF 남중수 사장은 이에 개의치 않는 '꿋꿋한' 자세를 보이고 있어 화제다. KTF의 1/4분기 실적이 발표된 것은 남중수 사장이 취임한지 100일여 만 나온 것. 사실상 '첫 성적표'가 된 셈이다. KT 재무실장을 거친 '재무의 달인'이 내민 성적표치고는 초라할 수밖에 없는 내용이었다. 주주들도 실망한 듯 주가도 빠졌다. 남 사장은 그러나 예상외로 크게 개의치 않는 표정이다. 취임 때 이미 "가입자의 수적 증가나 무의미한 외형 부풀리기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남사장은 실제로 1/4분기에 '돈이 안 되는' 불량 가입자를 집중적으로 쳐냈다. 이에 따라 KTF의 실적은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 경기침체, 이동통신산업의 정체기 진입 등의 요인 외에 남 사장의 '정도경영'· '본질경영'에 대한 신념이 보태어 실적 부진의 한 배경으로 작용한 셈이다. 남사장의 '정도를 걷는 경영'이 2/4분기에 와서는 KTF의 탄탄한 재무 구조와 실적으로 꽃을 피울지, 아니면 실적악화의 연속을 걷게될는지는 아직은 좀더 지켜보아야 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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