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이냐, ‘확인사살’이냐

황영기 전 우리은행장이 KB금융지주회사 회장 자리를 두고 유력 후보로 떠올라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황 전 행장은 금융위원장 낙마 이후 금융 공기업 하마평에 종종 오르내렸지만 구체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지주사 회장추천위원회는 최근 회장 후보군 22명 가운데 강 행장과 황 전 회장을 포함한 4명을 선정해 최종 면접을 하기로 했다.

사실 황 전 행장에게 올해는 굴곡이 많았던 해 중 하나다. 삼성 비자금 사태가 촉발된 이후부터 적잖은 구설에 휘말린 것이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에게 ‘비자금 금융창구’로 지목돼 차명계좌 관련 특검에 소환조사를 받는가 하면,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지난 2월 김용철 변호사 명의의 차명계좌 개설 관련 실명확인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주의적 경고’ 조치를 받기도 했다. 금감위의 징계가 당초 업계의 ‘재취업이 막힐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주의적 경고’는 금융기관 재취업이나 공직활동에 제약을 받지 않는 수준의 경고다. 하지만 이 같은 정황은 황 행장의 금융위원장장 낙마에 적잖은 이유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결국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대선캠프 인사들이 대부분 한 자리 차지했지만 유독 황 전 행장만 아직까지 일자리를 못 찾은 셈이다.
KB금융지주회장 경합에 시선이 집중되는 것도 이 대목이다. 황 전 행장은 삼성증권 사장과 우리은행장(우리금융지주 회장 겸임)을 지내와 능력이 검증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캠프 출신이라는 점도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대목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경합이 황 행장의 행보에 기로가 되리라는데 입을 모은다. 그야말로 “부활이냐, 확인사살이냐”라는 것이다. KB금융지주 회장추대위원회는 7월 중순까지 회장 후보를 선정한 뒤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회장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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